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수험생 여러분, 16기 장학생 이지영입니다.

  우선 9월 평가원이 끝나고 맞는 새로운 주인만큼 큰 시험을 치르느라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9평을 보며 확인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여러분들은 시험 전, 중, 후로 챙겨야 할 것들을 다 챙기셨나요? 아마 대부분의 수험생분들은 시험지를 펼쳐보며 어디가 틀렸는지, 왜 틀렸는지, 앞으로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잘하셨어요, 9평도 여느 모의고사처럼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지난 시험과 비교했을 때 어떤 실수를 반복하는지 등을 확인하면 돼요. (혹시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어서 오답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의 주제가 무엇이냐 하면, 시험이 끝나고 마음이 별로 좋지만은 않은, 혹은 지친 것 같은 분들을 위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노력이 배신했다..?

  제 경험을 비추어 생각해보면 모의고사처럼 큰 시험이 끝나고 드는 생각은 크게 세 가지였던 것 같아요.

❶ 오 찍은 거 맞았다 ! 점수 높은데 오예

❷ 뭐 이 정도면 ,, 다음엔 조금 더 잘 봤으면 좋겠다.

❸ 다들 왜 이렇게 잘해 ? 나만 어려웠나.

대충 점수가 눈에 보이시죠?ㅎㅎ

-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앞으로 공부하는 데 있어서 크게 문제될 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단,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어야 할 거예요. 둘 중에 고민하다 맞춘 문제도 ‘맞아 이거 고민하다가 골랐는데 잘 풀었어!’라고 쉽게 넘어가서는 분명 나중에 또 헷갈리게 될 테니, 그런 문제들도 틀렸다고 생각하고 오답할 때에는 꼼꼼하게 헷갈린 부분,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분명히 확인하셔야 해요.

- 문제는 세 번째 경우입니다. 앞서 살펴본 두 상황과는 달리 점수가 낮게 나올 경우, 공부할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어요. 아마 이번 9평을 보고 주말이 지난 아직까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 내가 쟤보다는 학원도 열심히 가고, 문제집도 꽤 푼 것 같은데 왜 난 성적이 낮은거지? 수능도 이렇게 나오면 어떡하지? 그동안 난 뭘 한 걸까. 그동안 참고 버텨왔던 노력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그렇지만, 9월 시험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성적을 보며 공부할 의지를 잃기에는 시험의 가치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번 시험이 지금껏 쳐온 사설 모의고사보다 중요하다는 건 백번 인정합니다만, 결국은 수능으로 향하는 여러 가지 관문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이번 시험으로 인해 좌절한다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는다면, 진정으로 우리가 모든 장비를 차고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할 수능이라는 문턱에 도달하지도 못할 거예요. 이제까지 잘 버텨왔는데, 지금 여기서 무너진다면 맨몸으로 가서 수능과 부딪쳐야 한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이번 시험은 우리가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점검할 수 있었던 기회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실력들, 무기들을 포기하지 말아요.

  진짜 그 노력이 배신했다고 말할 수 있을 때는, 수능 당일 시험을 치르고 결과가 나온 순간입니다. 공부를 시작한 날부터 수능 시험을 본 그 날까지 잠 잔 시간, 논 시간, 집중하지 못한 시간 등을 전부 제외하고 순전히 공부한 시간으로 비교했을 때 성적이 그보다 못하다고 생각될 때에만 배신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판단하기에 이른 날들이에요. 그러니 잘 보면 잘 본 대로 기쁘고, 잘 못 봤다면 아직 제대로 판단할 순간이 아니니 진짜 노력을 가지고 말하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열심히 달려야겠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무기력에 대처하는 습관

  무기력해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우울감에 발목을 내주기 시작한다면 점점 그 손길을 뿌리치기 어려워질 거고, 나쁜 기운들이 온몸을 감싸게 되겠지요. 어떻게 다시 극복하냐고요? 마음에 있는 모든 생각을 드러내고, 생각하기보다 먼저 움직이세요. 몸을 바쁘게 움직이거나 손을 바쁘게 해서, 나쁜 생각들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면 잡생각은 들지 않을 겁니다. 할 일을 하나 끝내고 다른 일을 하려고 할 때, 바로 그 순간에 ‘조금만 쉴까? 힘든 것 같은데,’라고 속삭일 거예요. 그때 옆길로 빠지지 않고 자신의 길을 따라 곧게 나아가세요. 그 순간에 옆으로 샌다면, 다시 돌아오기란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구요.

  무기력의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는 것 같아요. 할 일이 너무나 많을 때, 노력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 남들과 비교될 때. 앞으로 나아가야 할 힘을 상실하기 쉬운 상황들이죠. 제가 한 가지 제안 드리고자 하는 방법은, 저런 순간을 극복할 여러분만의 ‘의식’을 한 가지씩 만드는 거예요. 갑자기 의식이 무슨 소리냐 하시겠지만, 간단한 의식(행동)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만족도와 집중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밀려있는 숙제를 하나씩 해결하기 전에, 집중력을 끌어모을 행동을 하나씩 정해보세요. 책상을 물티슈로 닦거나, 손으로 무릎을 두 번 친다거나, 책상에 컬러 포스트잇을 하나 붙이는 등 여러분만의 신호를 만드는 거죠. 사소한 것들이지만 여러분이 반복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뇌는 ‘뭔가 시작하나보다’라고 생각해서 훨씬 더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혹시 알아요? 나중에 수능장에서 국어 시험 치기 전 긴장된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의식을 치르고 집중할 수 있을지 말이에요 :)

#지금부터 하나씩 바꿔보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하자면, 생활 습관은 어느 한순간에 무너지는 게 아니에요. 하루하루 조금씩 늦게 자거나, 5분씩 늦게 일어나다 보면 어느 순간 많이 달라져 버린 자신이 있을 뿐이에요. 그러니 오늘도, ‘조금만 쉬자, 졸린데 조금만 엎드려 자자’라는 속삭임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나도 수능 때 성공하고 싶다’는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일어나서 공부하거나 바람을 쐬는 노력을 해봅시다. 그렇게 졸릴 때 조금의 변화를 취한다면, 매일 그렇게 변해간다면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누구보다 깔끔하게 수험생활을 마무리할 준비가 되어 있을 거예요.

  요즘 들어 하늘도 높아지고,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꽤 쌀쌀합니다. 환절기에는 특히 감기 조심하셔야 하는 거 아시죠? 항상 건강 조심하고, 뿌듯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며 오늘의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이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