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6기 장학생 서울대 인류학과 강민우입니다.

9평이 얼마 전에 끝났죠! 그런 만큼 많은 멘토분들이 9평 이후의 대책에 관한 글을 올려 주고 계신데, 아무래도 이맘때 수시러들에게 가장 부담스럽게 다가올 '면접'에 대해서 다루는 칼럼은 잘 없는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수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성해 보았어요!

1. 제시문 면접

주로 서연고 수시에서 요구하는 면접입니다.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여러 개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의견을 묻거나, 주장을 하도록 하는 문제죠.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한 면이 있다 보니 많은 분들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나 막막해 하실 면접이기도 한데, 3-2학기 동안 면접을 준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한 팁을 설명드리겠습니다.

1.1. 준비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에 제시문 면접이 있다면, 적어도 그 학교의 4~5개년 정도 기출은 풀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별로 제시문의 종류나 문제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통해 학교가 요구하는 능력을 파악하는 건 필수적입니다. 비슷한 학교를 지원하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제한을 두고 기출 문제를 풀어 보고, 서로에게 피드백도 해 주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거든요. 각 학교별 기출 문제는 대학교 홈페이지에 있으니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학교의 기출을 모두 풀었다면? 타 학교의 면접 문제나, 같은 학교의 논술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논술과 면접은 요구하는 역량이 다른 듯 비슷하기에 도움이 될 거고, 다른 학교 기출 문제를 풀어 보는 것도 면접 직전까지 감을 익히는 데는 충분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니까요. 혹은 이미 풀었던 같은 학교의 기출문제를 다시 한 번 연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1.2. 말하는 방법

제시문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말로만' 면접을 진행하려 하는 겁니다. 워낙 제시문의 내용이 난해하기 때문에, 문제에서 요구하는 모든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머릿속에 넣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즉, '메모'는 필수입니다. 문제에 대한 답의 핵심어를 짧게라도 종이에 적어 두고, 대답을 할 때는 그 핵심어를 바탕으로 말을 구조화시키는 편이 훨씬 편할 겁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종이만을 쳐다보며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면접관들이 종이를 본다고 바로 감점시키지는 않겠지만, 면접관들과 눈을 맞추지 않고 종이에 고개를 박고 이야기한다면 좋은 인상을 주기는 어렵겠죠. 적당히 적힌 내용을 참고해 가면서, 50:50 정도의 비율로 면접관을 쳐다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3. 태도

면접의 기본은 자신감입니다. 아무리 내가 적은 내용에 확신이 없다고 해도,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명확하게 관철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뚜렷하고 확실한 발음으로 내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했을 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겠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면접관을 '싸워야 할 상대'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 내 주장에 심취해 면접관에게 전투적인 자세로 말한다거나, 면접관의 추가질문에 공격적으로 대응한다면 기본적으로 학자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대학 공부를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인상을 주지 못하겠죠. 이는 추가질문에 관한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1.4. 추가질문

제시문 면접의 추가질문은 많은 학생들을 당황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열심히 내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그 자리에서 내 주장에 대한 반박을 받아치는 과정은 아무래도 어려울 수밖에 없죠. 이때 중요한 건 면접관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겁니다.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그 의견도 맞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정도로 받아치는 게 적절하다는 거죠. 사실상 추가질문은 임기응변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이기에, 흥분해서 달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2. 학생부 면접

많은 대학교에서 치르는 면접인데, 학생부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하는 형태의 면접입니다.

2.1. 준비

당연히 모든 질문이 학생부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생활기록부를 정독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자신이 제출한 서류인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찬찬히 읽어보시면서, 너무 예전에 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던 활동 등에 표시를 해 두세요.

또 제시문 면접과 마찬가지로 친구나 선생님과의 연습이 필수적입니다. 친구와 서로의 생기부에서 질문을 해 주는 면접 연습을 하거나, 선생님께 부탁드려 모의 면접을 여러 차례 거쳐 보는 걸 추천드려요.

2.2. 말하는 방법

학생부 면접이 제시문 면접과 다른 점은, 뭔가를 적어 둘 공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즉 처음부터 끝까지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거죠. 아무리 예상 질문을 만들고 대비한다 하더라도, 하나쯤은 반드시 예측하지 못한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이럴 때는 먼저 머릿속에 자신이 말할 문장을 구조화해본 후에 말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생각나는 걸 마구 말하다 보면, 문장의 앞뒤가 맞지 않거나 말이 안 되는 문장이 될 수 있거든요. 무턱대고 생각나는 것부터 말하지 마시고,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진 다음(잠깐의 고민 정도면 충분합니다) 차근차근 말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2.3. 태도

앞서 말씀드렸듯 학생부 면접은 대부분 임기응변이기에,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해서 부들부들 떨지 마시고, 침착하고 진솔하게 답변을 해나간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겁니다.

* 그 외 조언들

1) 말을 유창하게 잘하거나 자신이 가진 지식을 뽐내는 것은 면접에서 중요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말이 어눌하고 답변에 다양한 사례가 없더라도, 정직하게 자신이 아는 것만 말하고 오는 편이 좋습니다. 오히려 질문에 어긋난, 지식만을 자랑하는 답변을 하다가 최저 점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학교에서 들은 적이 있거든요.

2) 말하는 습관을 꼭 돌아보세요. 혹시 자신이 의미없는 여음구를 넣지는 않는지, 무심코 '-요' 체를 사용하지는 않는지, 제시문에 얼굴을 박고 이야기하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면접을 하는 모습을 보게 하고, 피드백을 받아야겠죠.

3) 선생님들, 친구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세요. 정말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학원은 굳이 추천드리지 않거든요. 제 경우에도 친구들과 한 모의면접이 실제 실력에 가장 도움이 많이 됐답니다.

오늘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질문은 3일 이내에 달린 것만 받도록 하겠고, 가급적 수시/최저등급 관련 질문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