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과목만큼 컨디션을 많이 타는 과목이 없습니다.

그만큼 예열은 중요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머리를 항상 가동 준비상태로 만들어주는 좋은 습관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연필 필요없음!! 지금 앉은 자리에서 시작해 보세요)

첫번째: 항상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그래프 문제를 풀 때는 그리는 것도 좋지만 머리로 상상해 보면서 대략적인 감을 잡고 연필에 손을 대는 것이 좋겠죠? 일단 근처에 있는 문제집을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아무 함수식이나 잡아보세요. 되도록 간단하되 미지수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그 식을 보면서 미분같은 계산을 (머릿속으로도) 하지 말고, 단순 대수적으로 그래프가 어떻게 그려질지 계~속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x^3 – 3x를 생각해 볼까요? y=-3x라는 접선이 보이고 아무튼 곡선이 보이네요.

그렇다면 x^2 – 2ax + 3a는 어떨까요?

a가 변수니까 함부로 생각하기가 좀 어려우니까 쉽게 a=0을 집어넣어서 생각해봅시다. x^2이 눈에 보입니다. 그렇다면 a가 커질수록 그대로 오른쪽 위로 올라가겠네요.

가끔 뇌에 과부하가 와서 쉬고 싶을 때, 식을 기억해 놓던가 보면서 함수식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습관을 가져봅시다!

두번째: 문제 풀기 전에 설계하고 들어가자!

무작정 달려드는 것이 나쁜 방법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컨디션이 최고조일 때는 오히려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험 종료 10분 남았는데 계산이 꼬이고 있다면 별로 좋은 컨디션으로 문제를 풀고 계실 것 같지는 않군요.

이럴 때는 일단 어떻게 문제가 전개될지 대략적으로 파악해서 머리가 당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문제의 모르는 변수는 3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결정되는 것 < 계산되는 것 <　알고 있는 것

문제를 하나 예시로 들어볼까요?

x^5-4x^2+234x+12+1 의 가장 큰 근을 두 변으로 가지는 직각 이등변삼각형이 있을 때 이 삼각형의 외접원으로 가능한 모든 반지름의 합을 구하여라.

결정되는 것 이라는 말은, 이 변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러 가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x^2-28731289x+12312 의 0보다 큰 근을 여러분은 아시나요? 모릅니다.

그래도 결정된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계산 가능합니까? 계산이 가능하시다면 가까운 병원에 가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5차방정식을 푸는 것은 미친 일입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설계할 때는 절대 계산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 변수가 결정된 순간 x를 그냥 ‘알고 있다’ 고 가정합시다. 왜냐고요? 미래의 나는 계산해서 알아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미래의 나가 이 값을 알아냈다고 가정하고 더 나아가 보아야 합니다.

외접원으로 가능한 모든 반지름의 합을 구하여라.

이제 루트2를 곱해주면 삼각형 빗변이 나올거고 이것의 반이 반지름이겠네요. 계산 가능합니다.

그럼 더 있나요? 이것이 답입니다!

이제 내가 직접 미래의 내가 되어서 계산을 수행하시면 답이 나오시겠습니다.

이제 계산을 수행할 때는, 결정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들을 어떻게 계산할지만 알아내면 문제를 푼 것입니다!

5차방정식? 그냥 자연수 다 찍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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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식의 장점은:

머리를 예열시킬 수 있다.

계산을 안해보고 미리 모든 방향을 검토해 보아 계산하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르는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내가 풀 수 있는 문제인지 못 푸는 문제인지 문제를 풀어보기 전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중요!

분명히 답이 결정이 안되는데 여기서 과정이 끝났다- 예를 들어 부등식 2개가 나온다고 예측되는데 그냥 x를 결정하라던지 - 이것은 중간에 생략한 계산 과정에서 변수끼리 지워지거나 아니면 부등식이 절묘하게 경계에서 겹친다던지 하는 특수한 케이스가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것도 그냥 계산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맹점이지만, 설계를 하고 들어가면 이런 특수한 변수가 반드시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수학을 예로 들었는데, 수학이 아니라 특히 물리에서도 위 2가지 예열은 상당히 도움이 되니 물리 선택자분들 께서는 잘 써먹으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는 즐거운 추석을 보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공부하십시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