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의 막바지로 가면 이제 쌓는 것을 할 때는 지났습니다.

새로운 커리가 좋아 보이니 장바구니에 담고, 예전에 사놨다가 못풀었던 문제집 새로 풀기 시작하고... 결국 마지막까지 내가 활용하지도 못할 것을 꾸역꾸역 쌓다가 불안정해져서 무너지게 됩니다.

버려야 됩니다.

이제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어떤 걸 버려야 내 1년 공부의 정수만을 남겨 놓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1주일까지 남겨야 하는 것, 1일까지 남겨야 하는 것, 당일까지 남겨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1. 수능 1주일 전에 볼 자료 만들기

1-1. 빽빽이

이건 사탐/과탐/문법 등 암기에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겁니다.

다 외웠다고 생각해도 수능 전에 버스타고 가다가 문득 기억이 안나면 멘탈이 붕괴됩니다.

그냥 모든 암기사항을 종이 한 20장 정도에 박아넣고 이틀마다 한번씩 다른 종이 20장에다가 안보고 씁니다. 나중에 미리 만들어 놓은 빽빽이와 비교해서 빠진 내용이 있으면 적어 넣습니다.

그리고 늘 말씀드리지만 노트필기 예쁘게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알아 볼 수만 있게 쓰시고 문장형으로 쓰지 마세요.

1-2. 유형별 좋은 문제/내가 약한 문제 / 특이한 발문

마지막 한달 동안 안풀리거나/풀었는데, 풀고 나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하세요. 유형마다 3~4문제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유형별 정리에 당연히 기출은 포함되야 합니다. 다시 말해, 마지막 한달동안 4점(수학), 문학 역대 기출은 다 한번씩 풀어봐야 합니다. 또 특히 문학에서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문은 정확히 모르면 그날 당시 컨디션이 아무리 좋든 운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전부 기출을 보면서 이해해야 합니다.

1-3. 긴장될 때 상황별 대처법

지금까지 만들어 놨어야 하지만 아직도 의식을 하지 않으면 잘 안되는 멘탈 관리법, 실수 방지법 같은 것은 계속 의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실수는 그 실수에 대해서 의식하고 있으면 잘 하지 않아요. 실수를 하는 순간은 그것을 의식하면서 문제를 풀기에 너무 피로해졌을 때 발생합니다. 생각하고 있기 피곤해도 실수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려고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2. 수능 하루 전에 볼 자료 만들기

아까 수능 1주일동안 볼 문제를 만드시라 했습니다. 이제 수능 하루전에 뭘 볼까요? 아까 뽑아놨던 유형 중에서도 유형별로 딱 한문제씩만 선정합니다. 유형도 필요 없는건 버리세요. 버리는 것도 능력입니다.

3. 수능 당일에 볼 자료 만들기

마지막 순간에 나는 무엇을 볼 것인가?

내가 못하는 부분의 가장 어려운 것을 봐야 할까? 당연히 아닙니다.

가장 자신감을 올려줄 수 있는 문제를 봐야 하니까 잘 풀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기본문제를 10초만에 풀어봐야 전혀 자신감이 오르지 않죠.

그렇다면 중상급 문제를 가지고 가되, 그 풀이를 대략적으로 외워 가면 됩니다.

어떻게 풀지도 미리 정해서 갑니다. 쉬운 문제니까 머릿속으로 풀지, 아니면 글 써서 풀지.

문제의 종류는 무엇을 가져갈까? 교과서에 나와 있는 단원별로 분류되어 있는 것도 좋지만, 저는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서 한 문제씩 가져갔습니다.

저는 국어 지문으로는

반추동물(잡다한 정보가 엄청나게 많이 나옴), 소유/점유(비교), 보험(수식)

수학으로는

대칭성을 사용하는 문제/길게 끌고 나가야 하는 문제/조건이 절묘하게 떨어져서 풀리는 문제

하나씩 가져갔습니다.

과탐은 생각하는 방향이 아니라 유형별로

물리: 에너지 관점으로 해석 안하면 안풀리는 문제, 장력 있는 부력,변화돌림힘(물1에서 제거)

지구과학: 지질도 / 천체 운동 문제 하나씩 가져갔네요.

물론 이걸 그대로 가져가라는 뜻이 아니라 앞서 말씀드렸듯이 각자 스타일이 다르니 수능 전 1주일동안 가장 좋은 문제를 챙겨가야겠죠?

마지막으로 제가 감히 말씀드리면, 이제 주변에 좋아보이고 대단해 보이는 새로운 풀이법이라던지 강의라던지 그런 것이 보이더라도 절대 불안해 하지 마시고 버리세요. 제 경험상 수능을 1달 남겨놓고 체득한 새로운 방법론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독이 되었습니다.

이무기가 욕심껏 여의주를 입에 꾸역꾸역 눌러담다가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전래동화도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이제 미련을 내려놓고, ’공부할 것‘을 담는 것이 아닌, ’공부하지 않을 것‘을 버리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