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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름 : 하상욱  스크랩
등록일 :
2022-02-28 22:36:15
|
조회 :
27,191

오랜만입니다.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장학생 하상욱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일정들에 치이고, 온라인 멘토링을 하다 보니 

저 스스로 계속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주제가 있어 이를 글로 승화시켜 보고자 합니다.

바로 '메타인지' 즉, 자아성찰능력에 대해서이죠.

'아니, 바쁜 수험생활에 쓸데없는 얘기를 왜 하시는 거에요?'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 같아, 제가 한 멘티한테 건넸던 말을 적음으로써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주변 책에서, 혹은 철학자들이, 매체에서, 모두가 '나'를 깨달으라고 난리입니다. 

살기 바빠 죽겠는데, 내면을 가꿀 시간이 어디 있냐는 현실주의자들의 비판이 들리네요.

그런데 전, 대한민국 수험생이라면 더더욱 자아성찰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표면적인 이유로는 바로 '오답'을 처리하는 능력과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오답은 단순히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서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오답이란,

본인이 '왜 그 문제를 틀렸는지' 알아나가는 것이고

본인이 어떻게 해야 '다시는 그 문제를 틀리지 않을지' 고민하는 것이고

답지를 보고 '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풀이를 체득하는 것이며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만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즉, 오답을 잘하려면 본인의 약점과 강점, 풀이법 등이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수능은 누가 '더 빨리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누가 '더 빨리 그 부족함을 메꿔내는 가'에서 판가름나기에,

오답의 실력은 가히 공부 영역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표면적인 이유를 제외하고 교육 체제와 관련한 심층적인 이유도 존재해요.

바로 '나'라는 사람을 알게 되는 순간, 수험생활이 주는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이죠.

수험생활의 스트레스는 크게 두 가지에서 기인합니다.

첫째는 공부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 즉 본인과의 싸움에서 오는 짜증이죠.

이에 자아성찰을 잘해서 본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그런 짜증이 오지 않습니다. 왜?

수많은 수험생들은 플래너에 세워놓은 본인의 모습과 현실 간의 괴리에 힘들어하지만,

스스로를 아는 수험생은 본인에게 걸맞은 계획을 수립하고 이루어냅니다.

또한,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는 나날들에 괴로워하기도 하죠.

그러나 나를 직시할 수 있는 수험생은 본인의 목표와 꿈을 향해 달려가야만 하는 이유를 뚜렷이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경우의 스트레스도 극도로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둘째는 비교에서 오는 스트레스입니다. 타인과의 마찰에서 오는 스트레스라고 일축하죠.

건강한 자아와 그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은, 결코 비교로 아프지 않습니다.

나는 나, 너는 너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에 비교를 하지 않을 뿐이거니와, 

비교를 통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받기보단 자극을 받아 더욱 앞으로 나아갑니다.

외부의 상황이 본인에게 맞지 않아도 좌절하지 않고 시련이라 생각하며 깨부수는 데 집중하죠.


여러모로 얻을 것이 많은 자아성찰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를 하기 전에, 꼭 본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보고 다시 달려봅시다.

 

저 역시도 공부를 하기 전, 1월의 대치동에서 수없이 방황했고 성찰을 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과정을 공유하고 여러분들과 내면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해볼까 싶어요.

(괜히 김하온이 고등래퍼2 우승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올 두 개의 글은 제가 '사상과 윤리'라는 서울대학교의 강의에 제출한 레포트입니다.

첫 번째는 19살의 저로부터, 두 번째는 20살의 저로부터 도출된 글들이죠.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방황했고, '나'를 찾을 수 있는지에 집중하며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첫 번째 글부터 시작하죠! (이 글은 reboot 버전입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 20년의 삶, 종착지는 없는 -

2021-1xxxx 하상욱

 

 

 

 

내 안엔 수많은 내가 있다

어쩌면 여러 탐구를 하며

가족보다 더 친근하고

그 어떤 신앙보다 믿음직

스러웠다고 믿었던 그들.

 

몇 번의 시련을 겪으며

수십 명의 내가 나를 떠나갔다

난 그만큼 더욱 가벼워졌고,

상실에 무뎌지게 된 것도

이즈음 이었을 것이다.

 

가끔은 나를 버려야 하는 상황도 있어

그렇게 또 몇 십 명의 내가 나를 떠나갔다.

이번에는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내가 나를 떠난 만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채워줬으니까.

 

수많은 시련을 겪고

자꾸 나를 버리고 나서야

세상은 나를 수용하고

그렇게 당연시 여겨졌다.

 

상실보단 합리화와 충족감이 나를 채웠고

이제 그 충족감이 무뎌질 때 즈음

그렇게 마지막 나를 보낸 후엔

내 안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나를 찾기엔 너무 멀기만 하고

세상은 이런 나만을 좋아한다...

 

나를 잃고,

나란.

무엇일까

 

이 시는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에 적었던 시입니다

정말 많은 내적 방황을 했었죠

가장 큰 고민은, 왜 내가 지금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성과 나란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 모르겠는 불안함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목표는 서울대 경제학부였고, 그곳에 가려면 뼈를 깎는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함을 자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행동을 하지 않았죠

하지 않은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또 자책하고, 그런 고민들에 밤을 뒤덮으며 밤을 지새우곤 했습니다. 다음날의 공부에 악영향을 미치고, 지속되는 굴레에 갇혔던 것 같아요.

 

순환되는 고민의 종착점은 항상 '내가 누굴까?'였습니다

사람관계에 치이고, 공부에 치이고, 욕망에 치이다보면 문득 나다운 ''는 온데간데 없고 다른 사람이 보는 내가 ''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너무나 싫었죠.

관계 속에서 정의되는 나도 있겠지만, 전 제가 제 행동을 결정하고 이끌어나가는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부를 해도 내가 주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자의지로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계획치를 다 끝내 일찍 자는 저 자신을 꿈꿨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학교가 짜놓은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야자를 뛰고, 일찍 자기는커녕 할 일을 다 못 끝내고 놀다가 늦게 자기 일쑤였으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겠죠

이 고리를 끊어내려면 ''에 대한 스스로의 이해와 공감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마인드셋으로 전 고3을 맞이했고 엄청난 방황을 했습니다

꾸역꾸역 앉아서 공부하긴 했지만 주변의 분위기에 휩싸여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 만족하진 못했으며 주변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느껴지자 비교를 하면서 더욱 자책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척을 하고 있던 거지, 진정한 공부를 하고 있는 건 아니었던거죠.

 

그러던 와중 접하게 된 책 한 권과 사상가가 있었습니다.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었고, 사상가는 노자셨어요

고등학교에서 생활과 윤리를 배웠기에 노장 사상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윤리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이라는 제 생각 때문에 노자의 원전을 탐구했고, 이에 읽은 것이 노자의 <도덕경>이었습니다

도가도 비상도라는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데에도 편견을 깨뜨리고 싶어 끝에서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도덕경을 처음 읽는 분들이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유명하더랍니다.) 

그 와중에 기억남는 구절은 아래와 같았어요.

 

 

학문의 길은 하루 하루 쌓아 가는 것, 도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가는 것

없애도 또 없애

함이 없는 지경에 이르십시오

함이 없는 지경에 이르면

되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억지로 일을 꾸미지 않을 때만 가능합니다.

아직도 억지 일을 꾸미면

세상을 다스리기엔 족하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도덕경, 오강남 풀이 48: 도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 가는 것 중.>

 

 

울림이 참 컸습니다. 수험생활이 힘들었던 것은, 결국 학습과 삶을 동일시 여겼기 때문이라는 사색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어요.

 

이에 저는 '현재에 감사하기''생각 뒤집기', 그리고 '사소한 것을 발견하기를 통해 쳇바퀴같던 제 삶을 탈출하고자 했습니다

현재에 감사하는 것은 말 그대로 주어진 상황과 요건에서 최대한 긍정적인 것만 보려고 노력하며 항상 웃는 태도를 말합니다

생각 뒤집기란 지금 내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인지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는 것이고요. 사소한 것을 본다는 것은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도 변하는 사소한 것들에 신경쓰는 것이죠

쳇바퀴 같은 삶에서도 음악 플레이리스트에서 처음 듣는 노래가 다를 수도, 채광이 다를 수도, 가방 속에 담긴 책의 순서가, 필통에서 꺼내는 첫 필기구가 다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을 주의깊게 인지하려고 했습니다.

 

위 세 가지 행위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으며, '내 사고 자체를 바꿔주는' 행동들이라는 것이죠

이 세 가지 행동이 저에게 끼친 영향은 어마무시했습니다

현재에 감사하며 살아가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자극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 스트레스를 안 받았게 되죠

생각을 뒤집다보니, 성실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자신을 바꿔나가야 할 지 사고하게 되어 삶의 양식 총체를 변화시킬 수 있었어요

사소한 것에 집중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새로워 활기가 넘쳤고, 쳇바퀴 같은 삶 안에서도 더 이상 힘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3가지 사고방식은 굉장히 쉬우면서도 자의 없이는 하기 힘든 것들이랍니다

그리고 사고의 변화는 곧 더 큰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아침에 성실하게 일어날 수 있고, 쉬는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자투리 공부를 할 수 있으며, 실전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시험에 임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이렇듯 내면으로 걸어들어가려는 노력 자체가 한 사람에게 있어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이 아플 때가 많지만!

 

그래서 ''란 무엇이냐고요? 저도 확답을 할 자신이 없습니다.

20살인 제가 삶에 대해 무엇을 알까 싶기 때문이에요. 나아가 사람마다 자신을 보는 기준과 관점이 다르기도 합니다

다만 몇 가지는 확언할 수 있습니다. ''를 객관적으로 마주하려는 노력은 굉장히 소중하면서 굉장한 경험입니다

헤르만 헤세가 알을 깨고 나온다는 표현을 괜히 한 게 아니에요. 그리고 진정한 ''는 내가 정의내린대로 결정됩니다

다시 말해, 본인이 스스로를 승리자라 정의내리고, 그답게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는 그러한 사람이 되는 거에요

수험생활 때 저는, 스스로를 샤인(서울대인)이라고 정의내리고, 그 이름값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한계가 어디인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게 되었고, 여러 시험을 지나면서 기울기가 양수인 공부 그래프를 그려내게 된 거죠

어떻습니까. 굉장히 두근거리지 않나요? 원하는 대로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게.

 

마지막으로, 3 때 바뀐 저 자신이 찾아낸 두 가지 추가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말하며 글을 마무리 지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중용에 관해서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국어과목에서 글을 읽는 방법에 대해 갑론을박을 합니다. 공부 태도에 관해서는 차가움(냉철한 반성)인지, 뜨거움(열정, 의지)인지가 있을 것이고요

공부 방법에서는 기출과 사설의 비율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전 일축하여 '중용하라'고 답해드리고 싶어요

중용이란 중간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른 무게중심을 유지하기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이 중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아가, 집착하지 않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제가 믿는 인생의 진리 중 하나가 '집착하면 잃는다'이죠

성적에 집착하면 잃는다는 말이 있듯, 공부 시간에 집착하면 공부 시간에 따른 질을 잃을 것이고

과거에 집착하면 과거를 보는 눈을 잃습니다

논리에 집착하면, 실전적인 논리 적용방식을 잃으며

결과에 집착하면 그 결과를 잃어요.

 

다만, 단 하나 집착해도 잃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과정입니다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공부를 하기 위한 여정 그 자체에 집착을 하는 것은 잃는 것이 없어요

되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죠

저 역시도 수학 문제 풀이를 갈구할 때, 하나의 관점에 집착하지 않고, 그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의 간결성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하나의 풀이만을 강구하던 친구들보다 수학적 사고력이 반등했었습니다

수능 전반 역시도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원하는 성적을 얻기 위한 과정과 생활양식에 집착하다보니, 더 나은 수험생활을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커온 하상욱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에서 이 글을 뿌듯하게 쓰고 있고요!

이제, 제가 깨달음 아닌 깨달음을 얻고 난 후 적었던 시로 이번 글을 마쳐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아, 선생님

북쪽으로 가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까,

아니요, 북쪽은

너무 추워 모두들

불행하다고 합니다.

 

아아, 그렇다면

남쪽으로 가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까.

그쪽은 행복합디까.

아니요, 남쪽은

너무 더워 모두들

힘들다고들 합니다.

 

정녕 그렇다면,

서쪽은

불교에서 서방정토를 뜻하는

서에서는 행복합니까.

아니

동쪽에서라도 행복해질 수는 있습니까.

 

죄송합니다,..

지구는 둥글어 어디를 가든

동서남북 구분이 없습니다.

자신이 나침반이 되어,

자신이 자신의 축이 되고 기준이 되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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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하상욱, 2021년 하상욱을 조여오지만,

지금의 하상욱은, 과거의 하상욱에게 고한다.

2021-1xxxx 하상욱

 

 

제목이 길다.

 

라는 사람에 대한 번잡한 고뇌를 담아낼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성찰 페이퍼를 벗어나 삶 전체에 있어 거듭될 이 여정을 결코 순탄한 것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다는 나의 의지도 담겨 있을 것이다

이전 과제물은 수험생 때의 나를 회상해보며 자기성찰을 하고자 했었고

이번 기말과제에서는 서울대학교에 들어온 후 하상욱이 했던 성찰들을 거침없이 적어보고자 한다

평소 아침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는데, 그 아침 일기에 담겨 있던 감정들과 구절들을 인용하며 진행되는 형식에 이어 

율곡 이이 선생님의 자경문에서 영감을 얻은 13가지의 조언, 미래의 나를 향한 조언을 하며 글을 마무리 짓겠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이라는 sns에서 하나의 유행으로 한 달 남은 2021, 난 어떤 사람이었나요?”라는 설문을 올리는 행위를 한 적이 있었다.

 

나에게 가장 많이 들려온 답변. ‘대한민국의 멘토링을 빛낸 사람’ ,‘열정’, ‘외유내강’.

 

모두 나를 나타내는 말임에 동감한다

그 중 멘토링과 관련해서는 내 삶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하나 만들며 자아 성찰에 있어 결코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메가스터디의 목표달성 장학생, 술자리에만 나가면 다들 나한테 왜 그리 진심이고 열심이냐고 묻는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난 수험생활에서 거리가 멀어진 사람이고, 고정급여를 받는데 왜 그렇게 악을 쓰면서까지 멘토를 자청했을까

직설적으로는, 왜 내 대학생활보다 남들의 수험생활에 진심일까?

누군가 보면 실리를 챙기지 못한다고, 생각 없이 산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답은 한결같으니 이는 난 사람의 가치를 믿고, 그 사람의 아름다움과 잠재력을 좋아한다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는 너무 상상이란 물에 붕 뜬 어린아이 같기만 하다

물론, 위의 표면적 답을 제외하고도 나에게만 건넬 수 있는 이면적 이유도 있으며, 그는 아래에 기술될 것이다. 

저번 과제에서 찾았다고 자부한 희끄무리한 빛은 2020년 수험생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확고한 목표가 있고, 무언가에 진심인 시절의 내가 발견한 답안

미안하지만 2021년의 하상욱은 그 답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사고의 발자국을 다시 걸어보자.

 

사실 처음엔 나 역시 스스로에 회의적이었다. 사실은 내 행동에 대해 정말 회의감이 든 적이 많았다. 멘토링을 열심히 하는 것이 결국 20살에 처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화려한 정당화를 앞세워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일명 “50%의 서울대생이 되어가는 것으로 생각할 때가 있었다

이때 나를 도와준 사람이 내 기숙사 옆방에 거주하고 있는 5년지기 절친이었다.

301동 전망대에 맥주 한 캔 들고 올라갈 때

낙성대 공원에서 감성에 젖은 채로 진심을 털어놓을 때

기숙사에서 홀로 숨죽여 한숨 쉬고 싶은 나에게 운동하러 나가자며 기분을 전환시켜준 때

그 모든 사소한 순간들이 합쳐져 시나브로 전환점은 스며들었다

난 너무 나 자신에게 갇혀 있던 것이다. 

2020년의 하상욱은 를 몰라 헤맸고, 2021년 하상욱은 에 갇혀 헤매었다는 것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작년에 에 대해 내린 결론은 올해에 달라질 수 있음을 느꼈다

그래, 인생에 진리는 없으니까. 난 나답게 사는 것이 제일 아름답고, 그 어느 형용사나 부사로 표현될 수 없는 삶이 제일 가치 있는 삶이니까.

 

철학개론이라는 강좌에서 칸트의 사상을 엿보며 더욱 단단한 생각을 만들어나갔다

나한테 맞는 삶은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삶이 아니라, 인생 그 어느 순간 모두가 목적인 나날들을 쌓는 삶을 살자

사상과 윤리에서 동양의 여러 사상가를 들으면서도, 황혼에 접어들며 내 인생의 어느 순간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만들어나가자는 다짐을 수없이 했다

비로소 나는 내 행동들에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었고, 어느샌가 내 꼬리표와 해시태그에는 열정의 현현이 붙기 시작했다.

 

언제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줄 타는 것은 어렵기에, 그럼에도 인생은 고뇌의 연속이고, 지속일 것이다

하지만 그 가시밭길을 웃으면서 지나갈 수 있기 위해 를 찾아야 함과 동시에 고정불변하는 실체에 갇히지 말아야 하며 오직 마음의 올바름과 태도의 가지런함만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 몇 가지 구심점을 이이 선생님의 자경문에 빗대어 표현해보겠다

20살에 적어보는 하상욱의 자경문, 언젠가의 하상욱이 읽어보며 웃는 날이 오기를.

 

[20살 말미의 자경문(自警文) - 하상욱] (희망 독자 : 2020 하상욱)

 

1. 항상 차가움과 뜨거움, 그 어느 지평선에 서라. [Mediate]

삶에 있어 유일한 공리라고 생각하는 중용의 덕. 항상 적절하게 사는 것은 어렵다.

이성적으로만 대하면 사람을 잃고, 감성적으로만 대하면 일을 잃듯,

가벼우면서 무겁게, 차가우면서 뜨겁게, 부드럽지만 강단 있게 나아가자.

정반합의 사투를 거쳐도 좋으니, 적절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말자!

 

2. 귀는 열고, 입은 닫아라. [Be Heavy]

중학교 때의 나는 입이 가벼웠다. 고등학교 때의 나는 귀가 무거웠다.

전자는 경솔을 유도하고, 후자는 발전을 거부한다. 어느 것도 나에게 득이 될 것 없는 아집.

그러니 스스로를 놓아주면서도, 본질은 유지해야한다. 물이 부드럽지만, 변하지 않듯.

남들의 말을 수용할 때는 세 번 더 듣고, 나의 말을 할 때는 세 번 생각하고 말하자.

 

3. 감정에 지배당하지 마라. [Control]

감정에 지배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지배하는 사람이 될 줄 알아야 한다.

감정 역시 재화와 같아, 그 쓰임이 중요함에 돈처럼 귀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하며,

펑펑 쓰면 내가 힘들어지고, 안 쓰면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그러니 감정을 지배하여 상황에 맞는 감정을 꺼내드는 사람이 되자.

다만 그렇다고 두꺼운 가면을 쓰는 사람이 되지 말길.

 

4. 웃어라. [Laugh]

웃음은 돈이 들지 않는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그른 것 하나 없다.

난 천성적으로 웃음이 정말 많은 편이고, 그런 긍정적인 힘으로 20살을 쌓아왔다.

어둠에서 빛을 찾아야 움직일 수 있는 나, 그 가치를 깨달은 나이기 때문에

삶에 그 어느 순간이 와도 웃음을 거두지 말라. 그럼 복은 나에게로 올 것이다.

 

5. 주변의 시간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라. [Build]

공부할 때 집중과 몰입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약속을 할 때는 시간을 절대 어기지 말며, 스스로 약속한 시간은 반드시 지켜라.

공부를 하는 데에 있어 집중과 몰입을 해야 질적 향상을 일궈낼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자들은 양적 향상은 기본일 것이니, 몰입의 가치를 잊지 말자.

 

6. 남에게 비판할 시간을 자기비판에 쏟아라. [Mirror]

SNS와 인터넷에 빠지지 말고, 인간관계에 치일 때 타인을 탓하지 말고 본인을 생각하라.

그 어느 문제도 일방적이지 않으며 되려 쌍방적이다.

타인을 탓하는 순간 본인의 과오를 무시하고, 똑같은 쳇바퀴 속에서 움직인다.

그러니 남 탓에 쏟을 시간, 나에게 더 쏟아라. 그것이 진정한 투자다.

 

7. 사소한 것이라는 이유로 간과하지 말라. [Meticulous]

사람은 사소한 것에서 드러난다. 옷매무새, 관상, 갤러리, 필통 등 모든 것에서 엿보인다.

남이 없다고 해서 행동을 게을리 하지 말며, 사소한 부분도 철저하게 관리하라.

그것들을 간과하는 순간 나를 이루고 감싸던 것들이 나를 지우고 앗아가리라.

항상 그런 부분에 치밀하면서도, 그 행위를 티내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8. 인연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Cherish]

인연 없이 나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모든 인연은 각자의 의미를 가지기에 설령 나쁜 인연이라고 해도 타산지석으로 삼아라.

최고의 교과서는 너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세계, 그리고 그 글자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결코 주변의 그 어떤 인연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힘든 순간은 절반으로, 기쁜 순간은 배로 만들어 줄 것이다.

혹여 만들고 싶은 인연이 있다면,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연이 되어라.

나아가, 나의 인연을 기다리기 전에 나 스스로가 누군가의 인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

 

9. 내가 지켜낸 것만이 나를 지켜준다. [Prudent]

미생에서 나오는 말이다. 내가 교훈을 가장 많이 배운 그 책.

삼국지에서 유비는 왜 저물었고, 조조는 왜 떠올랐는지 생각해보자.

동시에 왜 조조는 많은 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지도 생각해보면,

유비는 를 가벼이, 조조는 을 가벼이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지켜낸 ’, 내가 지켜낸 만이 나를 지켜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10. 과거에 갇히지도 말고, 미래에 들뜨지도 마라. [Carpediem]

과거에 갇히면 후회와 한탄의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다.

미래에 들뜨면 설렘과 기쁨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현실을 살아라. 지금의 너를 냉철하게 관찰하고, 그 근거로 과거와 미래를 대어라.

현실을 살다보면, 그 어느샌가 찬란한 과거와 미래가 나를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11. 아우라(Aura)를 만들어라. [Gentle]

사람에게 고유의 기()가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너만의 아우라를 만들어라. 모방과 흉내를 넘어선 너만의 틀을 만들어라.

대화에서, 만남에서, 글에서 그 아우라가 느껴지도록 끊임없이 정진해라.

20살의 나는 독서와 운동 그리고 정돈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우라가 있어야,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꽉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12. 버티지 말고 이겨내라. [Win]

인생에 슬럼프와 좌절은 그 형태를 바꾸며 수없이 찾아올 것이다.

하나의 시련에 웅크려서 버틴다면, 수동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똑같은 시련은 또 찾아 온다.

땅에 두 발 우뚝 딛고 서서 이겨내라. 적극적으로 슬럼프를 타개해 두 번은 없게 하라.

그 시련들을 넘고 넘어서다 보면, 나는 내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챔피언이 될 것이니!

 

13. 모든 것을 걸어라. [Bet]

모든 것을 걸지 않고, 어떻게 좋은 결과를 바라는가?

나는 나의 하루를 내가 살았는가? 이끌려다니며 정당화와 합리화를 일삼지는 않았는가?

지쳐 쓰러져 잠이 올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았는가? 후회없는 나날을 보내었는가?

이 질문 중 단 하나라도 아니오라는 답이 나올 것이라면, 떳떳하지 말아라.

누구보다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불태워라.

현실에 이상을 맞추지 말고, 이상에 현실을 맞추어나가는 삶을 살아나가길 바란다.

 

 


20살의 그림자에 뒤덮여가는 기숙사 안에서.

여명을 마주하는 126

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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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가 제가 거쳤던 자아성찰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인생은 결국 성찰의 연속인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꼭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건전한 자아성찰을 거치고, 충분히 방황하고

전쟁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공식적인 메가 목달장의 활동이 3월 31입니다. 아마 저는 3월 31일에 그간 못했던 말들을 모두 담아 하나의 pdf 파일로 들고 올 것 같네요.

이미 6할 정도는 작업이 완료되었고, 기출분석과 ebs 등 모든 부문이 총망라되어있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밀렸던 댓글처리와 3월 학평 손필기 해설, 그리고 무물보에 힘쓰겠습니다.

나아가, pdf 파일에 좋았던 댓글과 그 답변들을 모을 예정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하상욱
멘토

서울대

하상욱 멘토

  • ○ 서울대 경제학부 21학번
  • ○ 인문계열 / 정시전형
  • ○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 장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