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 한 해 여러분들과 함께할 18기 목표 달성 장학생, 노연준입니다.
모든 시작은 하나하나 그만의 설렘을 담고 있는 법이지만,
저에게는 첫 칼럼을 쓰는 이 시간이 조금은 더 특별한 시작인 것 같습니다.
인강 사이트밖에 접속이 안 되던 학원 와이파이로 칼럼을 오락처럼 읽던 쉬는 시간들을 지나, 이제는 컴퓨터 앞에 앉아 제가 사랑하는 글로 여러분을 마주하는 첫 번째 자리이니까요.
하단에 생긴 글쓰기 버튼이 정말 제가 대학생이 되었다고, 지금까지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메가스터디 목표 달성 장학생으로 지원한 이유도, 다른 수단이 아닌 글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수학 문제는 어떻게 푸는지, 과탐 오답은 어떻게 했는지...
그런 정보 요약본만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일 년간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마음을 나누는 글을 써내려가고 싶습니다.
제가 장학생에 지원하며 써낸 첫 번째 칼럼에도 적었듯이, 수험 생활에서 공부만큼 중요한 건 마음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수험 생활이 공부법과 순공 시간, 플래너, n제, 인강 같은 것들로만 채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험 생활은 여러분들이 살아온, 살아갈 어떤 날들보다 나 자신과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 소중한 시간들을 괴롭다고만 느끼지 않게, 내 마음은 접어두고 그저 공부하는 기계처럼 보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게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수험 생활을 나 자신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알아가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시간으로 보내셨으면 합니다.
올 한 해가 진심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이 제가 여러분들의 지지대가 되어드리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해결책을 묻는 대신,
나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용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첫인사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못 보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제가 쓴 첫 번째 칼럼의 일부를 붙여놓겠습니다.
전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메가스터디 사이트에서 따로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 년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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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항목들에선 공부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제가 정말로 여러분들께 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마음'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수능 공부를 2년간 하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공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역설적이게도 공부가 아니라 마음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여러분들께 목표의식을 가지고 활활 불타는 수험생활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끝없이 우울해지고 절망하게 되는 순간도 오고, 주변에 사람은커녕 공기마저도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외로운 순간도 옵니다. 이 모든 고통의 시간들 속에서 결국 나 자신마저도 놓아버리고 싶어지기도 하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세운, 나를 뜨겁게 불타게 했던 목표마저도 티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겨우 이것 때문에 이 힘든 길에 뛰어들었다니, 참 어리석고 충동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게서 벗어나려고 온 몸을 멍들이며 발버둥 치거나, ’내 마음은 왜 이 정도로 무너질 수밖에 없지‘하며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수학 문제 하나를 풀었듯이, 오늘 점심으로 급식을 먹었듯이 모든 감정과 상황들 또한 그저 흘려보내면 됩니다. 아픈 감정은 가시로 뒤덮인 풍선과 같아서, 꼭 끌어안아 터뜨리려고 안간힘을 쓰면 도리어 나 자신에게 생채기를 냅니다. 그러니 그냥 그 풍선이 내 곁에 머무르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하늘로 훨훨 날아가기를 기다리시면 됩니다. 가시로 뒤덮인 풍선의 모습이 보기에는 험악하겠지만, 그것을 쳐다보기만 한다면 아프지는 않을 겁니다. 우울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이 마음이 너무 낯설고 어렵고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감정과 함께하는 시간 역시 나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면 생각보다 고통스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신과 교수도, 심리학 전문가도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아픈 감정을 해소하려고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대신 그저 그 감정을 지켜보고, 인정하고, 그것이 홀로 알아서 떠나가기를 기다린 태도야말로 제가 건강하고 괴롭지 않은 수험생활을 하는 데에 가장 큰 원천이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제 재수 생활이 행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어떠한 고됨과 외로움도 없이 평탄하게만 공부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픔들이 나를 다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 Kelly Clarkson의 'stronger'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Dosen't mean when I'm alone'
'내가 혼자라고 해서 외롭다는 건 아니거든'
이처럼 우울한 마음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도록 놔둘 필요는 없습니다. 이 마음이, 이 상황이 날 상처 입히지 못하게 나 자신을 망설임 없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사랑해주세요.
늦잠을 자 버린 날에도, 모의고사를 전부 망친 날에도, 집중이 안 돼서 공부를 거의 못 한 날에도 스스로를 탓하지 마세요. 매 순간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여기며 언제나 새롭게 시작하세요. 자책을 시작하는 순간 지금 여러분의 곁에 있는 나쁜 마음과 상황들이 정말 여러분의 것이 되어 버립니다.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자기 자신을 힘껏 사랑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사실을요.
그 사랑이 분명히 여러분의 빛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지금도 자기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중인 모든 수험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어느 곳을 걷고 있든 언제나 자기 자신의 모습이시기를!
건국대
노연준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