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18기 목표 달성 장학생,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양기서입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5월이 거의 끝나가고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는데, 수험생 여러분 모두 지치지 말고, 힘내서 목표 이루길 바라요:)
6평을 앞두고 이번 칼럼에서는 ‘수학 공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수험생활 동안 가장 잘했던 과목이 수학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장 많이 성적이 오르고 또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한 과목이기에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저의 경험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였고, 6월 85점 2등급, 9월 92점 1등급, 수능날 98점(or 100점) 1등급을 맞으며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가채점상 1번을 틀렸는데...결과적으로 표준점수는 확통 만점과 같아서...제가 98점인지 100점인지 저도 모르겠지만...어쨌든 저는 수능날 수학 최고점을 맞는, 나름 성공적인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처음부터 수학을 잘 봤던 것이 아니었던 제가 어떻게 수학 점수를 올릴 수 있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글에 앞서, 같은 수험생이더라도 각자 해온 공부의 수준이나 맞는 공부 방법이 다르기에, 저의 이야기는 그저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던 한 수험생의 이야기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략적인 공부법이지만, 참고할 만한 방법이 있다면 사용하시고, 궁금한 건 질문해주세요!
1. 수학의 기본: 수학 체력 기르기
저는 미친 듯이 수학 선행을 했던 사람이 아니며, 사회와 언어를 좋아하는, 과고 영재고는 생각도 안 해본 사람입니다. 수학에 재능 있는 천재적인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수학을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EBS TV 중학 수학으로 처음 중학교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고 공부를 적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름 있는 내신 문제집은 거의 다 풀었으며, 안 풀리는 문제는 1시간 동안 끙끙대며 잡고 있기도 했고, 풀이집과 문제집 인강을 활용해 모르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시험 마무리할 때에는 몰랐던 문제, 헷갈렸던 문제를 다 풀어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습니다.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후에는 모르는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하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이것이 효율적인 공부법이었다고 말하기 어렵고, 수험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부법도 아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에서 저의 수학적 체력이 가장 많이 자랐다고 생각합니다. 안 풀리는 문제를 어떻게든 풀려고 고민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자세가 제가 이후 수학을 공부해 나가는 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당장의 수능이 급한 수험생들에게 이렇게 공부하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고1, 고2 분들, 혹은 중학생 분들이 계시다면 수학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끈기, 체력을 기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2. 수학, 문제만 많이 푼다고 될까?
저는 이렇게 문제집에서 많은 유형을 접하고, 지역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방식으로 내신을 공부했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수학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신처럼 공부하면 될 거라 생각했던 수능 수학은 제 생각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고2 때까지 96점 이상을 모의고사에서 기록했지만, 3월 학평 때 84점, 2등급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실수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6평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저의 수학 공부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제가 수능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 왔는지 돌아보았고, 저의 공부가 문제를 풀어내는 ‘결과’에 집중할 뿐, 그 ‘과정’과 ‘방식’을 제대로 살피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6평을 기점으로 공부 방식을 조금 바꾸게 되었습니다.
3. 나의 수학 공부법
이제부터 소개할 방법은 현우진 선생님의 교재들을 중심으로 제가 공부했던 방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방식이지만,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1)뉴런 개념 복습법
저는 내신과 병행하며 6평 전까지 뉴런 수1, 수2 강의+문제를 한 번씩 돌렸습니다. 따라서 제가 공부한 순서가 다른 분들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6평 이후, 뉴런에 사용된 실전 개념, 기본 개념을 완벽히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저의 n회독은 개념 중심으로 돌아갔고,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회독: 뉴런 교재 개념 읽기->문제 풀기->강의 들으며 개념 학습+문제 풀이 선생님과 비교하기
2회독: 뉴런 헷갈리는 개념, 모르는 개념, 중요 개념 중심으로 뉴런 노트 정리+모르는 부분 강의 다시 들으며 채우기+시냅스
3회독: 뉴런 정리 노트 정독+ 뉴런 문제 다시 풀기
4회독: 뉴런 정리 노트 정독+ 관련 문제 오답
등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뉴런 개념을 정말 확실히 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수능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 때 머릿속에 뉴런 개념이 딱-스쳐 지나가면서 함정에 빠지지 않고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뉴런으로 공부하시는 분이 있다면, 개념만큼은 꼭 확실히 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2) 오답노트-문제에 사용된 핵심 개념 적기
다음은 오답노트 방법입니다. 저는 나중에 볼 용도라기보다 ‘쓰고 정리하면서 공부가 된다’라는 마인드로 오답노트를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그것이 쌓이면서 나중에는 유의미한 데이터가 되었습니다. 저는 틀린 문제를 다시 풀 때, 틀린 원인&문제에서 요구하는 핵심 개념&발상을 문제 위에 항상 함께 정리해두었습니다. 도형 문제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도형의 성질, 계산 과정에서 자주 하는 실수 등을 자세하게 색깔 펜으로 적어 놓았습니다. 이것이 쌓이면서, 내가 어디서 자주 실수하고, 어떤 개념을 잘 모르는지를 명확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3) 테마별 오답노트
2)의 오답노트 이후, 자주 틀리는 개념이나 어려워하는 개념이 보이자, 저는 이 개념별로 제가 틀린 문제를 모아 ‘테마별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삼각함수의 활용 도형 문제를 자주 틀린다는 걸 깨닫고 나서 관련 기출, 드릴, 실모 문제들을 모아서 오답노트를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제가 보조선으로 직각을 만들어 사인, 코사인을 살피는 데 약하다는 것도 깨달았고, 원에서 나타나는 도형의 성질을 자주 잊어버린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저는 노베 교재를 구매하여 관련 도형 개념, 성질을 공부하고 정리했습니다. 이 오답노트 과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채울 수 있었고, 기출 공부도 저절로 되었던 것 같습니다.
4) 킬러 문항 접근법-문제를 보고 방향 정하기&힌트 얻기
이전에도 저는 킬러 문항을 열심히 풀고자 노력했지만, 방법 없이 무작정 달려들어 풀어나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운 좋게 길을 찾기도 했지만, 길을 잃고 무한 계산을 반복하다가 시간만 버린 적도 많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킬러 문항에 접근할 때, 먼저 문제를 읽으며 관련 개념을 떠올리고, 풀이 방향을 정하는 데 시간을 좀 더 투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수능에서는 기출이 중요하고, 기출을 보면 특정 개념이나 풀이 방법을 사용하기를 요구할 때 비슷한 문구를 사용합니다. 기출 문제를 풀면서 그러한 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를 보면서 ‘아, 접선의 성질을 이용해야겠구나!’ 같은 대략적인 풀이 방향을 정하고, 관련 개념을 생각하며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특히 기출이나 실모를 풀 때 이렇게 고민한 후 문제 풀이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실제 수능이나 모의고사를 풀 때 과거 풀었던 문제, 기출과 풀이과정이 데자뷔로 연상되고, 실전에서 더 수월하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5) 드릴 공부법
저는 N제보다 기출과 개념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N제를 푸는 것 역시 기출을 다지고 수능 공부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N제를 풀 거라면 드릴은 꼭 풀어볼 것을 추천해요! 실제로 드릴 공부하면서 미적분 쪽 발상, 유형 공부하는 데 도움을 매우 많이 받았습니다.
드릴을 풀다 보면 막히는 문제가 꽤 있고, 그 과정에서 ‘이 문제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여름방학 동안 드릴을 열심히 풀었는데, 계속 안 풀리는 문제를 붙잡고 있으면 하루도 금방 갑니다. 수능 초반이라면 부족한 과목에 더 집중해서 끌어 올리는 게 중요하지만, 6평 이후에는 과목 간 밸런스를 잘 맞춰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드릴을 풀 때 문제별로 10~20분의 시간을 할당해서 그 시간이 지나면 넘어갔고, 이후 해설 강의를 들었습니다. 또 문제별로 걸린 시간을 적어 놓으면 풀었더라도 오래 걸린 문제를 잘 파악해서 나중에 더 좋은 풀이로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드릴 문제를 푼 후, 나중에 뉴런 N회독을 하거나 오답노트를 할 때 몇 번 다시 풀어보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N제더라도 중요 개념이 들어 있다면 여러 번 푸는 것이 분명 부족한 영역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드릴 중에는 ‘수능에 안 나올 것 같긴 한데 풀어보면 도움이 많이 되는 문제’들이 꽤 있습니다. 몇 단계의 과정과 많은 발상의 적용을 요구하지만, 그 산들을 넘는 과정에서 실력이 많이 느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드릴 문제가 어렵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뉴런 후에 꼭!! 풀어보시길 바랄게요!
4. 수학, 버틴 자만 느낄 수 있는 기쁨
“나는 수학이랑 밀당하는 사이야”
제가 중, 고등학교 다니면서 친구들, 가족들에게 많이 하고 다녔던 말입니다. 저는 항상 수학을 열심히 하긴 했지만, 수학 점수는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했고, 문제는 잘 풀렸다가, 안 풀렸다가, 재미있었다가, 없었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오랫동안 수학과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에 ‘나는 수학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우울했던 적도 많았지만, 오랫동안 나의 방법을 연구하고 찾은 끝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점수는 내 뜻대로 나오지 않는 건지, 우울하고 힘든 순간들도 많을 거예요. 그때마다 따뜻하게 자신을 다독이면서도, 냉정하게 나의 부족한 점을 따지며, 앞으로 나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흔들렸다 마음을 다잡은 순간이, 시간이 지나 수험생활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고, 가치 있는 순간일 것입니다.
오랜만에 저의 수험생활과 공부 방법을 돌아보니 그때 열심히, 진심으로 노력했던 저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너 어디갔니?)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어려움과 유혹을 이겨내고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을 모두 모두 응원합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에 설자전 소개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이 공부법은 제가 수학 공통 영역을 공부할 때 사용한 방법입니다. 저도 수1, 수2에 훨씬 비중을 많이 두고 공부했긴 하지만, 선택 과목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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