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이 기말고사 시기인데 이 기말고사가 끝나면 고등학교 3학년 분들은 수시 마지막 생기부를 채우는 시기에 들어가니 오늘은 생기부 비교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수시와 정시를 모두 챙겼었는데, 아무래도 외국어고등학교다 보니 다양한 수시 전형 중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미래산업약학전공,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1차 합격 후 면접 미응시), 서울시립대학교 행정학과(!차 합격 후 면접 미응시)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특목고 준비를 위해 중학교 3년, 대입을 위해 고등학교 3년동안 비교과를 어떻게 챙겼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 이 본문에 나와있는 모든 활동과 문구는 제가 실제로 진행했던, 그리고 생기부에 기록된 활동이기 때문에 이것과 똑같이 활동하신다면 결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드실 것이고, 입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으실 수도 있기 때문에 그대로 베끼는 것은 지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첫번째 단계는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 설정입니다.
생기부에서 흔히 말하는 자,동,봉,진은 자신이 고등학교 생활동안 진로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떤 진로를 위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가 우선적으로 설정되어야겠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 설정이 첫 단계가 되어야 합니다. 목표라고 하면 목표로 하는 직업, 대학 학과 등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는데 저는 명사형이 아닌 동사형의 목표를 세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 중에서도 자신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목표 설정을 해야 생기부 내용도 이를 드러낼 수 있고, 남들과의 차별점을 가지게 됩니다.
저의 예시를 들자면, 저는 우선 약대를 준비하기 전에는 정책과 법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1학년 때의 저는 단순히 정책, 법에 관심이 많은 한 학생으로서 다양한 분야 중에서 과연 내가 관심있는 분야는 무엇인지에 대해 찾기 위해 청소년, 인권, 환경, 문화, 기타 분야 등 모든 영역 전반에 걸쳐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비로소 저의 관심, 그리고 진로 가치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발견해낸 나의 관심은 과학기술을 다루는 정책, 그리고 그 중에서 과학기술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과학기술의 권리인 지식재산권이었습니다. “선도적 디지털 전환을 통한 산업과 사회의 동반 발전 및 선진국 도약”을 주도하는 인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 독보적인,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재가 되는 것이 제가 설정한 목표였습니다. 특히 법조계는 고리따분하고 수동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성격이 강한데 그런 법조계에서, 사회를 이끌어갈 사람, 세상보다 한발짝 더 빨리 나아가는 사람, 뒤쫓아가는 사람이 아닌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2. 두번째 단계는 위에서 설정한 자신의 목표를, 생기부에서 자신의 특징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목표를 특징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은, 자신의 목표에 맞는 활동을 계획해 실행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생기부에 녹여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활동의 영역은 본인이 직접 찾아내는 것임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외고 출신이다 보니 “외고니까 그런거 아니야? 외고라서 밀어주는 거지 일반고면 힘들지” 라는 생각을 가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건 편견이라 생각하고, 또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는 일반고에 재학했고, 그때도 외고에서 했던 것과 동일하게 비교과를 챙겼습니다. 외고에서도 선생님들이 따로 챙겨주는 것은 없으며 결국 본인 혼자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주도적으로 해나가야합니다. 모든 기회는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입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을 기회로 삼아 주도적으로 비교과를 챙겨나가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주시는 발표기회, 수행평가, ~의 날 행사와 같은 자율활동시간, 동아리 활동, 대회 등 그 모든 것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기회를 잡아 목표를 위해 진행한 활동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면 됩니다.
제 활동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유네스코 심층 탐구 발표, 그리고 그 후속활동
나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학급 자율시간에 진행한 유네스코 심층 탐구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우리 사회와 정부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바로 정부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깨달은 점을 바탕으로 후속활동을 진행하여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한 정부 규제 거버넌스 환경 변화에 맞춰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방향성 제언 ; 콥과 로스의 정책 의제 설정 모형과 정책 모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짧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변화되는 정부 규제 환경의 변화에 대해 분석해보고, 실효성 있는 정책 제고를 위한 정책 의제 설정 모형에 대해 고민하여, 콥과 로스의 정책 모델을 골지로 하여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제도 마련, 전통적 규제방식에서 탈피한 합리적 규제제도 마련 등의 방안을 제언하였다. 이런 두가지 연구를 통하여 4차산업혁명에 따른 정부의 변화는 물론, 여러 행정학적인 모델도 학습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내 가치관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 영어뉴스 수업에서의 심층 탐구 ; 자율주행차와 공유경제, 그리고 코로나
수업시간에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뉴스를 보고 추가 활동으로 자율주행과 다른 4차 산업 혁명 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코로나 예방과 통제를 위해 어떤 식으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을 조사하여 분석해 발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의 신념인 정책과 과학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었고, 그리고 그 기술을 정책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 분쟁(자율주행차 사고 등), 국가나 기업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지식재산권 분쟁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우선 확립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이후에 공유경제와 코로나 상황과 관련된 논문 및 기사를 찾아 또 스크랩활동을 진행하고 코로나 진행으로 인해 공유경제 산업은 어떻게 발전/침체되고 있는지를 분석해보고, 그 과정에서 공유경제가 일반 산업에 비해 회복력이 뛰어나고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공유경제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금 상황에, 그리고 미래에 더 중요성이 커질텐데 그 가운데 공유경제 노동자 문제의 발생이 우려되었는데 이미 다른 교과에서 언급한 적이 있어서, 이를 심화시켜 공유경제 노동자가 다른 일반 노동자와 구분되는 특성을 분석해보았다. 특히 이들은 임시직 노동자이고 기존의 노사관계 속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방향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침체 뉴스로 수업을 진행한 후 스스로 코로나로 인한 경제 현황을 분석해보다가, 일반 산업에 비해 언택트 산업이나 4차산업혁명기술과 관련된 산업의 가속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가 지속될 경우, 혹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 언택트 산업이나 4차산업혁명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이에 따라 우리 생활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에 대해 예상해보는 글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언택트 산업이나 4차 산업 혁명 기술의 치열한 경쟁에 따른 필요기술의 선확보를 위한 특허와 요소기술을 가진 회사의 합병 및 지식재산권 소송 증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고, (예-퀄컴과 애플간의 특허소송), 이와 같은 부작용의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여 설명했다.
- 정치와 법 입법 청원 수행평가
정법 수행평가로 ‘인공지능 창작물 보호에 관한 저작권법‘에 대한 청원을 진행했다. 현재 다양한 업계에서는 AI 창작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인공지능창작물은 보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공지능 창작물을 보호하는 법을 통해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했다.
- 영어뉴스 수업에서의 심층 탐구 : 미국과 중국, 그리고 무역의 중심 지식재산권
틱톡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관한 뉴스로 수업을 한 후 미중 무역전쟁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진행했고, 미국이 중국에게 제재를 가 하는 이유가 결국에는 기술을 선점하고 독점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 핵심은 기술에 대한 권리인 지식재산권이 라는 점을 바탕으로 하여 글로벌 시사 스크랩으로 지식재산법의 국제 체제와 무역에서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선정한 후 지식재산 법의 다양한 국제 체제 (조약, 법)등을 조사해 정리해보고 인도의 사례를 중심으로 지식재산권의 무역에서의 중요성을 분석해봤다. 그리고 이렇게 커져가는 중요성에 비해 우리나라의 인식 수준은 너무 낮고 시스템도 미비하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 동아리에서의 국제기구 제안 활동
지식재산권이 미래 국제 무역의 중심이 된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현재 세계지식재산권기구는 예술 작품 관련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제시했다. 기술 및 전자플랫폼상에서의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인식 수준과 접근성이 낮다는 점에 주목하여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과 현 범위를 넘어선 전자 상거래 및 다양한 기술에 대한 조약 체결 및 각국 법제의 조화 도모의 방안을 제안했다.
이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것들은 제가 1-2학년 때 한 활동들의 극히 일부이며,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기회로 삼아 여러분만의 활동을 진행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약대 생기부를 어떻게 채웠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약대를 위해 했던 활동 몇가지도 첨부하겠습니다. 저는 2학년 때까지는 약대에 진학하겠다는 생각이 없어서, 위와 같은 과학기술정책, 법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했었고, 약대를 목표로 한 3학년 때부터 약학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약학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한다면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가 그 전까지 진행했던 활동들, 그 전까지의 가치관과 연결시켜 약학 관련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 동아리 활동
‘글로벌 무역관계에서 보는 제약시장과 의약품의 이용에 미치는 지식재산권 제도의 영향 ; 코로나 19 백신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 작성
- 영어 교과 시간에 배운 수능특강 지문을 이용한 활동
수능특강에서 소화제 오남용 관련 지문을 읽고 현대인의 약물 오남용 실태에 대해 조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점을 과학기술을 활용한 정책과 연결시켜 해결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원격의료, 신약개발과 빅데이터 관련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3. 이제부터 단계는 아니지만, 세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은 이런 활동을 하면서 꼭 기록을 해두시라는 것입니다.
저는 생기부 내 활동들 간의 유기성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을 했어서, 활동들끼리 어떻게 엮을 건지를 활동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게 활동 간의 연관성과 유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록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어떤 활동을 했고, 할건지를 기록해 놓는다면 활동을 하는 데 뿐만 아니라 추후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도 매 학기, 매 학년마다 활동들을 다 정리를 해서 기록했었습니다. 그리고 1,2학년 분들을 위해 팁을 더 드리자면 저는 1학년, 2학년 말에 1년동안 제가 한 활동들에 대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었습니다. 이 보고서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한번 작성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거창한 형태의 보고서가 아니여도 상관없습니다. 단순히 일기 형태로 느낀점을 정리해놓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4.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비교과도 중요하지만, 수능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시까지도 바라봤고, 최저 4합 5를 맞췄어야 하기 때문에 비교과에만 시간과 힘을 전부 쏟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수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마지막 내신이 끝난 바로 이 시기가 가장 나태해지기 좋은 시기입니다. 수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절실하게 임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생기부에 대한 욕심이 컸어서, 기말고사가 끝나고 비교과 활동과 독서 같은 걸 챙기기 시작해서 이걸 여름방학 초까지 끌고 갔었습니다. 딱 그렇게 7-8월동안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난 후, 그 이후에는 수능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7월까지 수시를 챙기느라 정시 공부는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어서, 더 간절한 마음으로 수능 공부에 집중했고 이것이 제가 수능으로도 서울대에 갈 수 있는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나태는 수험생활의 가장 큰 적입니다. 항상 경계하시고 본인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내신 챙기느라 수고하셨고,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습니다. 마지막까지 화이팅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분들도 6모 이후 지금이 지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공부를 아예 쉬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공부 리듬이나 감이 깨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휴식을 가지시며 꾸준히 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화여대
박소현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