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패스 닫기 고3 메가패스 오늘하루열지않음
중간고사 열공카페 오픈 닫기 중간고사 열공카페 오늘하루열지않음

원서 접수, 그리고

이름 : 양기서  스크랩
등록일 :
2022-09-15 04:08:15
|
조회 :
33,276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양기서입니다.

어느덧 9월 모평도 끝나고 수능을 두 달 가량 앞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13일부터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수능을 두 달 앞 둔 정시 준비하시는 분들도, 고민 끝에 나의 패를 던져야 하는 수시 준비하시는 분들도 바쁜 시기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번 칼럼을 쓸 때에는 다음 칼럼에서 수시 자소서 팁을 다루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미 대부분의 친구들이 자소서를 거의 완성했거나, 틀을 다 잡은 시점에 제가 한 칼럼을 다 채울 만큼 다룰 얘기가 많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소서 팁에 집중하기보다, '원서 접수'를 중심으로 원서 접수 기간의 마음가짐과 점검사항, 원서 접수 후의 공부, 그리고 저의 TMI 원서 접수 썰을 종합적으로 다뤄 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원서 접수가 끝난 후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수능 때까지 목표했던 공부를 다 하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봤고, 저의 경우 원서 접수 기간 동안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에 빠져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습니다. 또, 7월 칼럼에서 제가 전형과 과를 고민하던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떤 결말이 났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이 시기 누구보다 고민했고 불안했고 또 노력했던 저이기에, 여러분에게 진실하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입시의 케이스는 너무나 다양하고, 입시 연도에 따라 경향이 많이 바뀌기도 합니다. 따라서 저의 이야기는 여러분보다 먼저 입시를 거쳐간 한 사람의 이야기와 경험, 그에서 나온 조언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이야기와 경험과 조언이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니, 가는 길이 다르다고 괜히 비교하며 불안해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입시의 시나리오는 모두 다르게 쓰이니까요. 그렇지만 저의 글을 통해 작은 팁이라도, 한순간의 다짐이라도 얻어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엄청난 무게 있는 정보들도 가치 있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경험과 조언을 들으며 얻는 게 더 의미 있을 때도 있으니까요. 

* 또, 저의 이야기나 입시나 무언가에 대해 조언이 필요하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고, 2-3일 이내의 댓글은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답변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이 불편하시면 제 인스타 질문 계정인 @kisseo_study로 질문 주시면 제가 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글에는 현실적인 팁과, 여러분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섞여 있습니다. 수시 원서 접수 기간 중에 올리는 칼럼이지만, 그 마음가짐이나 조언은 정시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읽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나의 원서 접수 TMI

보통 원서 접수 기간과 그 이후에 공부 패턴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는 여름에 방황하고 스트레스받고 고민해서인지 이 기간은 상대적으로 순탄하게 흘러갔습니다. 물론 절대 편하고 완벽한 하루하루는 아니었지만요. 

저는 고3 여름이 되어서야 과를 자유전공학부로 결정했습니다. 지원하지 않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언론정보학과, 고3이 되어 잠깐 고민했던 사회학과, 갑자기 제 마음을 빼앗아버린 자유전공학부를 두고 어디를 지원할지 7월까지 저울질했습니다. 조금 놀라운 일일 수 있겠지만, 제가 자전을 알게 된 경로는 별 게 없었고, 그 과가 2년 넘게 준비했던 다른 과를 두고 제 마음을 한 번에 빼앗아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저는 9월 모평 때 서울대 인문계열에 갈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이 나왔습니다. 제가 수시 접수하면서 과를 가지고 너무 고민하니, 담임선생님께서 '네가 수시로 어떤 과를 가든, 그리고 정시로 인문계열에 가게 되더라도 네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라는 취지로 서울대학교 설계전공 홈페이지 링크를 보내주셨습니다. 설계전공은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전체로 확대된 제도인데, 학생이 여러 과의 강의들을 바탕으로 직접 커리큘럼을 구성해서 새로운 전공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제도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전 학생들만 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렇다 보니 자전에서 관여하고 있는 부분이 매우 컸습니다. 그렇게 설계전공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이어서 자유전공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런저런 게시물을 보며 자전이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자전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전공을 충분히 탐색할 시간이 주어지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문이과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1,2학년 때에도 여러 활동을 하며 '나는 대학에 가더라도 전혀 다른 계열로 복,부전공을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바람이 하필 3학년 1학기 말에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주체할 수 없이 커져버린 것이죠. 

저는 J가 8-90% 정도 나오는 확신의 계획형 인간으로, 공부와 입시 준비에 있어서 만큼은 체계적이고 확실한 걸 선호하고 중시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원서 접수 시기에 제가 이제까지 준비하고 생각해오던 전공과 다른 전공을 꿈꾸게 되었고, 약간은 무모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원서 접수하면서도 '이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지만, 그때 결국 원하는 선택을 했기에 지금 후회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물론 저의 생기부에 융합적인 탐구와 교과 간의 균형, 그리고 공부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잘 드러나 있었기에 가능했던 선택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이 있고 고민이 있었더라도 그것들을 글에 잘 녹여내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만드는 데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자전을 제대로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인재를 선호하고 어떤 공부가 가능하며 합격 사례는 무엇이 있는지 단기간에 알고 전략을 생각해야 했어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좀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이걸 보고 있는 고1,2 분들이 계시다면 최대한 빨리 마음을 정하고 활동을 하는 걸 추천하긴 합니다. 자소서도 없어지면 생기부를 통해 활동을 평가하게 되니, 최대한 지원하려는 과에 맞춰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모의고사 성적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장의 원서만 접수했습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지역균형선발전형,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활동우수형, 고려대 미디어학부 학업우수형 이렇게 3개를 썼습니다. 사실 이 3가지 전형을 정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대는 여러 개를 쓸 수 있어서 더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미래의 저를 믿으며 3장만 쓰기로 했습니다. 제 최종 목표는 '정시로도 서울대에 가자' 라는 짧지만 쉽지 않은 목표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수능을 더 열심히 준비해야 했어요. 다른 전형의 경우 면접이 수능에 앞서 있었기에, 수능에 좀 더 집중하고 싶었던 저는 면접이 수능 뒤에 있는 전형만 선택해서 원서를 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길이 줄어들어서 수능을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원서를 쓸 때 최저 기준, 내신도 중요하지만 입시 일정 역시 고려해서 나의 성향과 특성에 맞는 전략을 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1번 문항의 경우, 미디어 관련 활동과 심층적 탐구들, 2-3학년 때 활동했던 통계, 데이터 관련 내용을 자소서에서 다루었고, 전공을 넘어 제가 원하는 최종적인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자전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자소서를 작성했습니다. 연세대학교 1번 문항에는 미디어 관련해서 했던 많은 활동들을 아낌없이 집어넣었던 것 같습니다. 원서 접수 마지막 날까지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아이디어를 쥐어짜내며 최고의 자소서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막판에 맞춤법 하나 가지고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뒤졌던 기억도 나네요. 그만큼 예민하게, 또 꼼꼼하게 저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원서 접수 하루하루, 그리고 원서 접수가 끝나면 진학사나 각 학교 홈페이지에서 경쟁률이 공개됩니다. 연대 활우와 고대 학우는 원래부터 경쟁률이 높았고, 또 미디어 쪽이 인기 학과였기 때문에 경쟁률이 17-18이 되어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 자전의 경쟁률이 매일 심상치 않더니...21 입시의 거의 2배를 기록했습니다. 지균 전형은 성적도 다 높고, 최상위권 생기부이니 허수도 없을 것 같은데, 경쟁률이 이렇게 되면 어쩌란 말이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멘탈이 나갈 뻔했지만...곧 생각을 바꿔 정시를 준비하자!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그 후로 수시는 없는 것처럼 (생각하려 애쓰며) 수능을 준비해 나갔던 것 같습니다. 

22년도 입시의 경우 연대 활우는 수능 직전에 1차 결과가 나왔고, 고대 학우는 수능 당일 저녁 결과가 나왔습니다. 수능 전에 1차 결과가 나오는 경우, 사람에 따라 결과를 알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수능 전에 멘탈이 흔들릴까 무서워서 연대 결과는 수능 전에 절대로 알지 말아야지! 다짐했었는데요, 그날 하루 종일 실모 풀고 축 처져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혼자 몰래 확인하시곤 '1차 붙었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셔서... 그렇게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과를 알게 되었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오히려 좀 더 마음이 편해졌고, 결과를 안 게 수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건 정말 사람에 따라 다르고 결과에 따라 다른 거라, 본인의 판단대로 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네요. 만약 수능 전에 결과를 확인할 거라면, 붙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대처 전략, 마음가짐, 멘탈 관리법 등을 미리 생각해두는 걸 추천하긴 합니다.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변수가 발생한다면 약해진 멘탈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까요.

저의 원서 접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전형과 학교와 전략에 따라 너무나 다른 이야기가 쓰이겠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원서 접수 기간에, 수험 생활에 겪는 혼란과 어려움이 지극히 평범한 거라는 걸 아셨으면 하는 마음에, 모두가 다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그렇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걸 믿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저의 이야기를 조금 길게 적어봤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보다 무모한 사람도 있구나~ 또는 나만 이렇게 고생하는 게 아니구나~ 라는 공감이라도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네요:)


2. 원서 접수 전후, 너에게

위와 같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서 접수 기간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1)이미 지원한 거, 경쟁률에 피말리지 말자

원래 경쟁률은 높고, 작년보다 뭔가 불리해진 것 같고, 내가 가는 데에 남들도 따라 가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이미 지원했는데 최종 경쟁률이 작년보다 높아졌다면, 그만큼 허수도 많아졌겠구나 생각하고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네요)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지원한 전형 그리고 전공에 대한 확신, 내 노력과 활동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높은 경쟁률도 어떻게든 뚫어 나갈 수 있습니다. 원서 접수가 끝나고 자꾸 되돌아보지 마세요. 이미 끝난 일은 끝난 대로 넘기고, 앞으로 남은 시험에 집중하세요. 괜히 불안해서 누가 지원했나 찾아보고, 경쟁률 비교하고, 후회하지 마세요. 그렇게 후회하고 곱씹으며 시간을 보내기엔 할 일이 너무 많고,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 아까우니까요. 

2)뒷북 금물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 많은 자료를 접하셨을 것이고, 생기부를 마무리할 때도 마찬가지로 앞선 우수 사례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입시 조언들을 참고하셨을 것입니다.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딱 그 때에만 가치 있는 일입니다. 원서 접수 끝나고 괜히 불안한 마음에 유튜브, 커뮤니티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다른 생기부는 어땠는지, 선배들은 자소서를 어떻게 썼는지 보고 불안을 더하지 마세요. 앞으로 걱정할 일도 많은데 굳이 노력해서 걱정을 더할 필요는 없습니다.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시기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에서 1년에 걸쳐 개념 공부를 하고, 그 후 응용 문제로 넘어가고, n제를 풀고, 복습을 하고, 실모를 풀고, 오답노트를 하는 등 각자의 공부 순서와 타임라인이 있는 것처럼, 수시에서도 각 시기에 알맞은 일이 있습니다. 지필고사 전에 열심히 내신 공부를 하고, 생기부 마감 전에 열심히 발표, 탐구활동, 독서를 하고, 원서 접수 전에 열심히 자소서 쓰고 고치고, 원서 접수 후에 수능 공부와 면접 준비를 하는 것이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남은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해야 할 일, 나에게 최선의 일을 찾아 그것에 온전히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나를 들여다보는 건 힘든 일이야

자소서를 쓰고 완성하고 원서 접수하는 데에는 많은 정성이 필요하고, 체력 소모도 상당합니다.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내가 고등학교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고, 바쁘게 활동하고 공부하고 달려오다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게 생각해보며 때로는 뿌듯하기도, 때로는 나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지기도 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동안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자소서를 막상 쓰려니 아쉬운 점, 부족한 점만 눈에 들어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주변으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들으며 나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도 했을 거예요. 생기부를 채우고 대학에 가야 해서 어쩌면 조금은 기계적으로 준비했을지 모르는 입시의 중요한 순간 앞에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고, 여러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고, 흔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원서 접수가 끝나고 너덜너덜해진 나 자신을 다잡고, 또 한 번의 중요한 순간을 위해 공부해 나가기가 쉽지만을 않을 겁니다. 생각은 계속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과거를 돌아보고 있을 수도 있어요. 이 모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나를 들여다보고, 성찰하고,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니까요. 그러나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입시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의미 있는 성찰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요. 원서 접수가 끝나면, 또 자소서 쓰는 일이 끝나면, 면접을 제외하고 수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끝나면, 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나 자신 대견하다고 칭찬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잠시 힘든 순간에 대한 보상을 해 주거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일을 해도 좋아요. 그러나 너무 그 시간이 길고, 남은 공부에 지나치게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의 판단 하에, 내가 해낸 일을 칭찬하고, 앞으로의 레이스를 위한 재충전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3. 원서 접수 마감 전 마지막 점검사항

이건 조금 더 실전적인 팁입니다. 자소서 다 입력하고 마지막에 점검할 때 한 번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자기소개서, 막판 점검

아마 지금쯤 자소서는 다 입력해 놓고, 떨리는 마음으로 원서를 접수하거나, 원서 접수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며 자소서를 계속해서 수정하고 계실 텐데요. 이 시점에 자소서를 마지막으로 점검할 때 참고하면 좋을 만한 내용을 적어 봤습니다. 

(1) 자신감이 생명이다!: '능동성'을 드러내는 단어와 어미, 접사 선택하기

사소한 것이지만, 글쓴이의 태도나  독자가 내용을 받아들일 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태도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느낌과 의미가 달라집니다. 가장 사소하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이것을 좌우하는 게 단어, 어미, 접사 등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에서 시킨 것처럼 보이는 활동, 수동적으로 참여한 활동은 겉으로는 멋있어 보일 수 있어도 그 주체인 '나'의 성장과 중요성이 강조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같은 활동을 나타내더라도 나의 능동성과 주체성, 적극성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단어, 어미, 접사를 선택하면 좋습니다. 

'~하게 되었습니다' '배웠습니다' 보단 '`했습니다', '탐구했습니다', '직접 공부했습니다' 등을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수동 표현을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았는지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자소서엔 '나'의 생각과 판단과 공부, 주체적인 성장이 잘 담기도록 하는 게 좋으니까요. 

또, '판단했습니다', '~한 생각으로 나아갔습니다' 등, 나의 생각과 능동성이 담길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보면 글의 느낌이 확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 반복적인 마무리는 피하기

공부와 탐구의 내용을 담은 자소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와 어미, 접사는 한정적입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문장을 마무리한다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피로도도 높아집니다. 또, 하나의 스토리기 아니라, 문장과 활동의 나열로 판단하기 쉽게 됩니다. 특히 '생각했습니다', '하였습니다'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나 다른 표현을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자소서는 나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며,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고, 소중하니까요. 

(3) 맞춤법, 엉뚱한 이야기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맞춤법은  글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글쓴이의 정성과 기본 교양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지원서를 읽을 때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로 입사관, 면접관이 항상 꼽는 것이 맞춤법입니다. 혹시라도 틀리지 않았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또, 학교나 학과 이름을 틀리게 쓰는 등의 사소하지만 큰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점검해보세요. 학교 이름 바꿔 쓰는 것부터, '학과'와 '학부'를 혼용해서 쓰거나,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인데 '커뮤니케이션미디어'라 쓰거나 하는 등의 실수에 주의하세요. 끝까지 끝까지!! 잘못된 게 없는지 매의 눈으로 체크해야 합니다.

2) 기간 꼭! 잘 점검하기

원서 접수 기간, 자소서 입력 기간은 학교별로 상이합니다. 9월 13일-17일 사이 3일을 하도록 되어 있을 텐데요, 학교별로 다르니 지원할 때 헷갈려서 원서를 입력하지 못하는 등의 실수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플래너나 캘린더에 잘 메모해두고 체크해주세요:)



4. 원서 접수 후 mindset

1) To 수시러: 정시밖에 없는 것처럼

저의 목표달성 수기에도 적혀있는 내용입니다. '수시러지만 정시러처럼'. 위에서 언급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엔, 정시밖에 없는 것처럼, 수시는 다 잊고 남은 일에 몰입하세요. 작년 이 시기, 수시 원서 접수를 마치고 힘들어할 때 김동욱 선생님이 강의에서 '수시가 없다고 생각하고, 정시 준비하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이 참 인상 깊게 남았던 것 같아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고, 완전히 생각을 안 하는 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하고, 나에게 남은 건 이제 수능 뿐이라는 생각으로, 남은 할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고, 실모를 풀고, 오답노트를 하고, 복습을 하고, 약점을 보완하고, 선지 정리를 하고...평범한 듯 규칙적으로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쌓여 수능날의 나를 만들 것입니다. 수시가 끝났다고 마음을 놓거나, 정시만 남았다고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루틴을 유지하고, 나에게 맞는 양의 공부를 꾸준히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2) To 정시러: 나는 나, 너는 너 

학교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의 경우, 수시 접수 전후로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해질 거예요. 수능 전에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수시만 준비하는 친구들은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나면 사실상 할 일이 면접 준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풀어지게 되죠. 그래서 수시와 정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고등학교의 경우, 정시를 온전히 준비하기가 힘들 수도 있어요. 꼭 시끄러워서가 아니라, 이미 입시의 중요한 고비를 넘긴 친구들, 또는 이미 합격했거나 합격에 가까워진 친구들을 보며 자신과 비교하거나, 초조함을 느끼게 되거나, 함께 긴장을 풀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입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능은 정말 '마이웨이'입니다. '네가 뭘 하든 난 내 갈 길을 간다'라는 초연한 마인드로, 주변 신경 쓰지 말고 할 일을 해야 합니다. 너는 너고, 나는 나입니다. 모두의 입시는 다르고, 수능의 중요도도 다릅니다.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만 온전히 집중해서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준비를 후회 없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5. 원서 접수 후 공부 : 패턴 되찾기 그리고 고정된 일정 만들기

수시 준비를 하면서 공부 패턴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이걸 빨리 회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상시간부터 각 과목별 공부 시간과 공부량, 점심시간, 쉬는 시간, 취침시간까지의 루틴을 되찾아야 합니다. 저는 이때 고정된 일정, 기계적인 일정을 넣어서 패턴을 되찾는 걸 추천드립니다. 고정된 일이라는 건 실모와 같이 푸는 시간과 양, 해야 할 일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패턴을 되찾을 때, 각 과목별 시험 시간에 맞게 실모를 풀거나, 그 시간에 맞춰서 해야 할 공부를 집중해서 하는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시간 계획 없이 자율적인 공부를 하면, 딴 생각이 자꾸 나거나, 오랜 기간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잠시 풀어졌을 때, 자기 스스로에게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각자의 방법이 있겠지만, 혹시 이전과 같이 공부하는 게 어렵다면 기계적인 공부 일정을 만들고 그를 따르는 규칙을 세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능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자소서를 쓰고 원서 접수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수능 공부를 이어가던 때가 정말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새내기가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다음 수능이 이렇게 빨리 다가왔네요. 이제 곧 23학번(낯선 숫자네요...)이 들어오고 후배가 생긴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참 이상합니다. 저의 2022년은 참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네요. 여러분의 수험생활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60일 좀 넘게 남은 시점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어떤 수험 생활을 보내고 있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여러분 모두 정말 대단합니다. 남은 기간은 길지 않지만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는 시간이니, 끝까지! 멈추지 말고! 후회 없는 여러분의 입시 이야기를 완성하셨으면 좋겠네요:) 

항상 응원합니다.

쓸 때마다 길어지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양기서
멘토

서울대

양기서 멘토

  • ○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2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비밀글쓰기
등록

- 300자 이내로 작성해주세요. - 댓글(답글 포함)은 한 게시물 기준 하루에 3개까지 작성 가능하며, 삭제한 댓글도 작성한 댓글로 간주합니다. 게시물 관리 정책 확인 >

검색  비밀글 제외
전체 44
  • 김*원     2023-10-23 18:41:10

    답글

    신고
    비밀글입니다.
  • 김*민     2022-09-20 23:17:42

    답글

    신고
    이 칼럼을 왜 2지망 대학 자소서를 내고 봤는지... ㅠㅠㅠㅠ 이 칼럼을 보고 고칠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1지망 대학 자소서를 열심히 써보려고 다짐했습니다..!!
  • 정*빈     2022-09-18 22:15:58

    답글

    신고
    비밀글입니다.
  • 정*빈     2022-09-18 22:10:24

    답글

    신고
    비밀글입니다.
  • 윤*빈     2022-09-18 20:21:13

    답글

    신고
    경쟁률 때문에 심란했는데.... 감사합니다 정말 ㅎㅎ
  • 안*완     2022-09-18 11:06:43

    답글

    신고
    비밀글입니다.
  • 멘토양기서    2022-09-18 11:20:20 신고
    비밀글입니다.
  • 문*원     2022-09-17 20:52:53

    답글

    신고
    우와 진짜 올해 본 것 중에 제일 도움되는 칼럼이에요 자소서 말투 다 고치러 갑니다,,,
  • 멘토양기서    2022-09-18 11:18:41 신고
    기분 좋아지는 댓글이네요ㅜ 감사합니당!
  • 권*은     2022-09-17 18:57:50

    답글

    신고
    엉엉
  • 정*연     2022-09-17 16:26:32

    답글

    신고
    이글보고 자소서말투 전부 바꿨어요ㅠㅠ 감사합니다!!!!
  • 멘토양기서    2022-09-18 11:17:51 신고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 황*민     2022-09-17 14:23:42

    답글

    신고
    항상 글에서 도움많이 받고 있어!!
    수능 끝나면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한번만나자!!!
  • 멘토양기서    2022-09-18 11:17:26 신고
    헐 감동이다ㅜㅜ 수능 진짜 마지막까지 힘내고 끝나고 만나장!!
  • 최*식     2022-09-16 22:25:37

    답글

    신고
    수능 원서 접수 이후에 다른 곳에서 수능 보도록 바꿀 수 있는 걸로 아는데요...?
  • 박*훈     2022-09-16 21:29:10

    답글

    신고
    행정업무인데 밑에분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답은 안된다 입니다
  • 문*주     2022-09-16 20:41:40

    답글

    신고
    저기 여쭤 볼데 없어서 여쭤보는데요 수능 접수 이후에 주소지 변경 가능한가요???
  • 김*오     2022-09-16 17:23:12

    답글

    신고
    어중간하게 수시 넣는 정시러인데 며칠째 자소서에 시간 뺏기고 순공시간이 쭉쭉 줄어드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빨리 마무리하고 루틴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 멘토양기서    2022-09-18 11:16:26 신고
    감사합니다:) 힘 내세용!
  • 권*리     2022-09-16 10:11:25

    답글

    신고
    비밀글입니다.
  • 멘토양기서    2022-09-18 11:15:29 신고
    비밀글입니다.
  • 윤*영     2022-09-15 21:35:20

    답글

    신고
    원서접수끝나고 괜히 불안한 딱 이 시점에 좋은 글 정말 감사드려요
  • 멘토양기서    2022-09-18 11:13:47 신고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파이팅 파이팅!
  • 유*현     2022-09-15 16:32:40

    답글

    신고
    수시원서오늘 다 쓰고 마음졸이고 있었는데, 다시 마음잡아야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멘토님 ♡
  • 멘토양기서    2022-09-17 16:05:17 신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뿌듯하네용:) 마음 다잡고 끝까지 힘냅시당!
  • 최*빈     2022-09-15 16:19:40

    답글

    신고
    나에게 남은건 수능뿐,,인거 너무 잘아는데
    맘이 왜이렇게 붕뜰까요ㅜㅜㅜㅜ
  • 멘토양기서    2022-09-17 16:03:59 신고
    머리로 알아도 마음을 잘 통제하긴 쉽진 않죠ㅠ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할 일 차근차근 해 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당 힘내세용!
  • 김*은     2022-09-15 15:41:45

    답글

    신고
    나는 나 , 너는 너. '마이웨이'
    지금 제게 꼭 필요한 말이었어요 감사합니다..!
  • 멘토양기서    2022-09-17 10:10:27 신고
    정말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게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남은 기간 후회없이 보내길 바랍니다!
  • 정*운     2022-09-15 12:57:28

    답글

    신고
    좋은글 감사합니다.
  • 멘토양기서    2022-09-17 10:13:16 신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