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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이름 : 노연준  스크랩
등록일 :
2023-03-28 23:47:04
|
조회 :
29,655
안녕하세요!
지난 해 벚꽃이 질 때쯤 첫 칼럼을 썼던 것 같은데,
올해 벚꽃이 피어날 때가 되어 어느덧 마지막 칼럼을 쓰는 날이네요.
저는 환절기 감기에 아주 심하게 걸려서 고생하고 있는데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세요!
여러분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셨나요?
뒤를 돌아보는 순간보다 앞을 향해 달린 한 해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마지막이니만큼, 평소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지금까지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수능이 끝난 이후의 삶, 그리고 제가 수능이란 걸 접하기도 전의 삶에 대해 글을 써 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가고 싶은 대학, 가고 싶은 학과가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 때는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했어요.
저희 엄마께서 지금도 가끔 우스갯소리로 해 주시는 이야기가, 저는 나이를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어릴 때도 친구 집에 놀라고 데려가면 그 집에 있는 책을 꺼내 읽는 아이였다고 해요.
중학교 때까지는 당연히 제가 국어국문학과에 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항상 국어였고, 글쓰기나 토론 과제가 나오면 집에 가기 전부터 설레어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중학교 1학년 때 과학에 흥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과학이 재밌어서라기보단, 중학교 첫 시험에서 주변 친구들이 전부 과학 시험을 망쳤을 때 혼자만 97점을 받았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그 느낌을 계속 되살리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중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엔 저는 전형적인 이과생이 되어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는 당연히 공대에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물리였고, 언젠가는 나도 휴대폰 같은 걸 만들며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원하는 과는 전자/전기공학과였습니다.
심지어는 재수 때 수능 전날까지도 난 공대에 가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저는 왜 수의대에 왔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고, 그 해 수능 성적이 수의대에 지원할 만큼 잘 나와 주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습니다.
동물이 아프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더없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수의사가 되려면 수의대에 가야 했기에 수의대에 입학한 거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제가 간과했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바로...
‘수의사가 되려면 수의대를 졸업해야 한다’
라는 간단한 사실이었어요.
저는 그냥 동물이 좋고, 동물을 치료하고 싶었던 거지
수의사가 되기까지 수의대생으로써 공부하는 삶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재수를 마치고 21살에 수의대에 입학했으니 무려 27살이 될 때까지 이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도 말이죠...
저는 수의대에 다니는 1년간, 그리고 지금까지도 매우 너무 아주 힘들었고, 힘들고 있고 (정신적이고 그리고 육체적으로), 동기들 중에선 이 학교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로 수의사가 되고 싶고,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지금도 그 마음엔 조금의 변화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수의대에서의 공부는 이상하리만큼 고통스러운 걸까요?
지난 1년간 내 막연한 미래와 현실에서 해내야 하는 공부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이런 고민들을, 경험들을 여러분께도 꼭 전달드리고 싶었어요.
19살, 20살, 21살, 22살...
누군가가 말하는 꽃다운 시절을 수능만을 바라보고 지내는 학생들이 많죠.
그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시나요?
그럼, 대학에 와서 보낼 그 이후의 몇 년은 어떤가요?
한 번 사는 빛나는 20대,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시간들로 채워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대학을 졸업한 이후의 몇십 년을 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수의대에 입학했구요.
그런데 대학에 와 보니, 나중에 나이 들어서 보낼 몇십 년도 분명 중요하지만 지금 지나가는 시간들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직 사회에 나가 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 소리만 하고 있는 걸까요?
20대의 시간쯤이야 나중에 많은 돈을 번다면 보상받을 수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왜 이 세상에는 청춘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저는 여러분들이 꼭 각자의 꿈을 쫓아가는 20대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을 직업학교만으로 여기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찮게 여기고 지나가기에는 대학만 바라보고 달려온 지난 시간들이, 대학에 입학해서 보낼 꽃다운 청춘의 시간들이 너무 아까우니까요.
오늘부터라도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뭘지 생각해보세요.
내가 그 학교에서, 그 과에서 공부를 하며 찾을 수 있는 사명감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세요.
지금 하는 모든 일은 사실 행복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거니까요!
첫 칼럼에서, 여러분의 일 년이 공부하는 기계처럼만 지나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썼던 것 같은데
저도 일 년간 여러분과 함께하며 그 말의 의미를 다시 찾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자기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공부를 하는 대학생활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제 마지막 이야기를 마칩니다.
일 년간 부족한 글을 읽어 주셔서,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저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댓글 또는 큐브 질문으로 남겨주세요.
제가 요즘 좀 바빠서 댓글이나 큐브 앱을 자주 확인하지는 못하지만 꼭 하나하나 답변 달도록 하겠습니다.
또 목표 달성 장학생 활동을 마친 이후에 큐브 QCC 등에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은 없지만, 큐브 1:1 질문은 항상 열어둘 생각이니 제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언제든 찾아주세요.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 노연준
멘토

건국대

노연준 멘토

  • ○ 건국대 수의예과 22학번
  • ○ 자연계열 / 정시전형
  • ○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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