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 장학생 제19기 최수교입니다. 어느새 2024 수능이 막을 내리고, 11월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네요. 떠나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이 되어 올해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어떤 이야기부터 전해야할지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수능을 잘 쳤는지 못 쳤는지, 결과가 만족스러운지 아닌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이번 수능을 준비하면서, 또 수능을 치르면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늘 과동기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미련’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며 제가 느낀 것은 어떠한 선택에도, 어떠한 결과에도 미련이 없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저 역시도 가끔 그때 지구과학을 3번으로 찍었더라면, 검토를 한 번만 더 했더라면 하는 생각들을 하곤 합니다. 수능 결과에 대한 미련은 당연히 존재하며, 수능 준비 과정에서의 미련도 가득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 이러한 미련이 큰 후회나 자책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요. 지난 날에 대한 후회보다는, 과거의 내가 무엇을 얻고 느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수능을 준비하며 단 하나라도 새로운 감정을 느껴보았거나, 단 하나라도 새로운 것을 얻었다면 미련을 떨쳐낼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수능이 끝나고 어떠한 허무함과 공허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6개월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동안 밥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했던 노력의 결과가 단 하루만에 끝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찌보면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여태껏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왔는데, 한순간에 그 목표가 사라진 셈이니까요.
허무함이나 공허함 같은 감정들은 부정적인 감정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감정들도 소중히 여겨주는 것은 어떨까 싶어요.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기억해둔다면, 이는 좋은 경험이자 먼 훗날 나에게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총 두 번의 수능을 치르며,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소중히 담아둔 것이 제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거든요. 저에게는 수능을 준비하고 치르며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이,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얻은 것들 중가장 값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 ‘박효신-The Dreamer’에 이러한 가사가 나옵니다.
“그 작은 슬픔들이 소중한 거란다.”
“그 작은 이유들이 너를 만든 거란다.“
제가 한동안 꼭꼭 곱씹어보던 가사들입니다. 세상 그 어떠한 일도 무의미하지 않고, 세상 그 어떠한 시간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없다고 생각해요. 그간 달려온 여러분의 시간들을, 노력들을 빛나고 값진 것으로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수능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으셨나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분들도, 같은 길을 한 번 더 걸어보고자 하는 분들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인연이 된다면, 글을 통해서든 다른 곳에서든 다시 닿을 일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희대
최수교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