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여름진료 봉사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2) 설의생의 생기부 2탄
제 이야기가 많이 길었네요!
약속드린 대로 8월에도 생기부 관리법에 관해 칼럼을 써 보려고 합니다.
이번 글은 ‘망한 생기부 복구법’입니다.
지난 글에 어떻게 하면 좋은 세특을 쓸 수 있는지 제가 상세하게 설명드렸지만, 이미 세특 기재를 아쉽게 완료하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도 2학년이 되어서야 어떤 생기부가 잘 쓴 생기부인지 알게 된 사람으로서, 이 부분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전에, 세특의 기본적인 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세특에는 본인이 한 활동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탐구활동의 수는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활동이 간단하면 안되고, 하나의 활동에서 이어진 후속활동까지 자세하게 기재되어야 합니다! 즉 활동은 여러 개더라도 그 활동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길게 이어져야 하는 것이죠.
1학년 때 저는 제가 뭐든 열심히 하고, 적극적인 학생이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과목별로 여러 가지의 후속활동을 하고 그걸 전부 다 세특에 집어넣으려고 했습니다.
열정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1500바이트라는 제한된 글자 내에 그걸 모두 집어넣으면 한 활동에서 내가 왜 그걸 하고, 어떤 걸 했으며, 느낀 점은 무엇인지를 전부 넣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래와 같은 제 통합과학 세특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한 활동이 모두 들어가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2학년이 되어서 다시 읽어 본 제 세특에는 깊이라고는 전혀 없이 ‘나열식 생기부’에 불과했습니다.
그 이후에 저는 활동 하나를 자세하고 깊이 있게 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심지어 하나의 탐구로도 세특 하나를 꽉 채운 적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수정이 불가능한 1학년 생기부를 보면서 이걸 어떻게든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의 결과로 얻게 된 제 나름의 팁, 일명 ‘망한 생기부 복구법’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1학년 때 많은 활동으로 짧게짧게 서술된 활동 중, 2학년과 3학년 때 이것들을 골라 더 자세히 탐구하는 방법으로 활용했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소개한 한국사 생기부도, 사실 1학년 때 부족했던 제 한국사 생기부를 보충하기 위한 제 나름의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복지정책에 관심이 많았는데, 1학년 때 수업 중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만 한 게 아니라 다른 훌륭한 업적들도 정말 많다’라고 하신 한국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세종대왕의 다른 정책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책을 통해 세종대왕의 업적을 찾아보던 중 제 관심사인 복지정책을 발견했고, 추가로 논문을 찾아보면서 현대 복지정책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좋았으며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비교 분석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 시간에 또 다른 활동을 두어 개 정도 했었는데, 이 3가지를 모두 넣다 보니 제가 탐구했던 복지정책(시정 제도)은 아래와 같이 정말 간략하게 쓰였습니다.
제가 탐구했던 세종대왕의 시정 제도는 개인적인 후속활동이어서 선생님께서는 처음에는 저 내용 대신 다른 활동으로 세특을 채워 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탐구했던 걸 넣고 싶어서 따로 보고서를 제출하며 부탁드렸고, 1500바이트를 맞춰야 하는 관계로 저렇게 2줄이 실제로 끝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제가 했던 활동들이 모두 들어가 있어 뿌듯했지만, 2학년 때 저걸 다시 읽어 보니 제가 시정 제도와 현재의 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어떻게 비교했는지, 어떤 자료를 참고해서 분석했는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세심한 복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복지가 필요한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현 장애인 돌봄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기준표까지 만들어서 꽤 정성들인 보고서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활동까지 꾸역꾸역 집어넣다 보니 자세한 설명이 들어가는 게 불가능했던 것이죠.
그래서 저는 1학년 때 보여주었던 ‘복지정책’에 관한 제 관심을 2학년 한국사에 그대로 연계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1. 1학년 때 부족하게 서술된 부분을 2, 3학년 때 보충할 수 있음
2. 학년 간의 연계성을 보여줄 수 있음
3. 탐구활동의 주제 선정에 들어가는 시간이 은근히 많은데, 그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음
이러한 이점들이 있습니다!
잘 참고하셔서 아쉬운 생기부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잘 보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생기부 컨설팅 이벤트 후기
마지막으로, 7월에 진행한 무료 생기부 컨설팅 이벤트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00명이 넘는 분들이 신청해 주셔서 놀랐고, 다들 제 도움이 절실하다는 걸 알기에 그중 3분만을 선정하는 게 너무 어려우면서도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최대한 도움이 절실해 보이는 분들 위주로 선정했으며, 지망 학과나 학년도 다양하게 선발하려고 했습니다. 선발된 분과 선발되지 않은 분들 모두 연락을 드렸고, 컨설팅도 진행 완료했습니다! 실제로 컨설팅을 했다는 증빙(?)을 위해 제가 컨설팅을 해 드린 3분의 후기를 여기에 남깁니다. 허락을 받고 올리는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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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더운데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목감기가 걸린 상태로 하루에 과외를 몇 시간씩 한 탓에 목이 완전히 쉬어 버렸답니다ㅠㅋㅋㅋㅋ
저처럼 절대절대 아프지 마시고... 남은 8월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건강이 최고라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ㅎㅎ
서울대
성수진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