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태연입니다.
저는 두 달 간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이틀 전 귀국하여 본가에 있습니다. 현재는 (시차적응 망했지만) 집에서 책 읽고 보고 싶었던 친구들 만나고 하고 있네요. 정외특..으로 매일같이 뉴스를 보는데 중동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짧은 독서 스터디를 하나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2학기 수강신청을 마무리했는데, 남은 반년도 전공 3개에 외국어 공부, 학회에다 모의국회까지 여러분만큼은 아니지만 바쁠 듯하네요.
한국에 오니 반바지랑 민소매를 입어도 너무 습하고 더워서 놀랐어요. 이런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여러분 너무 대단합니다.
잠깐 제 썰을 풀어보자면 거의 4월부터 비자와 집 구하기, 미국에 와서는 친구 사귀기부터 여행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책임지고 꾸려나가야 해서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는데, 그만큼 시야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모뉴먼트 밸리에 다녀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입시할 때 정말 좋아했던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에 등장했던 곳인데, 학기 끝나고 국립공원을 돌며 버킷리스트를 이뤘습니다.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그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어서 포레스트 검프의 술술 풀리는 인생을 좋아했는데, 힘든 입시도 끝이 있었네요.
(생각해보니 모둠영상이 내려갔네요.. 질문이 많아서 추가합니다..!! 미국에는 저희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계절학기 들으러 다녀왔습니다! 제 전공이랑 미국 현대사 공부하고 왔습니다 ㅎㅎ 영어 저도 잘 못합니다.. 딱 수능 공부만 했어서 여기 오자마자 한계에 많이 부딪혔습니다ㅜㅜ 아마 저희 과에서 제가 가장 못할거예요.. 그래도 언어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꾸준히 공부하니 조금씩 느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매일같이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는 실력을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현재 원서 고민, 학과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학종은 어떻게 보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는 학종을 준비하던 당시에 명확한 진로를 설정하고 활동을 해야 할 것 같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한 학기가 지난 현재는 그때와 꽤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네요.
하라는 공부만 했는데 미래의 학과를 결정하라니 참 어렵죠. 그래도 입시가 끝나고 친구들과 돌아보니, 대학은 굳이 한 방향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관심분야를 깊게 탐구하고 확장해낸 학생을 잠재력 면에서 좋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당장 눈 앞의 시험에 정신없겠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고 끌리는 게 뭔지 조금은 느껴보시길 바라요. 이 과목보다는 저 과목이 재밌고, 등등은 충분히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잖아요?! 거창한 장래희망이 아니라 단순한 관심사라도 학교생활에 녹여보셨으면 합니다.
저도 어찌저찌 입시를 끝냈지만, 제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몰라서 대학에 와서도 미래가 막연하고 막막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두 달간은 오로지 제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하며 제 가치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대학에 오면 이미 여러분이 가지고 있던 관심분야를 깊게 공부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며 견문을 넓힐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사 강연도 많고요. 반복되는 지겨운 공부에 잠깐의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미래는 답이 없어 보이지만 지금 눈 앞의 시험지에는 답이 있다구요^^
여담으로 국립대에 오시면 낮은 등록금 + 장학금으로 이 모든 걸 정말 적은 비용으로 누리실 수 있습니다~!~! 국립대 강추!!!
농담입니다 ㅎㅎ,,,
요즘 무물보 답변을 하고 있는데 (저 말고도 다른 대단한 멘토분들이 열심히 답변해주시고 계시니 많관부입니다!!) 기출분석, 복습에 관한 질문이 종종 보입니다.
저는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모르는 것'에 시간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을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모의고사 풀기고요.
아는 것을 공부하면 문제도 더 잘 풀리고 공부량도 많아져서, 잠깐의 복습 외에는 할 필요가 없는 쉬운 공부임에도 우리는 더 성취감이 들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성적은 제자리일 것입니다. 9월 모의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강박에 사로잡혀 '책 한 권을 다 끝내야지!'라고 결심할 때가 아니라 정말로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때입니다. 그와 동시에 시간관리를 연습해야 합니다.
모의고사를 풀고, 모의고사 피드백 중심으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과정에서 개념부터 공백이 보인다면 절대 안 늦었으니 무조건 다시 공부하셔야 하고요.
피드백은 해설지 보고 음 그랬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모의고사 풀자마자 패인을 메모해두고(직접 기록하며 복기하는 거랑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거랑 차원이 다릅니다) 며칠 뒤 다시 문제를 혼자 풀어보아야 합니다. 안 풀리면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입니다. 사고력 기르는 게 중요하다며 암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는 한 문제를 몇 시간이고 주구장창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보다는 스펀지처럼 여러 풀이와 사고방식을 습득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인강도 완강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렵고 헷갈리는 부분 위주로 듣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건 수능 수험생분들께 맞춘 조언이므로 고1, 고2 분들은 기초부터 탄탄하게 밟아나가세요! 공부법 고민되시면 질문 주세욥ㅎㅎ)
그래서 오늘은 제가 작년 8월 둘째 주에 썼던 모의고사 피드백을 들고 와봤습니다. 저는 모의고사를 풀 때마다 스스로에게 (약간 매운) 조언을 해준다는 느낌으로 피드백을 작성했고 수시로 확인하며 실전 대비를 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시고 참고해보세요!! 점수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때 9모 2주 앞두고 정말 장난 아니게 틀렸는데ㅋㅋ,,, 확실히 짜증 나도 목표에 비해 처참한 실력을 직면하고 나아가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만 저는 국영사탐 최저러였어서 확통 제외 수학 공부는 8월부터는 거의 안 했고 보시는 것처럼 모의고사 풀 때만 한두 개 같이 풀었습니다.
#국어 (EBS FINAL 2회분 언어와 매체)
1. 점수: 88
2. 틀린 문항/유형: 문학 4개, 매체 1개
3. 피드백: 행동의 내막 = 사건의 이유, 보기에 현실 순응, 저항 나왔으면 인물간 대립이 아닌 여러 인물의 순응->저항 변화도 가능, 분위기 보고 저항이라고 하지 말고 도피, 산송장 등 단어 보고 열어서 생각하기, 사물이 ~~ 반기는 듯 -> 감정이입(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다른 대상에 집어넣어 대신 나타내는 표현 기법), 고전 멋대로 해석하지 않기, 고전에서 다른 사람 많이 속이는데 그때는 대사나 행동도 진짜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 척한 것, 규범 따른다=옛사람 말 언급, 고지식 젊은 세대라고 규범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기, 보기 제대로 읽고 인물별로 입장, 태도 제대로 파악하기, ~거나 ~라도 ~~ 행 넘어가도 연결어미 잘 파악해서 시어 긍정 부정 파악, 음절 구조 제약은 탈락이랑 음끝규, 단순히 종성 바뀌어도 음절구조가 아니라 비음화일수도, '어디든지지 가도 좋다'에서 '어디' -> 특별하게 정해진 곳 X, 매체에서 여기에 등 지칭하면 포스터인지 누리집인지 제대로 확인하기, 특수어휘 상대높임도 당연 적용가능
#국어 (EBS FINAL 3회분 언어와 매체)
1. 점수: 91
2. 틀린 문항/유형: 비문학 3개, 문학 1개
3. 피드백: 현대시 부정 -> 의지 가능, 소멸 -> 유한성, 애상감 파악, 국화 -> 충신 (지조, 절개), 백일 = 임금 = 해, ~면 ~하려마는 = 하지 못했다, 문제해결 -> 사건의 긴장감 완화, 인물 긍정 부정 표시하면서 읽기, 행동의 원인 제대로 파악하기 (그냥 싫어서인지 질병 때문에 싫어서인지 등), 그래프는 뭘 찾는지 목적 가지고 읽기, 그래프 비례관계가 아니라 무차별곡선일수도, 그래프 위로 올라갔을 때 -> x y 둘다 올라간것 xy 곱도 올라감, 수식 써놓아야함, 추론문제 무조건 지문 보고 확인 -> 처벌강도X처벌확률 중 확률이 낮아지면 강도 올려야 하는데 이러면 지급불능 가능, 논리지문 용어 꼼꼼히 파악하고 써놓기, 뭘 비교하는지 제대로 파악, 보기 문제도 결국은 지문 적용하는 것
#수학 (EBS FINAL 2회분 확률과 통계)
1. 점수: 76
2. 틀린 문항/유형: 9(연속), 10(삼각함수), 15(정적분), 22(삼차함수) 28(확률), 30(경우의 수)
3. 피드백: 연속함수 f(x)가 절댓값 벗기면 일차함수 두 개로 나올 때 하나씩 하나씩이 아니라 교점에서 환승 가능, 삼각함수 그래프 그릴 때 주기 묶고 평행이동 파악하기, 범위 체크하기, 마이너스는 먼저 뺴고 계산, 삼차함수 넓이 대칭성 이용, 빼기함수 아래 위 넓이 같으면 적분하면 0, 임의로 같이 꺼내면 같은 건 같이 못 꺼냄, 경우의 수랑 확률이랑 헷갈리게 쓰지 않기, 4개 중에 2개 뽑아야 하는데 하나를 무조건 뽑아야 하면 하나 미리 빼고 3분의 1이 아니라 6분의 3, 어디에서 극대다 하면 평행이동해서 식 세우기, 삼차함수 접선개수는 이차함수 생각해보면 됨, 변곡접선 긋고 네구역으로 나눠서 변곡접선 위/곡선위/변곡점위/곡선밖 개수 다름, 수열 한바퀴 돌때까지 세보기, 확통 조건 보고 기준이 되는 값 찾기, 절댓값 주의, 합 계산할 때 1+1+1=0+1+2=0+0+3=3 주의 세가지 나옴, x(f(x))라고 해서 바로 이차함수로 보지 말고 x 범위 주어지면 그냥 수 대입으로도 유연하게 보기, ㄱㄴㄷ 문제 보기 -> 식이 성립 안된다 보이기, 계산할 때 계수 약분했을 떄 식 성립하면 계수 무수히 많이 가능하므로 무수히 많은 함수 만들 수 있음
#수학 (EBS FINAL 3회분 확률과 통계)
1. 점수: 76
2. 틀린 문항/유형: 12(극한), 15(정적분), 21(수열), 22(역함수), 29(확률), 30(경우의 수)
3. 피드백: 평행이동 -x+2 는 x+2에 x만 -x로 아니면 먼저 y축 평행이동 하고 -(x-2), (a,b)에서 접선의 방정식 ax+by=r^2, a에서 끊겨있을 때 미분가능하려면 (x-a)^2 곱해야함, 대칭이동 파악, 시간 없어서 못 푼 문제 많다 쫌만 더 빨리 풀기, 등차수열 합 원점 지나는 이차함수, 음수에서 양수로 변할 때 평균변화율 파악, 절댓값 그래프, 등차수열 절댓값은 경계값 나눠서 따로따로 더하기, 자연수조건 확인, 도함수가 연속 -> 미분가능, 정적분 변수 t인지 x인지 확인, 그래프랑 식이랑 왔다갔다 하면서 보기, 증가 역함수 교점 y=x위에서만 감소 역함수 교점 y=x위 한개 (a,b) (b,a) 식으로 y=-x+k 위 총 홀수개, 주사위->카드 가능한 수 조합 따로따로 계산하기, 함수 경우의수 문제 부등식 전부 다 써놓기
#영어 (EBS FINAL 4회분)
1. 점수: 95
2. 틀린 문항/유형: 23(주제), 29(어법)
3. 피드백: not ~ any more than 이 아닌 것처럼 ~도 아니다, make a b a에서 명사 수식하는 구문 길게 나올 수 있음 b랑 분리해서 보기, 명사 뒤 ing 수식, 문장 길면 계속 나오는 대명사 주체 누군지 파악, risk 같은 단어 나왔다고 나쁘게 보지 말고 뒤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기, to ~에 대한, counter 반대의 라는 뜻, 전치사 뒤 동명사구 의미상의 주어 소유격, 주어 관계대명사 동사 뒤로 빠져있을 수도 있음, whatever 뒤에 형용사 말고 명사구도 가능, 앞에 다 단수라도 and로 연결되어 있으면 복수동사, ground 이유, 근거라는 뜻도 (저번에도 나왔잖아^^...), from the outside inward 바깥에서 안쪽으로, intra 안에 intra 간에, 문두 부사구에 for 의미상의 주어로 나오면 그냥 주체로 바로 해석하기, 실험 글에서는 regulate 나왔을 때 뭘 조절했는지 보기
#영어 (EBS FINAL 3회분)
1. 점수: 94
2. 틀린 문항/유형: 33(빈칸), 39(삽입)
3. 피드백: of 동격 주의, since 문두 때문에라는 뜻 부사구도 삽입 가능, use A to B A를 B에 사용하다, 의문사절 두 개 나왔다고 자연스럽게 병렬로 보지 않기 쉼표로 삽입절 있고 목적어로 쓰인 명사절일수도, in contrast to 나오면 앞 혹은 뒤 문장이랑 반대니까 끊어서 읽기, 작은 범주에서 overall 나오면 큰 범주로 확대 통념 반대되는 얘기 나올수도, 복합관계대명사가 접속사 역할, know least about 가장 잘 알지 못하는, confronted with 나왔을 때 수식일 수도 있음 뒤에 뜬금없는 동사 나오면 바로 주어로 묶기, 관계대명사 생략하고 there was 수식 가능, in relation to 단순 관련이 아니라 ~와 비례하여도 가능, on ~에 대해, 동사 가목적어 as절 진목적어 오기도 한다, at first -> however로 반대 내용, '이러한 종류' 나오면 보통 앞에 다른 종류 하나 더 있음 헷갈리지 말기, speed 동사로 쓰일수도, 어려운 과학 예시 나열식으로 나와도 스킵하지 말고 쉬운 예시랑 비교일 수도 있으니 대충 느낌만 파악하기
보시면 특히 수학성적이 답이 안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경우의 수 문제를 연속해서 틀린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이 유형에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경우의 수만 집중적으로 공부했더니 그 뒤의 모의고사, 수능에서는 확통 만점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예시였는데 이렇게 메타인지를 활용하여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8~9월 열심히 하다 보면 10월부터는 정말 기계처럼 공부하고 빠르게 피드백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밑의 건 10덮 피드백인데 이때는 탐구에 집중할 시기였어서 대충 빨리빨리 끝내고 넘어갔네요.
#국어(10월 고3 더프리미엄 언어와 매체)
1. 점수: 98
2. 틀린 문항/유형: 비문학 1개
3. 피드백: 결합이랑 반복은 다름 같이 있다고 합쳐지는거 아님. 개념 선후관계 제대로 보기
#수학(10월 고3 더프리미엄 확률과 통계)
1. 점수: 88
2. 틀린 문항/유형: 10(수열), 21(로그), 22(연속)
3. 피드백: 초항이랑 수열의 합 개념 다시 보기
#영어(10월 고3 더프리미엄)
1. 점수: 97
2. 틀린 문항/유형: 33(빈칸)
3. 피드백: mobilize 동원하다
시험범위가 방대하다 보니 제가 하나하나에 대해 칼럼을 작성하지는 못하고, 이렇게라도 제 작년 공부법을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질의응답을 통해 허접한 글을 메워볼까 하니 편하게 질문주세요!! 주제 추천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제가 8월 말까지 서울에 올라가지 않을 것 같아 학교 사진이 없습니다..ㅜㅜ (tmi인데 제 본가는 충청북도입니닷!) 대신 힐링하시라고 여행 사진을 조금 넣어볼까 합니다..!
친구들과 볼링 치고 집 가는 버스 놓쳤는데 하늘에 무지개가
약간 무리를 이뤄서 엄청 큰 오로라빛 별똥별이 떨어졌는데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습니다
학교 뒷산에서 본 엽서 같은 노을과 더 예뻤던 커플
7월 4일 독립기념일 날 금문교 보러 20km 하이킹하고 오들오들 떨며 불꽃놀이 기다리기
어디선가 백파이프 소리가 들렸던
옐로스톤 가는 길 호텔 뒷마당 뷰
버스 타고 밤새 달려 도착한 LA 일주일 여행의 시작(인데 해 뜰 때까지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여러분 더위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最善)/김수우
아침 영롱한 거미줄, 창틀과 깨진 화분을 잇고 있다
무한 서사를 퉁기는 외줄 우주, 명랑하다
내가 만든 커다란 먼지들이 거미줄 타고 논다 나를 본다
풀렁풀렁 구르는 투명한 몽당발들
한순간, 문득, 툭,
끊어질 평생을 알아 최선으로 빛난다 칡덩굴이 아니라
절대 찰나에 끊길, 끊어져야 하는 영원을 보았기에
최선으로 빛나는, 빛나야 하는, 미치는, 미쳐야 하는
최후, 찬란한 지도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