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재균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경제학이 무엇인지 소개해드린 것에 이어 이번 칼럼에서는 그렇다면 실제 경제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경제학부 졸업생의 진로에 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서 경제학 전공을 희망하시거나, 경제학부(과)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경제학부 커리큘럼
먼저 경제학부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울대 경제학부를 기준으로 보면 1학년에는 경제원론1, 2를 권장하고, 2학년에는 전필인 미시경제이론, 거시경제이론, 경제수학, 경제통계학, 경제사를 권장합니다. 3학년부터는 전공선택 과목이 여러 가지 있는 형태입니다. 전공선택 과목은 크게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계량경제학, 금융경제학, 경제사 분야가 있고, 로드맵에도 해당하는 과목이 잘 나와 있습니다. 다만 경제수학은 다른 전필 과목에 비해 기초적이므로, 일반적으로는 1학년 때 원론과 경제수학 정도를 듣게 됩니다.
몇 가지 중요한 과목이나 학생들이 많이 듣는 각론 과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시경제학 계열: 게임이론, 산업조직론, 재정학, 행태경제학
거시경제학 계열: 화폐금융론, 국제경제론, 동태적 거시경제이론
계량경제학 계열: 계량경제학, 응용계량경제학
금융경제학 계열: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 1~3
경제사 계열: 경제학사
각 과목들의 자세한 내용은 경제학부에서 작성한 과목 소개를 첨부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2. 경제학도의 진로
(1) 행정고시
결국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의 선택, 특히 합리적인 선택을 다루고, 그 선택이 야기하는 사회적 영향 및 이와 관련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방법을 공부합니다. 이렇게 경제학으로부터 배운 지식과 문제의식은 결국 사기업에서의 일보다는 공적인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경제학부에서 많이 선택하는 진로 중 하나가 행정고시라는 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행정고시에서 뽑는 직렬 중에서도 재경직에 지원하여 기획재정부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학계로 가지 않는 이상 경제학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진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행정고시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스펙을 쌓을 필요 없이 시험만 합격하면 된다는 점입니다. 경제학부의 경우 학생들이나 수업 모두 개인적으로 공부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도 행정고시가 경제학부 학생들이랑 잘 맞는 것 같습니다.
(2) 로스쿨, 회계사
그러나 행정고시는 임금이나 근무환경에서의 단점이 있어 행정고시와 유사하게 시험이 중요한 로스쿨이나 회계사 쪽의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로스쿨의 경우 학점과 리트가 중요하고, 회계사의 경우 세무, 경영, 경제 관련 학점 이수 기준을 충족한 후 회계사시험에 합격하면 됩니다. 비록 경제학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분야는 아닙니다만, 자격증을 받는 것이기에 많은 학생들이 선호합니다. 만약 회계사를 선택한다면, 경영대 수업을 일부 들어야 하는 단점은 있습니다.
(3) 한국은행 등 금융공기업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어느 정도 경제학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국가 경제에 관련된 일을 담당하기도 하고, 특히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실행 주체이므로 경제학 지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행정고시나 회계사시험에서의 경제학과는 달리 계량경제학까지 입행 시험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는 화폐금융론과 거시금융경제학 등의 수업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쪽 진로는 다른 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소득이 하락하여 행정고시와 마찬가지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기는 합니다.
(4) 기타: 사기업 취업 및 학계
이외에는 금융 관련 공부를 토대로 사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대학원에 가서 학계로 가는 경우도 꽤 있는데, 단순한 연구직이 아닌 교수를 꿈꾼다면 미국에서 박사를 받는 것이 경제학을 전공하는 데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따라서 유학 수요도 상당히 있습니다.
3. 복수전공
이상의 진로를 위해 경제학부 학생이 다른 학문을 복수전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로스쿨을 원하는 학생은 정치외교학이나 철학 등을, 회계사나 금융 관련 취직을 원하는 학생은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학계로 가려는 학생들은 수학, 통계학 등을 복수전공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여러분께서 경제학부로 오시더라도, 복수전공의 기회가 많이 열려 있어서 생각만큼 경제학 과목을 많이 수강하지는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경제학이 자신과 잘 맞지 않아 다른 전공을 더 많이 듣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께서 경제학부에 지원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