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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시련으로 생긴다

이름 : 황인찬  스크랩
등록일 :
2025-04-02 11:52:49
|
조회 :
11,686

안녕하세요, 21기 목표 달성 장학생으로 선정된 한양대학교 약학과의 황인찬입니다. 자기소개 이후 본격적으로 작성하게 된 첫 번째 칼럼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간단히 제 소개를 하며 수험생활 중 겪었던 강박증에 대해 잠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실, 학창 시절 동안 제 주변에서 저 이외에 강박증을 경험하는 학생들을 보지 못했기에, 제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강박증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러나 제 예상과는 달리 많은 분들이 댓글로 강박증에 대한 고민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좀 더 나중에 작성할 계획이었던 강박증이 생기고 극복했던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꿈이 없던 시기

 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학업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시기가 특별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이 시기가 유난히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단순히 학업을 시작한 시점이 아니라, 저의 생활습관과 성격 등 인간적인 면모가 완전히 변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저는 하루에 12시간씩 게임에 몰두하며 지내던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능력이나 특기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에, 단편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로 도피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시절의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일본의 히키코모리라는 용어가 적합할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동기가 생겼습니다. 저는 그때 동네에 있는 작은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지각을 했을 때 원장 선생님께서는 저를 꾸짖기는커녕 사실 넌 잘할 수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투적인 격려일 수도 있지만, 그 순간 저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서 받은 믿음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우연히 얻은 감사함이라는 동기를 소중히 간직하며, 그에 대한 보답으로 열심히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기초적인 내용인 과학의 세포’, 사회의 환율’, 수학의 일차함수조차 알지 못했던 저는 중학교 1학년의 내용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암기식 학습을 하며 평균적으로 4시간의 수면만 취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공부를 했고, 가장 성실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공부와 함께 시작된 강박증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암기식 학습을 이어갔습니다. 저는 복습을 매우 자주 진행했는데, 이는 제가 습득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사라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본 것을 다시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꼼꼼히 내용을 점검하니 좋다정도로 여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안이 해소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점점 길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세 번 정도 반복해서 보면 불안이 해소되었으나, 점차 10, 20번을 반복해도 그 불안이 가시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한 번 이해한 후, 다음부터는 이를 외워서 활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안감이 심화된 저는 공식을 사용해야 할 순간마다 제가 가진 지식이 정확한 것인지 의구심을 품고, 몇 번이고 증명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강박증 극복과 꿈의 발견

이런 허비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 몇 시간 단위까지 늘어나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1학년 2학기의 저는 정신과 상담을 받은 후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우울과 불안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우울제 계열의 약이었습니다. 약물 복용과 인지 치료 병행을 통해 우울과 불안함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었는데, 그 날은 정말 오랜만에 얻은 정신적 자유 덕분에 굉장히 신이 났었던 것 같습니다. 1학년 1학기 내내 공부를 하며 무언가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던 저는 문득 약의 원리가 궁금해졌고, 정말 홀린 듯이 관련 내용들을 찾아봤습니다. 퍼즐처럼 딱 들어맞는 특성을 가진 단백질들이 아름다워 보였고, 물질의 구조식이 멋져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내게 딱 맞는 학문을 찾은 것 같다 싶은 순간이었어요. 이것 또한 저의 동기가 되었고, 꽉 붙잡아서 남은 2년 내내 절 불태우는 연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운이 좋았습니다. 가장 절실한 시기에 최고의 은사를 만났고, 가장 필요한 시기에 시련을 극복할 가치를 얻었으며, 가장 적절한 시기에 꿈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되돌아보면, 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제가 그 기회를 붙잡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시련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만약 제가 자존감이 충만하고 이미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았다면, 선생님의 말씀은 동기로 다가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괴로움을 겪었기에 약의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느껴졌던 것일 겁니다.

현재의 상황이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항상 얻을 수 있는 것이 존재합니다.

괴로움 속에서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저는 대학교 입학 후에 많은 활동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잘 맡으려 하지 않았던 과대표를 지원해서 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한 달 정도 지난 지금은 나름 보람차게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전 사용해보지 않았던 엑셀도 다루게 되었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토록 바라왔던 약대 공부가 너무 즐겁고, 동아리도 3개 정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정만 본다면 고등학교 때보다도 많고, 잠도 덜 자고 있지만, 하루하루 배우는 게 정말 많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상황이 힘들지라도 역설적이게도 그 안에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주변을 살펴보며, 기회가 다가온다면 반드시 붙잡으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추신. 몇 분이 댓글로 제가 강박증을 이겨낼 수 있었던 구체적인 방법을 물어봐주셨는데, 강박증을 겪고 있지 않은 대다수의 학생들을 독자층으로 하는 칼럼에서 너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적지 않았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메일 주소로 연락 주시면 최대한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email : likewoer@gmail.com

칼럼 주제 추천 또한 이메일로 받고자 하니 다양하게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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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한양대

황인찬 멘토

  • ■ 한양대학교 약학대학 25학번
  • ■ 수시 전형
  • ■ 제 21기 목표달성 장학생
  • 방황하는 순간의 나침반이 되고 싶은, 황인찬입니다.
  • #성실코칭 #강박극복멘토 #ENFJ #끝까지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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