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네요.
캠퍼스에는 꽃이 피었지만 저는 강의실에 앉아 있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빈둥거리는 건 아니죠.
해야 할 공부도,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이런 날엔 문득 재수 시절이 떠오릅니다.
기숙학원 자습관 창밖엔 나무가 있었습니다.
계절마다 변하는 모습이 참 예뻤던 것 같아요.
공부가 잘 안 풀릴 때면 잠시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곤 했는데
이 마저도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했던 일이었어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책상 앞에 앉아 고개를 들 겨를도 없이 흘러가죠.
하지만 창문 너머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봄은 와 있습니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조금만 마음을 열어도, 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텐데요.
그러니 여러분, 오늘은 잠깐이라도 고개를 들어보는 게 어떨까요?
창밖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려보는건 어떨까요?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25년의 봄일 테니까요.
수험생 라디오, 류성준입니다.
이번 회차 정** 학생의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기숙학원에서 재수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기숙학원에서 공부가 잘 안되면 어떻게 하셨나요?
공부가 안된다고 재종처럼 조퇴를 할 수도 없고, 공부가 끝난 밤에 혼자 취미생활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없고...
공부가 잘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자습관에 앉아 있어야 하는 게 슬슬 힘드네요.
혹시 이럴 땐 어떻게 하셨나요?”
수험생이라면 한 번쯤은 해볼 고민이죠.
특히 겨울방학부터 열심히 공부해온 학생이라면 지금 시기에 이런 고민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동기가 꺾였다면 더더욱 그렇고요.
저는 공부하기 싫을 때 어떤 걸 했을까요… 오래된 기억 속에서 제 모습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주로 세 가지였던 것 같아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일과 중간에 힘이 빠졌을 때.
그리고 일과 종료 직전.
이 시간대마다 느껴지는 감정도, 극복하는 방법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상으로 가기까지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더 자고 싶기도 했고요.
기숙학원 초반에는 이런 생각이 특히 많았던 것 같은데, 저는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제일 중요한 건 습관이었습니다.
같은 시각에 일어나고, 같은 시각에 공부를 시작하는 고정된 시간표를 따르다 보면
몸이 자연스럽게 그 리듬에 맞춰졌어요.
“몇 시까지는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해”라는 규칙 덕에 최소한 책상에 앉는 것까지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어 공부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지문을 정리하고 필기하는 걸 즐겼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좋아하는 국어 공부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 할 수 있었고, 이후 공부도 더 잘됐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정말 공부가 하기 싫은 날도 있었어요.
그럴 때는 건물 밖으로 나가
찬바람을 쐬며 멍을 때리거나 플래너를 자세히 세우면서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목표 학교의 마크와 슬로건을 보며 다시 동기 부여를 하기도 했고요.
아주 가끔은 에너지드링크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하루 중간, 집중력이 떨어질 때입니다.
공부에 몰입하다 보면, 특히 아침에 카페인이라도 섭취했을 경우
저녁쯤 집중력이 확 떨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까지는 잘 버티다가도 갑자기 의욕이 사라지면서
“남은 시간은 많은데 공부가 너무 하기 싫다” 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이럴 때 저는 EBS 문학 강좌를 들었습니다.
강사님이 재미있게 설명해 주셔서 마치 쉬는 시간처럼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엄연히 연계 공부였기에 공부를 놓았다는 죄책감 없이 쉬면서도 다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손편지 쓰기였습니다.
책꽂이에 예쁜 편지지를 몇 장씩 꽂아 두고 공부가 잘 안 될 때나 감정적으로 지칠 때 편지를 썼어요.
누군가에게 전할 수도 있었고 때로는 그냥 저 자신에게 쓰기도 했어요.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정리되고 다시 집중할 힘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재어지는 환경에서 모의고사를 풀면 긴장감 덕분에 강제로 집중하게 됩니다.
흐트러진 정신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던 방법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지금 시기에 모의고사를 너무 많이 푸는 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조심!)
마지막으로 일과 종료 30분 전, 집중이 흐려질 때입니다.
하루를 거의 마무리할 즈음이면 집중력이 흐려지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그냥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이런 경험이 많았어요.
저는 해결 방법으로 계획을 평소보다 약간 많게 세웠습니다.
공부해야 할 양이 많다 보면 잠시 멍을 때리다가도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는 생각이 들어 다시 집중하게 되거든요.
특히 일과가 끝나기 직전에는
“이제 곧 쉴 수 있으니 마지막까지 힘내자”라는 마음으로 더 몰입하게 됐습니다.
또 하나는 일기나 플래너 작성이었습니다.
저는 수험생활 동안 거의 매일 짧은 일기를 썼습니다.
하루를 돌아보고, 감정을 정리하고, 부족했던 점과 잘한 점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어제의 나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제의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으니까요.
추가로, 모의고사를 못 본 날입니다.
모의고사를 망친 날엔 공부가 정말 하기 싫어지기도 합니다.
오답 정리를 해야 하는데 성적을 보면 우울해지고,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저는 이 명언을 떠올렸습니다.
“Success is not final, Failure is not fatal, it is the courage to continue that counts.”
이 문장을 떠올리며 실망보다는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려고 했습니다.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힘을 길렀던 것 같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은 여기까지인데요.
혹시 여러분만의 극복 방법이 있나요?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따뜻해진 날씨, 예쁘게 핀 꽃, 그리고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친구들과 선배들을 보며
공부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그러니 이번 주도 흔들리지 않고, 그러면서도 너무 지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부에 치이느라 바쁘겠지만 가끔은 창밖을 바라보는 여유도 가졌으면 합니다.
지금 이 계절도, 창밖의 풍경도 그리고 이 순간의 여러분도 충분히 소중하니까요.
조금은 숨을 돌리면서 자신을 보듬어주는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의 추천곡은 백예린의 “Square” 입니다.
왜냐고요? 수험생활 동안 힘들 때마다 가장 자주 들었던 노래이니까요!
4월 2주 차 수험생 라디오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매주 월요일에 찾아오는 수험생 라디오입니다.
오늘은 4월 둘째 주 월요일, 첫 방송이네요.
이 라디오에서는 여러분이 남겨준 고민 중 하나를 골라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매주 꾸준히 업로드하면 수능 전까지 약 30가지의 고민을 다뤄볼 수 있겠죠.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고민들을 함께 나누면서
여러분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수험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라디오의 마지막에는 매회 다른 명언과 노래 추천을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마주하기 싫은 월요일이 조금은 기다려질 수 있도록.
도움과 응원이 되는 라디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저 역시 올해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어쩌면 개강한 대학생들보다도 더 바쁜 한 해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저도 함께 달리는 친구라고 생각해주셔도 좋아요.
지난번 글에 많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 스스로는 조금 더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여러분께는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이 라디오에 담겼으면 해요.
쓰면서 제 자신은 조금 오글거리기도 했는데, 여러분이 보시기엔 괜찮았나요?
댓글과 추천은 라디오를 이어가는 데 큰 응원이 됩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고민이나 사연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성균관대
류성준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