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박수영입니다.
몇 주 전만 해도 추웠다 더웠다 날씨가 정신이 없었는데 날씨가 미분불가능 ㄷㄷ 점점 해가 길어지면서 따뜻해지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졸리고 피곤해지기 쉬운데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칼럼은 제가 우연히 지나가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채널 운영자 분께 동의를 구하고 적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강새로이’ 님의 영상 <겁나 솔직한 재수 한 달 후기> 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AX2p_7_KuF8?si=lGlyrzUu-u1rXjTZ)
- 오로지 공부만 할 수 있다 -
이는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다. 집에서 독재를 하는 게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관리를 받기 마련인데,
이 경우 앉아서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는 오로지 공부뿐이다.
쉴 때는 할 수 있는 거라곤 노래 듣거나, 멍 때리거나, 잠을 자거나 이 정도밖에는 없다.
- 너무 외롭다 -
대학교를 붙은 친구들하고는 자연스레 연락도 멀어지게 된다.
그 친구들은 전부 대학을 가고, MT를 가고, 술마시고 놀러가고, 미팅도 가서 연애를 하는데,
나는 그저 일개 재수생 나부랭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거의 14시간을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만 하면서 보내야 한다.
고3 때는 재수생이 연애를 하고 친구를 사귄다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것 같다.
영상을 보면서 정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제가 작년 이맘때쯤 재수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랑 신기할 정도로 똑같았거든요.
저도 저 당시에 똑같이 외로웠고, 힘들었고, 언제 이 입시가 끝날까 막연하기만 했고,
속으로 '아... 도대체 이게 끝나기는 하는 건가? 끝난다면 언제 끝나는 건지, 어떻게 버텨야 하는 건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수시로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비슷한 감정들을 느끼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별건 없지만, 그저 재수를 일 년 먼저 경험해 본 입장에서,
이런저런 감정을 느끼고 계실 N수생 여러분들께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재수생활은 원래 외롭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래 수험생은 외롭습니다.
공부는 오로지 나 자신과 학습 대상만이 나누는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의 과정입니다.
모든 학습과 성장은 타인의 도움이 있을지언정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서만 얻어집니다.
공부하는 순간, 학습자의 세계에서는 나와 문제집, 또는 개념서, 노트만이 존재합니다. 타인은 그 사이에서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외로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외로움' 이라는 스스로의 상태를 '부정적인 것' 으로 받아들이면 절대 안 됩니다.
그럴수록 스스로가 비운의 주인공처럼 느껴지고, 자기 연민의 소용돌이에 빠진 채 장기적으로는 슬럼프로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것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행동해주세요.
2. 슬럼프에 당황하지 말자.
제가 여러분들 보고 슬럼프에 빠지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십중팔구 대다수의 N수생 분들은 앞으로 슬럼프에 한 번 이상 빠지는 경험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절대로 슬럼프를 애써 부정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슬럼프는 정말 사소한 요인, 습관, 행동, 때로는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결국 학습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부정하고 외면할수록 슬럼프는 점점 여러분을 강하게 압박해오다 여러분을 망쳐버릴 수 있습니다.
한 번 온 슬럼프라면 오히려 좋습니다. '수능 날 안 터진게 얼마나 다행이야? 오히려 킹아~' 라는 마인드로 슬럼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되,
제가 지난 시간에 설명드린 문제 해결의 도식, 'P-C-S'를 사용하여 슬럼프의 원인을 스스로 찾으시고, 여러가지 해결책을 실천하시면 자연스레 슬럼프는 사라질 것입니다.
당장 저만 해도 작년 9월 모평을 앞두고 국어 지문이 갑자기 읽히지 않는 슬럼프가 발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때 저는 슬럼프의 원인을 차근차근 분석한 결과,
'논리적 관계 파악에 너무 치중해서 글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능력에 소홀해졌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 뒤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패드에 근 3년간의 평가원 국어 시험지를 넣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읽고 또 읽었으며, 일주일쯤 지나자 슬럼프가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3. 가끔씩은, 뻔뻔해지자.
재수하는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죄인처럼 굴라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스스로를 '죄'수생 등의 발언으로 비하하시는 것은 여러분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매일매일이 즐겁지는 않더라도, 사소한 것 하나에서 만족을 느끼고, 뿌듯해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하루를 보내다 보면 자연스레 공부 효율도 올라갑니다.
또한, 가끔씩은 스스로한테 자기 암시를 걸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작년에 공부가 정말 재미없고 힘들 때마다 '이거 아무것도 아냐. 남들 다 하는 건데 이게 힘들어?' 라면서 힘들지 않다고 일부러 더 말하고 다녔고,
며칠이 지나면 몸이 적응하면서 (마치 마라톤 선수의 'runner's high' 현상처럼)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4. 공부에서 재미를 찾아보자.
미친 소리 같겠지만, 의외로 제가 작년에 가장 잘 써먹었던 방법 중 하나입니다.
과목 별로 각각 특징이 다르고,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과목 별로 들어가는 에너지도, 대하는 방향도 각기 다릅니다.
저는 그래서 작년 이맘때 즈음 '국어 공부하다가 질리면 수학 공통 공부하고, 그것도 질리면 지구과학 공부하고, 그거하다 질리면 기하 공부하고...'
하는 식으로 개별 과목의 공부 시간을 40분~1시간 정도로 짧게짧게 가져가되, 질릴 때마다 다른 과목으로 교체해 가면서 공부량을 확보했습니다.
물론 막판으로 갈 수록 수능 시간표에 맞춘 학습도 중요하겠지만, 아직 수능까지는 조금 더 남았으니 이런 식으로라도 공부하면서 양적인 확대를 노리시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칼럼은 아마 많은 분들이 요청하셨던 수학 공부법 관련 칼럼이 될 것 같습니다.
기하 농가 살리기 2탄도 빠른 시일 안에 업로드될 예정이니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글을 적고 있는 서울대 잔디광장(a.k.a 총장잔디)의 사진입니다.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동기 부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그럼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추천곡>
Animal Collective - Dragon Slayer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인 애니멀 콜렉티브의 앨범 의 첫 번째 트랙입니다.
애니멀 콜렉티브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동양풍 멜로디가 뒤섞인 독특한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쉬는 시간에 잠시 밖을 산책하면서 듣기 좋습니다.
비프리 - What's Love (feat. Soul One)
기숙이든, 재종이든, 독재든 슬슬 날이 더워지면서 사랑 고민을 많이들 하시게 될 겁니다.
그런 분들께 알맞는 노래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선정해 보았습니다.
물론 재수하면서 연애는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수능 끝나고 하자고요.
ATLUS Sound Team - When the Moon Reaches for the Stars
게임 <페르소나 3> 의 OST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페르소나 3, 4를 매우 재밌게 플레이했는데,
너무 재밌게 한 나머지 중간고사를 말아먹고 정시를 하게 되었다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오늘의 공부가 끝나고 나서 집으로 갈 때 엔딩곡으로 듣는 걸 추천드립니다.
서울대
박수영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