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Opening
안녕하세요, 21기 목표달성장학생 석민준입니다.
원래 생기부 칼럼으로 찾아오려 했습니다만….중간고사 이슈로 인해 긴 칼럼은 어려울 것 같아서 간단한 썰 하나 풀려고 찾아왔습니다.
(생기부 칼럼은...5월에 찾아올게요...)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적은 것인지라,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 남들과의 비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1.내 친구 이야기
제 고등학교 친구 이야기를 잠시 해 보겠습니다.
편의상 K라고 부르겠습니다.
K는 전교에서 수학 괴물로 유명했습니다.
수능을 포함해 고3때 치른 모든 수학 모의고사에서 딱 1문제만을 틀려본 친구였고, 수학 모의고사를 치른 날이면 그 ‘인간 답지’에게 시험 답을 물어보기 위해 친구들이 자주 몰렸습니다.
작년 5월 모의고사?즈음에 1컷 70점짜리 학평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그걸 다 맞고도 10분이 남았던 친구입니다. 평범한 난이도의 시험은 1시간 정도면 충분히 풀어냈고요.
당연히 내신 수학도 고정 1등급이었습니다.
이랬던 K의 평소 모습은 어땠을까요?
학교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장난도 치고,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는 평범한 학생처럼 보였죠.
저는 그 친구보다 수학을 잘하지 못해서, 모의고사를 보면 1~2등급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K의 비법(?)을 캐보기 위해 모르는 문제가 생기면 질문도 해보고, 공부 방법도 물어봤지만 별로 특별한 걸 찾지 못했습니다.
문제를 보면 딱히 엄청난 행동강령 없이 그냥 아이디어를 꺼내서 풀었습니다.
특별한 공부법도 없었습니다. 그냥 문제를 계속 많이 푸는 게 공부법의 전부였죠.
그럼 그냥 머리가 좋은 건가, 재능인 건가 싶었습니다.
누가 K에게,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냐고 물었습니다.
K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너희는 수험생활 1년 하지? 나는 6년 동안 수험생활 했어”
이 말을 듣고 보니, K를 함부로 판단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더라고요.
평소 내가 보는 모습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 친구가 과거에 들였던 혹은 지금 들이고 있지만 내가 보지 못했던 노력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죠.
사실 6년 동안 수학을 치열하게 깎아 온 친구를 제가 이길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전교생 중 누구도 그 친구보다 수학에 들인 시간이 많지 않았고요.
그 결과, K는 수능날에도 이변 없이 만점을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한양대 의대에 현역 정시로 진학했습니다.
# 2. 재능 vs 노력
K를 가까이서 알기 전까지는, 그 친구의 성적이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K를 가까이 알면 알수록, 그 친구의 성적은 그동안 투입해 온 ‘노력’에 합당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그냥 우연히 똑똑하게 태어난 친구가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똑똑해진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보다 뭔가를 잘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저는 K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법을 조금 알아갔습니다.
바로 상대방이 그 실력까지 오르기 위한 인풋을 존중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잠시 남들과 비교하는 마인드셋을 켜보겠습니다.
저는 나름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할 것 같습니다. 나름 자신감도 있어요.
근데 멀리 갈 것도 없이 다른 목달장 분들 칼럼만 읽어봐도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보다 공부 지독하게 한 사람, 1년 치열하게 보낸 사람, 특정 과목을 마스터한 사람…내가 잘하는 분야에서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글도 나보다 잘 써요. 재치도 있고, 웃기고, 그림도 잘그리고, 컨셉도 잘 잡고, 시험기간인데도 칼럼 두세 개씩 올리고…나는 한 개밖에 못 썼는데…근데 많이 쓴다고 글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야…부럽네요 ㅠㅠ
스트레스 받네요. 마인크래프트로 스트레스를 풀어 보겠습니다.
건축을 해보려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입이 떡 벌어지는 건축물을 짓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떻게 사람 머리에서 이런 창의성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도저히 저렇게 못 짓겠어요.
그래서 PvP나 해 보려 서버에 들어가니까, 밥 먹고 마인크래프트 연습만 하는지 이런 단순한 게임에서 각종 신기방기한 기술을 동원하는 사람들에게 털렸습니다. 나보다 게임 잘하는 사람들도 많네요…나름 나도 마크 오래 했는데….
벌써 힘이 빠지네요 ㅎ
근데 요즘 저는 이런 생각을 잘 안 하게 됩니다. K를 보고 난 뒤, 저보다 잘하는 사람들 뒤에 숨은 ‘인풋’이 느껴지고 이를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요.
메가스터디 멘토님들 중 저보다 높은 수능 성적을 거두신 분들이 많습니다. 왜 저보다 수능을 잘 보셨을까요?
그분들 칼럼에서 보이는 공부량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간단히 말해서 저보다 많이 하셔서 그렇습니다. 저는 현역 때 수능 공부의 꾸준함이 부족했고 양이 밀렸던 반면, 그분들은 차근차근 흔들리지 않고 마라톤을 완주해 내셨던 것입니다.
멘토님들 중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왜 저보다 잘 그리실까요?
저보다 꾸준히, 오래, 많이 그려 보셔서 그런 겁니다. 대신 제가 졸라맨은 더 많이 그려봤기 때문에 아마 제가 더 잘 그릴 것 같습니다
마크에서 PvP 잘하는 사람들에게 하루에 얼마나 연습하시는지 물어봤습니다.
하루에 적게는 1시간, 많게는 3시간까지 매일 꾸준히 연습하시더라고요. 심심할 때 가끔 한두 시간 들어가는 제가 이길 수 없는 건 당연했습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면 좋은 점이 또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잘하는 사람들을 모방하는 것은 어떤 능력을 기르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니까요.
어떻게든 얻어갈 점을 뽑아낸다는 생각으로 배울 점을 눈에 불을 켜고 찾다 보면, 어떤 사람에게서도 얻어갈 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주변에 진짜 '재능충'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진짜 노력해서 그런 건지 원래부터 뛰어났던 것인지는 사실 정확히 알 길은 없죠.
하지만 별로 중요하진 않아요.
중요한 것은 내가 뭘 느끼고 내가 어떻게 바뀌는지가 중요합니다. 남들이 실제로 어떻든, 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면 된 것 아니겠어요?
#3. 대학교에서도
서울대학교 내에는 심리상담 센터가 많습니다.
서울대생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주제가 뭘까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열등감, 상대적 박탈감, 질투, 자존감 하락...등이라고 합니다.
과거와 달리, 내가 제일 뛰어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나보다 월등히 뛰어난 사람을 많이 보는 것이 대학이고, 서울대학교는 당연히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가장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가장 잘 배우는 사람, 가장 많이 도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게 제 1년 목표에요..!
#맺으며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각종 감정이 평소보다 더 크게 다가오게 되는데 '남들과의 비교'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짧게나마 제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다소 두서없이 적었지만, 여러분 나름의 상황 속에서 챙겨갈 말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공부도 화이팅하시고, 다음에 뵐게요 :D
+비슷한 주제로 박석준 선생님께서 '타인을 보는 나, 타인이 보는 나'라는 캐스트 영상을 업로드하신 적이 있습니다. 관련 문제로 고민이 많으시다면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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