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의예과 25학번,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21기 류성준입니다.

이번 주는 일요일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네요. 

수험생 라디오가 아닌 글로 인사를 드리는 건 이번이 세 번째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공부법, 그중에서도 수학 공부법에 대한 칼럼입니다.

본격적으로 수학 과목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수능 전 과목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부의 기본 원칙들부터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수능 공부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확하게 읽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풀 때 생각하기에만 집중하고 문제 자체를 제대로 읽지 않는 실수를 자주 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정확히 읽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사고력을 가지고 있어도 엉뚱한 방향으로 풀게 됩니다. 국어는 물론이고 수학에서는 조건을 빠뜨리기 쉬우며, 과학탐구 과목에서도 실험 상황이나 단서 하나를 놓치면 문제의 전제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잘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한 번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발문 속에서 무엇이 핵심인지,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를 정확히 구분해내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모든 과목의 출발점은 바로 이 ‘정확하게 읽는 힘’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또한 수능 준비에서 기출문제는 단순한 연습용 문제가 아니라 ‘교과서’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기출을 통해 문제의 구조와 사고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수능 공부의 핵심입니다. 

새로운 문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출을 반복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출로 기본적인 구조와 사고 흐름을 익혔다면, 이제는 N제와 같은 새로운 문제를 통해 낯선 문항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수능은 익숙한 문제를 정확히 푸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처음 보는 문제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고 해석해내는 힘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N제는 이 과정을 위한 도구로, 풀이가 틀려도 괜찮으니 ‘낯섦에 대한 적응력’을 기른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는 이해에서 시작해 적용으로 그리고 반복을 통해 자동화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진짜 실력이 쌓입니다. 

처음부터 빠르게 푸는 데 집중하기보다, 하나의 문제를 깊이 있게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실전에서는 시간 내에 빠르게 해결해야 하므로 깊이와 속도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며 학습을 설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수능은 시험입니다. 

결국 시험은 전략과 심리가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험 당일의 멘탈, 시간 안배, 실수 방지 전략 등은 모두 실력의 일부입니다. 

이를 위해서 평소 모의고사를 치를 때도 실전처럼 연습하고 시험 후에는 단순히 맞은 개수만 보지 말고 어떤 사고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는지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진짜 성장은 비효율에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느리고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당장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일지라도 이해하고 고민하며 나만의 사고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결국 실력을 만들어줍니다. 단기간에 결과만을 좇기보다 시간을 들여 제대로 공부하는 태도가 장기적으로 더 큰 성장을 이끌어냅니다.

지금까지는 전 과목을 통틀어 공부에 대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학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실 공부법이라는 게 단순히 일반적인 조언만으로는 마음에 와닿기 어렵고 또 실제 공부에 바로 적용하기도 쉽지 않죠. 그래서 지금부터 말씀드릴 수학 공부법 역시 앞에서 이야기했던 전 과목 공부의 원칙들에 맞춰서 구체적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아직 어떻게 수학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라면 혹은 제가 공부했던 방식이 궁금하고 한 번 따라 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지금부터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수학 공부의 순서 

구체적인 수학 공부법에 대해 말씀드리기에 앞서, 조금은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먼저 수학을 어떤 순서로 공부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개념 공부입니다. 

모든 수학 공부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문제는 교과서 개념만으로도 풀리게 되어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물론 실전개념이나 교과 외의 지식이 있다면 더 빠르고 깔끔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과서 개념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입니다. 

특히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문제라면, 교과서의 범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학 공부의 첫걸음은 교과서 개념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기와 사고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문제를 볼 때, 이건 어떤 개념의 응용인지, 어떤 원리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먼저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과서적 풀이로 풀어내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념의 구조와 흐름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잡히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힘이 생깁니다. 이 힘이 쌓이고 나서야 비로소 더 효율적인 풀이법을 접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교과서적 풀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이 효율적인 풀이까지 겸하는 것과, 효율적인 풀이로만 문제를 푸는 학생은 비슷한 점수를 받을 수는 있지만 실력과 성장 속도에서는 큰 차이가 납니다.

개념이 탄탄히 잡혔다면 그다음은 유형별 연습문제 풀이입니다. 

이 단계에서 개념이 실제 문제에 어떻게 쓰이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다양한 문제유형을 통해 같은 개념이 어떻게 여러 방식으로 변형될 수 있는지를 경험하고

 풀이 과정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다음은 기출문제 풀이 및 분석입니다. 

수능 수학은 기출문제 안에서 대부분의 패턴이 반복됩니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을 넘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어떤 개념과 논리 흐름이 사용되었는지를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기출문제는 말 그대로 수능의 설계도를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에 가장 진지하게 임해야 할 자료입니다.

그다음은 N제 풀이입니다. 

이 단계는 낯선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시기입니다. 

기출과는 다른 형태의 문제를 접하면서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고, 실전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제에 익숙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많이 푸는 것보다는, 막힌 문제에서 스스로의 사고를 점검하고, 해설을 보더라도 “왜 이 풀이가 필요한가”를 곱씹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실전 모의고사 풀이입니다. 

이 단계는 실전력, 즉 시간관리 능력과 시험장에서의 멘탈 유지력을 키우는 단계입니다. 

실제 수능처럼 시간을 정해놓고 문제를 풀어보며 시험 흐름에 익숙해지고, 이후 철저하게 오답을 분석하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개념 → 유형 → 기출 → N제 → 실전 모의고사의 순서를 따라 공부한다면, 수학이라는 과목의 구조를 이해하고 실력을 체계적으로 쌓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개념 공부에서 출발하여, 교과서적 풀이를 기반으로 한 사고력 훈련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야말로 수학을 ‘진짜’ 잘하게 되는 비결입니다.

 개념공부의 중요성

개념 공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인 설명을 위해, 101103(가), 2점 문제 를 보겠습니다.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옆의 풀이처럼 푼 학생도 있을 것이고 

(비록 이 문제는 계산이 복잡해지긴 하지만) 로피탈의 정리를 이용해 푼 학생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개념이 쓰였을까요?

바로 ‘미정계수의 결정’에 해당하는 개념이었습니다.

분모가 0으로 수렴하는데 극한값이 존재하므로, 분자도 0으로 수렴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계산에서는 유리화를 활용해 극한을 계산하는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개념에 따라 푸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251121, 4점 문제 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문제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 기준 정답률이 8%에 불과했던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요?

앞선 2점 문제에서 등장했던 개념 

즉 ‘분모가 0으로 가는데 극한값이 존재하므로 분자도 0으로 가야 한다’는 개념이 핵심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삼차함수의 실근은 최소 1개, 최대 3개’라는 당연한 사실이 중요한 힌트가 되었고

조금 더 능동적인 태도로는 직접 수치를 대입해보며 접근하는 방식이 도움이 되었겠지요.

이처럼 어려운 문제들조차도 결국은 교과서에 담긴 기본 개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선별한 사례가 아니라, 직전 수능에서 출제된 문제들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만약 앞선 2점 문제를 개념에 기반하지 않고 로피탈 정리로만 해결해왔던 학생이라면

이 4점 문항을 제대로 접근할 수 있었을까요?

이 사례를 통해 단순히 문제를 ‘맞히는 것’만으로는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개념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인 풀이를 위해 교과서 외의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학생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교과서 기반의 풀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이 처음부터, 효율적으로 '보이는' 지름길만 따라간다면, 결국 기초가 부족한 채 얕은 공부만 반복하게 되고 이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개념에 충실한, 교과서적인 풀이를 바탕으로 공부한다면 이를 기출 문제 분석에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까요?

기출 분석 하는 법 

같은 251121문제를 다시 보겠습니다. 

우선 제가 이 문제를 풀고 정리한 과정을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풀이’와 ‘분석’은 다른 단계라는 것입니다. 

수학 공부에서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과 그 문제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은 다릅니다. 

문제를 풀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를 정확하게 읽는 것입니다. 

함께 문제를 간단히 읽어보면, a와 b는 정수이고, 함수 f(x)는 최고차항의 계수가 1인 삼차함수이며 상수항이 4입니다. 우리가 구해야 하는 건 f(1)의 최댓값이네요. 그 다음 박스 안 조건을 보니, 모든 실수 a에 대해 주어진 극한의 값이 존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문제의 정보들을 하나씩 차분히 정리하고 파악하는 것이, 풀이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문제를 풀고 나면, 이제 정리와 분석의 시간입니다. 

이때는 단순히 답을 맞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되짚어보며 ‘공부’를 하는 시간입니다. 

저는 정리가 필요한 문제들을 따로 표시해두고, 공책이나 교재 여백에 풀이과정을 다시 써보는 방식으로 정리를 합니다. 

모든 머릿속 생각을 일일이 글로 옮기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푼 후 스스로에게 설명하듯 다시 정리해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언어로 풀이를 풀어내는 것입니다. 

풀이과정은 흔히 수식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간단한 문장이나 설명을 곁들이며 글로 적어보는 것이 훨씬 더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문제 풀이란 한 개념이나 논리를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언뜻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사고력과 이해도를 키우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그다음 단계는 ‘분석’입니다. 

각 풀이과정에서 어떤 개념이 사용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 간단히 코멘트를 달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문제를 풀면서 도움이 되었던 태도나 전략도 함께 적어보면 다음에 같은 유형을 만났을 때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분석을 마친 문제는, 마지막으로 해설지와 비교해봅니다.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은 없었는지, 내 풀이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그 내용을 다시 내 풀이 위에 덧붙이거나 정리합니다. 중요한 건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 문제를 이렇게 풀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히려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 이렇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시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 과정에서 실력이 가장 많이 향상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리와 분석을 마친 문제를 나중에 다시 틀리게 된다면, 이는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학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풀이 이후의 정리와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과정을 꾸준히 반복해야만 진짜 실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문제를 예시로 들어 문제 정리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모든 문제를 이렇게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위 ‘킬러 문제’들은 한 번씩 정리해두는 것이 좋고, 준킬러 문제들 중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렸거나 처음에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중심으로 정리하시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학 공책을 따로 마련해 한 페이지에 두 문제 정도씩 정리했었습니다. 

이때 정리의 목적은 다시 보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정리를 통해 문제를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따로 회독을 반복하진 않았습니다.

이런 정리 방식은 본인의 공부 스타일에 맞게 조절해가며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건 문제를 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리하며 ‘이 문제를 다시 풀라 해도 어렵지 않다’는 확신이 들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유형문제집의 중요성 

이번에는 유형 문제집을 왜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유형 문제집을 단순히 양치기 수단이나 ‘많이 풀면 실력이 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형 문제집의 진짜 가치는 단순한 연습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와 ‘분류’라는 강력한 학습 도구를 손에 넣는 데에 있습니다.

공부라는 건 결국 낯선 문제를 익숙하게 보이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문제 속에서 공통된 구조나 풀이 원리를 스스로 찾아내고, 머릿속에서 그것을 하나의 틀로 묶어내는 ‘일반화’ 능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일반화는 아무 문제나 풀어서 생기는 능력이 아닙니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모아서 한 번에 집중적으로 풀어볼 때, 비로소 본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의 판별식을 활용하는 문제들을 연달아 풀다 보면 

처음엔 하나하나가 다른 문제처럼 느껴지더라도 어느 순간 “아, 결국은 이 구조를 묻고 있구나” 하는 통찰이 생깁니다. 이게 바로 일반화입니다. 

머릿속에서 문제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내고, 나중에는 그 덩어리 안의 어떤 문제가 나와도 빠르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유형별로 문제를 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분류’하는 능력도 길러집니다. 

문제를 받았을 때 이게 어떤 범주의 문제인지, 어떤 공식을 써야 하는지, 어떤 접근이 적절한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되죠. 

이건 마치 문제를 보기만 해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문제의 구조와 해결 흐름이 떠오르는 상태를 만드는 훈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유형 문제집은 난이도의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서 점점 어려운 문제로 나아가면서 마치 발판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듯 사고의 깊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원래는 낯설게 느껴졌던 어려운 문제들도 “이것도 결국은 앞에서 봤던 그 문제 구조를 조금만 꼬아놓은 거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건 곧 낯선 문제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줄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유형 문제집은 단순히 문제를 ‘많이’ 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기르고, 문제 풀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문제를 분류하고 그것들을 통해 공통된 원리를 일반화해내는 능력은 단순한 정답 맞히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고력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사고력은 기출 분석과 실전 모의고사에서도 계속해서 살아납니다.

생각하기 

추가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조언은 바로 ‘생각하기’의 중요성입니다.

문제를 풀기 전에 잠깐이라도 멈춰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습관은 수학 실력을 뛰어넘는 굉장한 무기가 됩니다.

물론 어떤 문제들은 익숙하고 간단해서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손이 먼저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기계적으로 숙달된 2점, 3점 문제들, 어떤 학생에게는 쉬운 4점 문제들까지도 생각 없이 빠르게 풀 수 있지요.

이 같은 기계적인 반응은 오히려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시험장에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경험에 의존한 자동화된 사고’는 자칫하면 함정 문제에 쉽게 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정형화된 틀로 문제를 보게 되면, 살짝만 비틀어진 조건에도 사고가 굳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론 수능 시험장처럼 긴장된 상황에서는 익숙한 문제조차 지나치게 의식하며 푸는 것도 실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익숙한 쉬운 문제들은 평상시 연습하듯 기계적으로 풀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준킬러 이상, 조금이라도 낯선 느낌이 드는 문제들부터는 반드시 ‘손보다 생각이 먼저’ 나가야 합니다. 

손이 먼저 나가는 습관은 결국 문제를 풀면서도 계속 사고 없이 ‘적는다’는 행동을 반복하게 만들고 이런 습관은 어려운 문제에서 큰 약점으로 드러납니다.

결국 중요한 건 풀이과정을 머릿속에서 충분히 그려본 뒤에 손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손은 단지 생각을 옮기는 도구일 뿐입니다. 

머릿속에서 문제의 구조를 파악하고 흐름을 짜본 뒤 “이렇게 하면 문제가 풀리겠다”는 명확한 그림이 떠오르면 그때 손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풀이과정과 계산의 분리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계산실수’를 단순한 부주의나 산수 실력의 부족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계산 실수는 이 두 가지 과정이 혼재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사고의 흐름과 수치 계산을 동시에 진행하면 어느 순간 머릿속 흐름이 끊기거나 숫자가 엉키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안합니다.

풀이과정을 생각하고 적을 때는 오직 논리만

계산을 할 때는 오직 수치만

물론 수치 자체가 풀이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식을 전개하거나 정리하다가 특정한 계수나 상수항이 의미를 가지는 경우, 혹은 특정 숫자가 문제의 구조적 실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지요. 

이처럼 계산과 논리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문제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풀이와 계산을 무조건적으로 분리하자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두 가지 태도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요령을 넘어서 자신이 지금 어떤 사고를 하고 있는지 자각하면서 문제를 푸는 습관

즉 ‘메타인지적인 태도’를 기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자연스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구조를 먼저 보고 논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한지

아니면 수치를 다뤄보면서 구조를 반대로 드러내야 하는지

이러한 사고의 유연성은 수학 문제풀이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그리고 이 유연성은 단순히 많이 푼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각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를 한 번 더 돌아보고 다른 방식도 가능했는지를 되짚어보는 습관. 이 작은 습관이 모여 진짜 실력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습관은, 평상시 문제를 풀 때도 ‘눈으로 먼저 풀어보려는 시도’

즉 ‘눈풀’을 해보는 것입니다. 

머릿속으로 전체 흐름을 훑고, 문제 구조를 파악해보는 과정은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런 태도는 단지 풀이력을 넘어서 실전에서의 침착함, 정확도, 사고의 유연성까지 키워주는 중요한 습관이 됩니다. 

지금까지 수학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N제 활용법이나 모의고사 활용법 등 아직 다 전하지 못한 내용들은 다음 글, 2편에서 이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글의 분량이 조금 길어진 느낌이 있어서요.

사실 글을 쓰다 보니 ‘이건 꼭 넣어야 해’ 싶은 내용들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꾸 덧붙이게 되었고 그럼에도 제 공부 방식이나 평소의 공부 태도를 온전히 글로 꺼내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제 생각이 다 담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도 남네요. 

그래도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 공부법 칼럼은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연휴 기간에도 공부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혹시 휴식을 취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좋은 리프레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수험생 라디오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이렇게 공부법 칼럼도 계속 나눠보도록 할게요.

댓글 하나하나에 답변을 드리긴 어렵지만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천천히 답글도 남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