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흐릿한 날씨가 계속되었어요.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 했지만, 막상 비는 내리지 않고

회색빛 구름만 천천히 하늘을 채우고 있죠.

흐릿한 하늘을 바라보면 가끔은 마음도 함께 무거워지고

말없이 깊은 곳에 묻어둔 기억들이 조용히 떠오르기도 해요.

바쁘게 살아가며 잊고 싶었던 순간들도

또 아무 이유 없이 멈춰 서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순간들도요.

삶이 늘 분명하고 환한 빛으로 가득하지는 않듯

우리 마음도 때론 구름 낀 하늘처럼 흐릿할 때가 있어요.

그런 날은 오히려 진심과 마음의 무게를 더 깊게 느끼게 하죠.

진심을 전하는 일이 언제나 쉽지 않은 이유도

아마 그런 날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언제 진심이었을까요.

처음 기숙학원에 들어섰을 때

익숙한 세상과 멀어지며 마음 한켠 단단히 움켜쥐었던 결심.

올해 초, 스스로에게 한 약속들.

그때의 다짐은 분명히 진심이었고

그 다짐이 가슴을 뛰게 했던 순간이 있었을 텐데요.

그 마음들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을까요.

아니면 흐린 날들 속에 잠시 가려진 걸까요.

오늘 같은 흐린 하늘 아래에서는

그런 생각들이 유난히 또렷이 떠오릅니다.

지금 이 흐릿함이

오히려 우리가 품었던 진심을 다시 꺼내볼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르겠어요.

잠시 잊고 지냈던 마음

그 불씨를 다시 피워낼 수 있는 하루.

오늘은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수험생 라디오, 류성준입니다.

이번 회차 권** 학생의 고민입니다. 

6월 모의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평소처럼 하던 공부를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6월 모의고사를 준비할 겸 실모도 많이 풀고, 그동안 공부했던 걸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6월 모의고사는 수험생활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 같은 시험이죠.

실제 수능과 가장 비슷한 출제기관, 가장 비슷한 시험지.

그러니 당연히 긴장도 되고 어떤 방식으로 이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이 시기를 수능 직전의 일주일이라고 생각해보자.”

평소처럼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적어도 평가원 모의고사를 앞두고는, 단순히 실력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수능이라는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예행연습을 해보는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어요.

모의고사를 일주일 앞둔 그날, 하루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이번 일주일 동안 어떤 공부를 할지 계획을 세워보는 거예요.

마치 수능 일주일 전처럼요.

A4 용지 하나를 꺼내서

국어, 수학, 영어, 탐구1, 탐구2 과목별로

“이번 주엔 어떤 공부를 할까?”

“각 과목에서 꼭 정리하고 싶은 내용은 뭐지?”

“수능 전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나는 어떤 자료를 다시 보고 싶을까?”

이런 걸 써보는 거예요.

단순히 양을 채우기보다 ‘시험 직전에 나를 가장 안정시켜줄 공부’를 고민해보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더 중요한 계획표가 있어요.

바로, 시험 당일 하루를 설계하는 계획표예요.

수능날을 수십 번 시뮬레이션해보는 건, 그 어떤 문제풀이보다 큰 힘이 돼요.

수험장에 도착하고, 국어 시험 전까지는 어떤 지문을 예열로 풀어볼지

쉬는 시간엔 뭘 먹고, 뭘 보면 좋을지

영어 듣기 전에 너무 피곤하다면 어떤 루틴을 가져갈지

탐구1과 2 사이의 짧은 시간에 나는 백지 복습을 할 건지, 그냥 눈을 감고 있을 건지…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미리 적어보고, 계획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본인이 목표하는 점수나 태도, 시험 중 떠올려야 할 말들도 같이 적어두면 정말 좋아요.

사실 처음엔 막막하죠.

‘내가 뭘 적어야 하지?’ 싶은데 그냥 쓸 수 있는 건 다 써보세요.

이게 반복되다 보면, 시험이 점점 덜 낯설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하루처럼 느껴질 거예요.

저는 이걸 ‘운을 준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시험에서의 ‘운’이라는 것,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행운은 아니라고 봐요.

운이란 건 내가 얼마나 그 하루를 미리 살아봤느냐에서 오는 안정감이고

그 준비가 쌓일수록 실수가 줄고, 흔들림이 줄어들어요.

“운의 영역을 초극한다”는 말이 있어요.

저는 그 말이, 단지 운을 이기겠다는 게 아니라,

운의 영역을 내 영역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수능날을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시험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을 시뮬레이션하고

짜여진 루틴대로 내 하루를 차분하게 운영하는 것.

그렇게 준비하는 수험생은 단 하루에도 열 배쯤 단단해질 수 있어요.

물론 이 방식이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에요.

유연하게 흐름에 맡기는 스타일이 더 맞는 사람도 있고요.

“이런 것까지 해야 해?”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정말 중요한 시험이라면

정말 소중한 목표가 있다면

우리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볼 자격도, 이유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건 섬세함이라는 것의 또 다른 얼굴일지도 모르겠어요.

작은 변수도 놓치지 않으려는 진심

마지막까지 나를 믿어주려는 노력

이번 6월 모의고사는 단순히 점수를 확인하는 날이 아니라

‘시험을 준비하는 법’을 배우는 연습의 기회가 되길 바라요.

일주일 동안 내가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그리고 시험 당일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지

한 장의 종이에 꾹꾹 눌러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하루를 경험해보세요.

그 하루가 분명 당신의 수능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그 하루는 그냥 지나가는 하루가 아니라

미래의 자신을 위해 보내는 가장 현실적인 응원일 테니까요.

+ 추가로 6월 모의고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아무리 전 과목의 사설 모의고사를 많이 치러본 학생이라 해도 

‘평가원’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달라지는 순간이 있어요.

어쩌면 아직까지 그 사설 모의고사의 모든 성적이 ‘진짜 나의 점수’라고 믿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6월 모의고사는 많은 수험생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점수가 실력처럼 느껴지는 날이 될지도 몰라요.

누구에게는 현실의 무게로, 또 누구에게는 가능성의 시작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어요.

첫 단추를 잘 꿴다는 건 단지 ‘좋은 성적’을 뜻하진 않아요.

방향을 잡고, 흐름을 만들고, 내 공부의 리듬을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저도 그랬습니다.

학기 초, 생각보다 괜찮은 점수를 받았고

그걸 유지하며, 조금씩 채워가는 공부를 했고, 결국엔 원하는 결과에 닿을 수 있었죠.

6월 모의고사를 위해 평소와 다른 공부를 하는 게

공부 리듬을 깨뜨리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변화, 그런 준비의 경험이야말로

문제를 풀고 점수를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성장의 시간이 될 수 있어요.

물론 성적은 중요하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점수를 통해 나의 약점을 찾고, 나의 방향을 점검하는 것.

실수를 되짚고, 다음엔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새기는 것.

6월 모의고사는 중요하지만, 결코 전부는 아니에요.

저는 수학 성적만 해도 6월엔 92점, 9월엔 96점

그리고 수능에선 결국 100점을 만들었어요.

그 과정엔 점수표보다 더 많은 것이 담겨 있었어요.

실수하고, 아쉬워하고, 허탈해하며

때론 무력감 속에서도 다시 책장을 넘겼던 수많은 순간들.

되돌아보니, 그 모든 감정이 쌓여 결국엔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이 6월 모의고사를 조금 더 진중하게 바라보았으면 해요.

실력은 점수표에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 고민하고, 계획하고, 다짐하는 이 마음에 이미 담겨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시험이 '내 성적을 증명하는 날'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지를 배워가는 기회'가 되길 바라요.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말했습니다. 

“운명은 준비된 자만이 붙잡을 수 있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운’이라는 단어가 자주 떠오릅니다.

단 한 문제, 몇 초의 망설임이 모든 걸 바꾸는 것만 같을 때.

그럴수록 우리는 생각하게 되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디까지일까?”

저는 그렇게 믿어요.

운의 영역을 초극한다는 건, 결국 ‘준비된 우연’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요.

수능 날의 하루를 수없이 시뮬레이션하고,

시험장에서의 변수들을 미리 그려보며 루틴을 설계하는 것.

그건 단지 불안을 없애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그 불안을 끌어안고서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익숙함을 훈련하고, 일상을 단단히 다지는 방법이 아닐까요.

6월 모의고사는 그 연습의 첫 무대입니다.

시험 그 자체보다, 시험을 준비하는 우리의 태도와 루틴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남겨줄 거예요.

결국, 끝까지 자신을 믿고 준비하는 사람.

그 사람이 진짜 운을 이기는 사람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6월 모의고사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득 실감났습니다.

저는 요즘 조금 게을러졌어요.

계획했던 글들도 밀리고, 하루하루가 좀처럼 정돈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 글을 쓰며 다시, 수험생 시절의 제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하루하루를 진지하게 쌓아가던 그때의 저를 떠올리니

지금의 나를 부끄러워하며 반성하게 되었고

다시 성실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요즘 주변을 보면, 다시 수능에 도전하기 위해

재수학원이나 기숙학원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많아졌더라고요.

그 결심이 얼마나 큰 용기였을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응원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김*민 파이팅!)

이번 주는 라디오 외에도

6월 모의고사와 관련한 칼럼, 그리고 국어·수학 공부법 칼럼 등

올려야 할 글들이 많습니다.

아마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라디오를 시작한 이유는

정말 진심을 담아 글을 쓰고 싶어서였어요.

하지만 매주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형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나조차 지루해지는 건 아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씩 새로운 형식들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어저꼐는 조심스레 문학적인 형식으로도 써봤지만

쓰다 보니 오글거려서 결국엔 지웠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여러분께 마음이 닿는 방식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기숙학원에서 공부 중인 친구들을 위한 작은 택배 이벤트도 구상 중이에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늘 그렇듯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다짐의 불씨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가기를.

다음 주엔 더 따뜻한 말로, 다시 찾아올게요.

오늘도 조용히 응원합니다. 

이번 주 마지막은, 제가 좋아하는 문장 하나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숙함이란, 불확실성 속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이 말이 요즘 유독 마음에 와닿습니다.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마음이 조급해도

우리는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가잖아요.

수험생 여러분에게도

그리고 이 글을 쓰며 스스로를 다잡고 있는 저에게도

이 말이 작은 응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주도 잘 해내고 있는 여러분,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또 만나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과 추천은 라디오를 이어가는데 큰 응원이 됩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고민이나 사연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p.s

제가 답글을 맨 밑부터 순서대로 달아야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댓글이 조금이라도 밀리고, 쌓이게되면 답글을 달기가 힘들더라고요.

오늘부터 다시 성실하게 살자고 다짐했으니! 앞으로는 최대한 빨리 답글 달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