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메가스터디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경희대학교 한의예과 25학번 김서영입니다. 곧 수시 추합 마감 및 정시 지원 시즌이 다가오네요. 그만큼 수험생 여러분들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 높은대학 낮은과, 낮은대학 높은과 중 어딜 가야 할지, 관심있는 분야가 없는데 정시 원서를 어디에 써야 할지, 지거국을 갈지 인서울 하위 대학을 갈지.... 한편 어떤 분들은 수험 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으실 거에요. 반수를 해야 하는지, 한다면 어떻게 할지 등등....

 이러한 고민들에 대해 제가 목달장 최연장자로서(ㅠㅠ) 최대한 도움을 드리고 싶어 이번 칼럼 주제를 '진로 고민 상담소'라고 잡아 보았습니다. 진로뿐만 아니라 대학/학과 선택, N수 등에 대해서도 다뤄보려고 해요. 제가 아직 취직을 해 본 건 아니지만, 3개의 대학, 4개의 전공(복수전공 포함), 5년의 대학생활 동안 느낀 점이 분명 있을 거에요. 그냥 아는 언니, 누나라고 생각하시고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조언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대학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곳을 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나, 여러 조건의 우열을 가리다 보면 막상 가고 싶은 곳이 어딘지 고르기가 쉽지 않죠. 제 기준 대학을 고르는 3가지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정해보았습니다.

1. 무조건 하방을 고려하자

 대학뿐만 아니라 진로 선택에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게 '하방'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막 살아도 밥벌이는 할 수 있는가'를 고려하라는 거죠. 이러한 관점에서, 메디컬 붙으셨으면 무조건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간혹 스카이와 지방 메디컬을 동시에 붙고 서울 생활+대학 로망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웬만해서는 지방 메디컬을 추천합니다. 면허가 주는 안정적인 고용 및 수입이 있다면 20대 중반 이후 해야 하는 고민들이 대부분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메디컬이 아닌 경우에도 교대, 사범대, 간호대 등 무언가 자격증이 나오는 학과들을 일반 과보다 더 추천드립니다. 

 만약 '나는 가슴이 시켜서 서울대 00과를 가고 싶은데 어떡하지?'같은 생각이 드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진짜 흥미 있는 공부를 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다만 이 경우에는 애초에 메디컬vs스카이 중 고민없이 스카이를 택하실 것 같네요 ㅎㅎ

2. 간판은 최대한 높게, 라인이 비슷하다면 보다 다양한 길로

 높은 대학 낮은 과vs낮은 대학 높은 과 중에서 저는 전자를 추천합니다. 얼마 전 한양대가 27학년도 입학생부터 졸업 전공 선택제를 도입한다고 했습니다. 즉 전과가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진다는 얘기죠. 또 서강대의 경우 원래부터 다른 학교에 비해 전과 난이도가 수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무전공/자유전공 선발+무제한 전과 풍조가 심해지는 상황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대학 네임을 최대한 높여 전과 혹은 복전을 노리는 걸 추천드립니다. 특정 학문이 너무 싫어서 전공을 D, F로 도배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학 간판을 따라가는 게 나을 듯하네요.

 라인이 비슷하고 확실한 선호가 없다면, 보다 다양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학과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현역때 서울대를 떨어지고 연세대 사학과와 고려대 한국사학과만 합격했어서, 연대와 고대 중 어디를 갈 지 고민을 했습니다. 과도 비슷하고 대학 라인도 비슷하니까요. 당시 저는 연대 사학과를 선택했는데, 한국사학과와는 달리 한국사/동양사/서양사 모두를 배우고 교직이수도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고등학생 때까지는 한국사를 좋아했지만, 실제로 대학을 와 보니 중국사와 유럽사가 훨씬 재밌더라고요. 현역 때는 사학과 교수가 되고 싶었지만 학교를 다니며 사교육 강사/사립학교 교사로 진로가 바뀌기도 했고요. 이렇게 중간에 흥미가 바뀔 수도 있고, 원하는 진로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길이 넓은 학과를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3. 예비 반수생을 위한 대학 선택

 합격한 대학은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반수를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다음 대학을 추천드립니다.

 서울대, 과기원(카이스트, 포스텍, -IST들)

 위 대학들은 1학년 1학기부터 휴학이 가능합니다. 즉 대학을 걸어두고도 등록금 낭비 없이 바로 반수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제가 아는 게 저 정도인 거지, 찾아보면 다른 학교도 1학년 1학기 휴학이 가능한 경우가 있을 겁니다. 만약 1번과 2번을 모두 고려했는데도 어느 대학을 갈 지 모르겠다면, 반수 생각이 있는 경우 1학기부터 휴학 가능한 대학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1학년 2학기부터 휴학이 가능합니다. 다만 아래의 대학들은 2학년 1학기부터 휴학 가능하고, 1학년 때는 두 학기 모두 등록해야 합니다.

 시립대, 홍익대, 국민대, 숭실대, 세종대, 한성대, 성신여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반수 생각이 있다면 위 대학들은 피하되 동일 라인의 다른 대학(1학년 때 휴학 되는)을 등록해야겠죠. 물론 이는 모두 '반수 생각이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 반수 없이 그냥 다니실 거라면 위 대학 중 어딜 등록해도 좋습니다. 리스트들은 제가 구글링으로 찾은 것인데, 26학년도에는 학칙이 바뀌어서 휴학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으니 원서 접수/대학 등록 전 꼭 한번 더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들은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대학 선택과 마찬가지로 제 나름의 진로 선택 기준을 3단계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가치 설정-비교 분석-최종 검증

 '가치 설정'은 내가 진로를 고민할 때 고려하는 여러 가치들을 항목화해보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급여, 고용 안정성, 워라밸, 적성, 흥미, 명예, 가정생활과의 양립 가능 여부 등이 있겠죠. 이후 설정한 가치 항목들에 대해 가중치 혹은 중요도를 각각 다르게 부여해줍니다. 저의 경우, 위 항목들 중 워라밸이 1순위였고 가정생활과의 양립 가능 여부가 7순위였습니다. 이렇게 직업 선택에 있어 내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비교 분석'은 가치 설정 단계에서 설정한 가치들을 세로축에, 내가 평소에 관심 있었던 직업군을 가로축에 넣어 표나 그래프를 통해 인위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과정입니다. 저는 작년 겨울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표를 만들어보니, 전반적으로 한의사가 가장 점수가 높게 나오네요. 그 결과 저는 전적대 졸업을 포기하고 한의대에 늦깍이 1학년으로 입학했습니다. 물론 평가의 기준이 되는 가치들 및 그 순서는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 원하시는 대로 하셔도 됩니다.

 '최종 검증'은 주변 사람들(부모님, 친척, 선배, 선생님 등)이나 인터넷 등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고, 앞의 두 단계에서 한 판단이 맞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회계사나 변호사 등 일부 전문직의 경우 업계 현황에 따라 근무 조건이 차이나는 경우가 있고, 교사의 경우 과목별/지역별로 임용 티오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고용 안정성을 따지기 전에 고용 자체가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대학에 등록금을 납부하는 2월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가장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칼럼은 이렇게 대학 선택 및 진로 선택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위 내용들은 전부 저와 제 주변인의 주관이 들어간 것이기에, 이 방식이 백퍼센트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보다 5년 정도 더 살아본 랜선 언니, 누나의 조언으로 받아들이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그 밖에도 대학 선택이나 진로 고민, N수 관련 고민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모든 선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