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캠페인

RE:MAIN(무물보)

이름 : 유준헌  스크랩
등록일 :
2025-08-09 03:08:33
|
조회 :
8,619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21기,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 25학번 유준헌입니다.

수능이 96일 남은 지금, 누군가는 다시 속도를 내고, 누군가는 잠시 호흡을 고를 시기입니다. 저에게 그 무렵은 매일의 흐름 속에서도 조금 더 신중하게 하루를 살아가던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익숙한 루틴조차 더 조심스럽게 느껴지던 시기였다고 기억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오던 마음에 자주 멈칫거리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고, 지나온 시간과 남은 길을 번갈아 돌아보게 되던 때. 그즈음, 학교에서 진행되던 ‘수능 100일 기도’ 프로그램 속에서 ‘100일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라는 활동이 주어졌고, 저는 그날만큼은 그 시간을 허투루 넘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짧은 편지 한 장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문장들은 조용히 제 마음을 들여다보게 했고, 그날의 기록은 지금까지도 저만의 특별한 대화처럼 남아 있습니다.

이전의 칼럼들이 수험생활 전체를 되돌아보며 그려낸 이야기였다면, 이번 글은 그중에서도 수능을 100일 앞둔 시기의 감정과 태도, 그리고 그 시간을 살아내던 저만의 결심을 담았습니다. 매일이 특별한 사건으로 채워지진 않았지만, 그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내는 어떤 무게감이 분명 존재했던 날들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평범한 하루로 흘러갈 수도 있었던 그 시간은, 제게는 오히려 ‘이 시간이 이렇게나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어느 날엔 조금 흔들리기도 했고, 또 어떤 날엔 스스로가 대견할 만큼 단단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오르내리는 마음속에서 끝내 남았던 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켜내고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꺼내 드는 이유도, 결국은 그 믿음을 아직도 묵묵히 지켜가고 있을 여러분의 하루를 응원하고 싶어서입니다. 

또한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글은  ‘무물보’처럼 활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흔들리는 마음, 조용히 꺼내보고 싶은 고민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경험과 시선으로, 진심 어린 답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마음에 닿았다면, 짧은 공감의 표현으로 추천을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그 마음들 덕분에 다음 Replay를 향한 발걸음이 더 단단해질 테니까요.

이제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여섯 번째 Replay를 시작합니다.

수능 100일 기도 당시, 제가 제게 건넨 말은 생각보다 익숙한 문장이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달려가십시오.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그 말은 단지 책상 앞에 앉은 제게 하는 응원의 구호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오랫동안 품어온 이야기의 끝이자 시작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입학설명회 재학생 대표로 수차례 무대에 섰던 저는, 강연의 끝마다 늘 이 문장을 전하곤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응원으로, 제게는 거의 습관처럼 새겨진 말이었죠. 그 말은 사실, 제가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 중학교 은사님께서 제게 해주셨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겉으로 보기에 물 위에 유유히 떠 있는 오리를 보며 평온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 물 아래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발을 젓고 있다는 이야기. 그 말은 저의 노력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어지는 가치 있는 행위로 인식하게 해주었고,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라는 메시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 편지를 쓰던 순간, 저는 그 익숙한 말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너를 보면서 또 하나의 동기를 가지고 이 학교에 입학해 꿈을 키워온 친구들에게 전했던 말을, 이번에는 네게 전하는 건 어떨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 마음을 직접 다독일 기회는 많지 않았던 제게 이 말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늘 누군가를 응원하는 말을 해왔고, 타인에게 동기부여가 되어주길 바라는 선배의 역할을 진심으로 해왔습니다. 그 역할이 나쁘지 않았기에 늘 기꺼이 해왔지만, 정작 저 자신에게는 그만큼의 시선과 위로를 건네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조명의 방향을 바꿔, 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말 그대로 스스로에게 조명을 비추고, 제 존재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후의 나날들은 더 단단하고 또렷했습니다.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을 되뇌며 하루를 시작하던 저는, 점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저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그저 저의 진심에만 귀 기울이는 시간. 그건 제 수험생활에 있어 꽤 새로운 감각이었습니다. 타인을 돕고 이끌고 응원하는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 제게 집중하는 공부는 그 자체로 강한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했고, 성취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그 시기만큼은 달랐습니다. 그저 하루를 다 쓴다는 사실, 그리고 그 하루에 제가 최선을 다했다는 감정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항상 남들에게 응원의 말을 해오면서, 스스로에게는 정작 따뜻한 말 한마디조차 건네본 적이 드물었습니다. 어떤 특별한 동기부여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제게, 그 편지의 문장은 처음으로 ‘너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게는 익숙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제 이름을 붙여 되돌려주자 마음 어딘가에서 묵직한 울림이 퍼졌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경험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제게서 비롯된 말이 제게 돌아왔을 때, 그 안에는 단순한 격려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나를 알고 있고, 믿고 있으며,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 그 순간, 저는 더 이상 누군가의 조명 속에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저 스스로의 중심에, 마침내 제가 서 있었습니다.

편지를 쓰고 난 뒤의 날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르진 않았지만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책상 앞에 앉는 자세 하나, 문제를 풀다 고개를 드는 순간마다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그 말은 이제 제가 저 자신에게 해주는 말이 되었고, 하루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압박보다, 그 말에 어울리는 하루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제 노력을 증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많이 하거나 더 특별한 결과를 내야겠다는 조급함 대신, 저 자신을 믿는 태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단순한 다짐이 아니라, 그날 이후의 제 삶 전체를 바꾸어낸 기준이었습니다.

물론 그 100일 동안에도 흔들리는 순간은 있었습니다. 목표 점수가 불안하게 보일 때도 있었고, 가끔은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 같아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다시 한 번 조용히 제 편지를 떠올렸습니다. 이전의 칼럼에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번 드렸지만, 그때만큼 그 말이 명확히 마음에 새겨졌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를 특별하게 만드는 어떤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단단히 쥐고 있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누군가의 조명이 아닌 제 마음의 조명 아래에서 살겠다는 다짐, 그것이 수능까지의 시간에 끝까지 저를 붙들어주었습니다.

수시를 준비하고 계신 수험생 여러분께는, 꼭 한 가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시점부터는 수시 지원 여부를 떠나 오직 수능만을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수시가 있으니까’라는 안도감은 어떤 순간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그 마음에 오래 머무를수록 어느새 수능이라는 가장 긴 호흡의 레이스에 대한 집중력이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수시 전형을 통해 서울대학교에 진학하긴 했지만, 당시에도 ‘이 학교가 아니면 수능으로 다른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되뇌며 마음을 다잡곤 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제가 수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따랐습니다.

수시 전형의 마감이 가까워지거나 생기부 기록이 끝난 시점부터는, 이미 지나간 기록에 머무르기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온전히 수능을 위해 투자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본격적인 수능 준비를 시작한 시점이 다소 늦었기에, 오히려 더 절박한 마음으로 하루를 길게 늘려 썼습니다. 조금 더 일찍 학교에 도착했고, 조금 더 늦게까지 남아서 하루를 채웠습니다. 수시 지원 여부는 일단 접어두고, 지금부터의 100일은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도전하는 정시 수험생의 마음으로 임해도 좋을 시기입니다. 그 마음이 여러분의 하루를 더욱 날카롭게, 그리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정시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지칠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특히 N수생이라면, 대학 생활을 시작해 방학을 즐기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 한층 더 크게 마음에 들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일수록 ‘그동안 쌓아온 나만의 시간’에 집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는 조금 멀리 돌아왔고, 누군가는 조금 더 곧은 길을 걸었을 수 있지만, 결국은 각자의 시간 속에서 목표라는 도착지를 향해 꾸준히 걷고 있다는 사실은 같다고 믿습니다. 모든 꽃이 봄에 피지 않듯, 여러분의 노력도 반드시 어느 계절에서든 꽃필 것이라는 믿음을 꼭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현역 재학생 중 정시를 준비하겠다고 마음먹은 분들께는 한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결심을 한 그 순간부터, 그 길은 여러분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 됩니다. 수능이라는 목표가 앞으로 놓여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가는 자신만의 이유와 책임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올해 안에 반드시 끝내겠다’는 마음은 때로는 냉정하고도 단호해야 합니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울 수 있습니다. 감정의 기복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어가는 단단함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대단한 이야기나 완벽한 결과를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능 100일 전이라는, 조금은 무겁고 흔들릴 수 있는 시기를 지나며 저 역시 꺼내본 기억 한 장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오랜 시간 치열하게 달려왔을 테고, 누군가는 이제야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함께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글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싶은 누군가에게 조용히 건네는 격려의 문장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RE:MAIN – 모두가 주연이 될 수 있다면’. 이 제목은 단순한 다짐이 아니라, 지금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수험생활 내내 수많은 사람들을 부러워했고, 때로는 그들에게 밀려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 속에서 진짜 중요한 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힘’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제목에는 ‘RE:’라는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와 함께, ‘remain(남다)’과 ‘main(주연)’이라는 두 단어의 의미가 겹쳐 있습니다.

다시, 남아 있는 자신에게로 돌아가 중심이 되는 것.
이제는 남들의 속도에 흔들릴 필요도, 남이 만들어낸 빛에 자신을 비교하며 작아질 이유도 없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온전히 집중해야 할 시간입니다. 동경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나에게 조명을 비추는 시간. 여러분의 그 무대 위에, 스스로를 믿는 눈빛이 남기를 바랍니다.

다음 REPLAY가 시작되기 전까지, 각자의 무대 위에서 단단하게 하루하루를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시작되는 어떤 순간의 기록을 들고
조용히,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RE:MAIN – 모두가 주연이 될 수 있다면.
그 믿음 하나로.

  • 수능응원
  • 동기부여
멘토

서울대

유준헌 멘토

  • ■ 서울대학교 치의학과 25학번
  • ■ 수시 전형
  • ■ 제 21기 목표달성 장학생
  • 전교 1등 낭만 치대러의 꿈! 끝까지 꿈을 향해 달린 유준헌입니다.
  • #서울대 치대 #의대가 아닌 치대? #전교1등 #노력파 #메디컬 5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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