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Opening

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석민준입니다.

원래 수능 D-100에 글을 쓰려고 했는데요...막상 앉아서 글을 열심히 써보니까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관뒀습니다.

그리고 어제 다시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여전히 맛있는 글이 안써지더라고요 ㅜㅜㅜ

그래서 너무 거창한 말보다는, 제가 요즘 일상에서 느끼는 바를 전달드리는 글을 앞으로는 쓰고자 해요
(그래서 부제도 빙글빙글아무생각...입니다 ㅎ).

나름 3트만에 쓰는 거니까 글퀄이 좀 떨어지더라도...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1. 지금 근황

지금 이 순간 저는 뭘 하고 있는지 말씀드리자면요...

PC방에서 칼럼 쓰고 있습니다.

PC방에서 칼럼쓰는사람 실존 

왜 제가 편리한 기숙사를 놔두고 굳이굳이 PC방에서 글을 쓰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잠시 학기초로 돌아가 볼게요...

저는 원래 잠이 되게 많아요(고1~3까지 하루에 꼬박꼬박 7~8시간 잠. 자정 넘겨서 공부 안했음). 근데 입시가 끝나고 나서 처음으로 밤샘을 경험해 보고(사유: 게임), '밤을 새는 것이 가능하구나!'라는 걸 처음 느껴보았습니다.

그렇게 제 수면시간의 한계를 뚫고 나니...그다음부터 새벽에 자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지나치게 없어져서인지, 학기 중 다음 날 아침수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새벽 4시까지 유튜브 보고 자는 등의 만행(?)을 범하고 맙니다.

원래는 4시까지 볼 생각이 없었는데, 기숙사에서 자기 전에 밴드 공연 관련해서 찾아볼 게 있어서 검색하다가 그게 밴드 영상으로 이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다음 날 현자타임을 맞이했습니다.

새벽 4시에 자서 오전 8시에 일어나는 수면패턴은 평소 8시간은 자야 피로가 풀리던 제 몸에게는 계획서에 없던 일이었고, 그 결과 제 몸은 '잠좀자자!!!'라고 제 뇌에게 열심히 신호를 보내며 집중을 방해했습니다.

그치만 현타가 왔던 진짜 이유는 몸이 피곤해서는 아니었어요.

제 첫 칼럼, '수험생 석민준 소개하기'를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고3 때 한 해 동안 유튜브를 끊었습니다.

자기통제가 안되는 내 자신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고3때 절대 성공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고2 겨울에 열심히 마음을 먹고 2024년 1월 1일이 되는 그 순간부터 온 정신을 '유튜브 안하기'에 집중해 끊어냈습니다.

그럼 제 수험생활은 완벽하게 딴짓 없이 흘러갔을까요?

아뇨, 안타깝게도 유튜브를 1년간 완벽하게 끊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딴짓하는 습관/뇌 구조를 바꾸지는 못해서 유튜브 말고 다른 인터넷 서핑은 여전히 많이 했습니다(특히 하반기에).

(부끄럽지만, 제가 6/9모보다 수능이 훨씬 망가진 이유 중 큰 비중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게 뭐냐면요,,,작년 제 습관, 뇌 구조를 지금의 제가 똑 닮았다는 거에요.

그니까 작년에 딴짓했을 때 느꼈던 마음 상태랑, 지금 새벽 4시까지 유튜브 보고 있는 내 마음 상태가 너무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와...사람 진짜 쉽게 안 바뀌는구나...' '아직도 여기서 못 벗어났구나...'라고 느껴져서 현타가 많이 왔던 겁니다. 솔직히 대학 와서 또 이렇게 딴짓하고 웹서핑하는 게 한심하기도 했고요.

그치만 무서운 점 하나 더: 작년에 유튜브를 끊었던 감각 또한 남아있었습니다.

그 당시 유튜브를 어느 정도로 끊었냐면, 진짜 마음 상태가 나락을 가서 그날 하루 공부 다 때려치우고 인터넷 서핑할 때도, 습관이 너무 잡혀 있어서 유튜브 영상만큼은 기를 쓰고 피해 갔습니다.

분명 마음가짐 상태가 최악이고 하루를 정말 막 보냈는데도, 나와 한 약속을 지키는 관성이 남아 있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즉, 딴짓하는 습관도 제 대학생활을 따라왔지만, 유튜브를 끊어서 내 마음가짐을 100% 컨트롤하는 경험도 함께 넘어왔습니다.

새벽 4시~8시 수면으로 컨디션 지옥(?)을 맛보았던 다음 날, 저는 저를 위해서 룰 하나를 정했습니다.

'절대로, 네버, 무슨 일이 있어도 기숙사 방 내에서 전자기기를 켜지 않는다'

(참고로 이 문장구조는 작년 유튜브 끊을 때 사용했던 포맷이랑 똑같습니다 ㅎㅎ)

이 약속을 한 게 4월이었습니다.

그리고 8월이 된 지금까지도, 한 번도 이 약속을 깬 적이 없습니다.

(뿌듯)

물론 불편할 때도 있죠. 사실 칼럼쓰기는 기숙사 방 안에서 해도 크게 문제는 없잖아요?

근데 그런 예외를 하나둘씩 허용하기 시작하면 결국 다짐에 균열이 가고 무너지게 됨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샐틈없이 싹 막아놓은 거에요.

신기하리만치 작년과 닮은 마음가짐입니다.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습관이 완전히 정착해, 스마트폰을 봐도 기숙사 문밖에서 볼지언정 안에 들어가서 보지는 않습니다(...ㅋㅋㅋㅋ...)

#2. 지킬 약속, 지키지 못할 약속

제 경험이 길었습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거에요.

여러분도 스스로와 약속한 적이 많으실 거에요.

그리고 그만큼 스스로와의 약속을 깬 적도 많을 수 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약속에도 무게감이 있고 견적이 있습니다.

다짐의 무게감은 내가 다짐할 때 결정됩니다. 이게 꽤나 오래갈 강한 결심인지, 아니면 하루 자고 일어나면 까먹을 가벼운 결심인지는 마음먹는 순간 스스로 느낄 수 있어요.

수능이 100일 안쪽으로 남았습니다. 여러분이 목표한 대학에 합격할 만한 충분한 시간일까요? 성적을 목표치만큼 올리기에 충분한 시간일까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워낙 사례가 다양해서요.

다만 확실한 것은, 습관 하나 만들기에는, 강한 다짐 하나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에요.

강력한 습관을 만들어 본 경험은 여러분 인생에 정말 큰 무기이자 자신감의 원천이 됩니다. 오히려 대학 네임밸류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대학교에 왔다는 것은 '그동안 그 사람이 열심히 산 것'을 보증해 주는 효과가 있지만, '앞으로도 그 사람이 열심히 살 것'임을 보증해 주지는 않습니다. 

이와 달리, 강력한 마음가짐을 잡아본 경험은 앞으로의 과제에서 나은 성과를 내는 데 분명한 보증이 됩니다.

저도 아직은 신입생이지만, 벌써 세상이 생각보다 넓고 앞으로 내 앞에 놓여진 과제가 지금껏 대학입시를 겪으며 해온 것들보다 훨씬 많음을 느껴요.

그래서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ㅎㅎ

그래서, 그동안 딴짓하는 습관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이 솔직히 너무 아쉬워요. 중3때 인강 듣기 시작하며 딴짓하는 습관도 같이 시작되었는데, 그때 관리라도 받으면서 들어볼걸 등등..

하지만 후회하긴 이르죠.

신생아 뇌의 시냅스 연결망 수는 지금 우리보다 많아요. 태어난 직후부터 유아기까지 우리 뇌는 엄청나게 많은 시냅스 연결망 중 중요하다고 여기는 걸 제외하고 나머지를 잘라내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어릴 때의 경험이 그렇게 중요하다고들 하는 거에요. 사실상 우리 뇌가 만들어지는 시기니까요.

(영어 교육 일찍 시켜서 외국어가 아닌 모국어처럼 인식하게 하는 교육 방식도 비슷한 맥락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사춘기 때 시냅스의 2차 폭발(?)이 발생해서, 연결망이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뇌는 늘어난 시냅스를 다시 쳐내게 되는게, 이게 20대 중반까지라고 해요.

좀 과하게 말하면, 20대 중반까지 다양한 경험으로 우리 뇌를 설계해 놓으면 그걸 가지고 평생 산다고 볼 수도 있어요.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제 뇌 구조를 바꿔서, 할 일 할 때는 하고, 놀 때는 노는 뇌 구조를 갖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해봅니다 :)

요즘 또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있거든요 ㅎㅎ

#맺으며

여러분도 수능 직전까지 내가 온 힘을 다해 지킬, 하나의 다짐을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댓글로 올려주시면 더 좋고요! self-motivation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저도 제가 최근 만들고 있는 습관 공유드릴게요 ㅎㅎ

화이팅!

cf. 사진 좀 이상하게 보이면 댓글로 말해주세요!

cf2. 비밀댓글 상담소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1주일 지나서야 답변드려서 죄송해요 ㅠㅠ 조금만 기다려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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