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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중요할까?

이름 : 박수영 스크랩

등록일 :: 2025-12-08 13:13:40
조회 :: 903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박수영입니다.

이번 칼럼은 여러분들에게 한 번쯤은 해 주고 싶었던 이야기로,

바로 ‘대학 입시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입니다.

<학벌이라는 게 정말로 중요할까?>

많은 수험생 분들이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학과를 위해서 기꺼이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대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심정으로 재수를 해서 대학을 오게 된 것이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최근 들어서 ‘과연 이 학벌이라는게 N년을 더 투자해가면서까지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좋은 대학 나왔다고 다 성공하는 거 아니다.’ 라는 말이 당연해진 만큼, 대학 급간과 학과를 올려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점차 줄어들고 있거든요.

특히나 입시를 벗어나 대학생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니 이런 걸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단순히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거나, 의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은 물론, 이전에 비해 안정성과 소득 면에서도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주지도 못합니다. 반면 기존의 '명문대-대기업' 과 같은 커리큘럼식 루트를 벗어날지라도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살려서 다양한 직업 분야에서 충분히 성공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최근 들어 더욱 많이 보이기도 하고요.

또한 최근 기술이나 과학의 발전 속도와 트렌드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도 한몫을 합니다. 한 번 더 수험 생활에 도전하면서 버려지는 1년의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지만, 변화의 속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빨라지고 있다는 걸 요새 정말 실감나게 느끼고 있거든요.

특히나 제가 재수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AI의 발전 속도였습니다. 분명 제가 고3 때까지만 하더라도 생성형 AI 하면 챗 GPT가 거의 유일무이한 모델이었는데, 대학에 와서 보니 그 사이에 구글의 Gemini나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같은 다른 회사들의 LLM 모델들이 GPT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일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왜 대학 입시를 해야 하며,

대학 입시가 진정으로 우리에게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학 입시가 우리에게 남길 수 있는 것>

저는 살면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여럿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과 대화를 나눠보거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살면서 자기 분야에서 한 번 쯤은 ‘미쳐본 적’ 이 있다는 것입니다. 워라밸을 박살내고, 다른 모든 것들은 멀리한 채 자기 자신을 내던지면서, 오로지 내가 성취하고 싶은 것을 위해 모든 역량과 시간을 총동원하는 그 순간. 그리고 저는 이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일종의 '필살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기 위해서 이러한 '필살기' 를 사용해서 기회를 성공으로 바꿨거든요. 마치 격투 게임에서 상대가 행동 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비장의 필살기를 사용해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지금 여러분들의 대학 입시가 이러한 '필살기'를 연습하고 가다듬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이 경험이야말로 우리가 입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학벌이나 학교 간판보다도 더더욱.

입시를 거치면서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과 문제에 마주하고, 풀지 못할 것 같은 문제들과 이해할 수 없는 지문에 수없이 좌절하는 경험을 겪습니다. 하기 싫은 과목도 억지로 꾹 참고 해야 하고, 정말 힘들고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에도 묵묵히 공부를 해야 하죠. 바로 이러한 경험에서 우리는 '나 사용법' 을 정말 확실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안 될거 같아보이는 문제들도 차근차근 근거를 찾고 당위성을 따져가며 분석하면서 정리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경험, 해야 할 일을 위해 딴짓거리를 차단하면서 나를 통제하는 경험, 정말 하기 싫은 과목도 억지로 참고 버티는 경험, 문제에 부딫힐 때마다 그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면서 스스로의 단점을 고쳐나가는 경험 등등...

실제로 이 모든 경험들은 저에게 '내가 어느 정도의 노력을 어떤 강도와 방식으로 어떤 시간동안 수행한다면 이 정도의 성과는 낼 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경험들은 '뭘 하든지 재수 때처럼만 살면 적어도 굶어죽진 않겠다.' 라는 강력한 자기 확신의 근거가 되었죠. 재수를 통해 저는 저만의 '필살기' 를 얻어낸 셈입니다.

이전에 목표달성장학생 21기에 지원할 때 성공 수기를 쓰면서 저는 이런 내용을 적은 바 있습니다.

“저는 제가 재수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서울대 합격증도, 주위의 칭찬도 아닌, '나 사용법'을 정말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진정으로 바라고자 할 때, 어느 상태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과, 어느 정도 성취를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며 계획은 어떻게 세울지, 어느 정도로 노력해야 얻을 수 있을지 등을 재수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고, 저는 아마 이 확신을 토대로 남은 20대의 삶을 더 멋지게 펼쳐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무슨 일을 할지는 잘 모릅니다. 전공을 살려서 물리학도의 길을 계속 가거나, 복수전공, 학생설계전공을 살려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아니면 아예 취미를 살려 음악인의 길을 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대학 입시를 겪으면서 깨달은 '필살기' 의 사용법, 적절하게 나 자신을 통제하는 방법, 목표를 위해 나를 극한까지 몰아간 일 년의 경험은 앞으로 제가 어떤 일을 가던지 소중한 자산이 되어 줄 것이며, 어떤 일을 하던지 이 정도 이상의 효율과 성취는 무조건 해낼 수 있겠다라는 자기효능감으로서 기능할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들도 이 지긋지긋한 대학입시의 끝에서 이러한 소중한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럼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