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박수영입니다.

오늘도 지난 칼럼에 이어서 공부법 칼럼 시리즈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공부법 칼럼 시리즈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크게 총론/각론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과목을 뛰어넘어 공부 전반에 활용 가능한 공부법/개별 과목마다 활용 가능한 공부법입니다.

<공부법 - 총론>

1. 플래너 작성 및 활용법 [보러가기]

2. 오답 정리 및 복습 방법 [보러가기]

3. 단권화와 행동강령 정리

<공부법 - 각론>

4. 국어 공부법 - 국어 고정 1등급의 노하우

5. 수학 공부법 - 만년 3등급에서 전국 1등까지

6. 영어 공부법 - 고1 모고 4등급에서 수능 1등급까지

7. 과탐 공부법 - 물리학/지구과학 1 학습법

이번 칼럼에서는 세 번째 주제인 단권화와 행동강령 정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본 칼럼의 학습법 중 ‘단권화’ 부분의 아이디어는 고등학교 3년동안 저에게 내신 수업으로 수학을 가르쳐주신

신일고등학교 최정욱 선생님께서,

’태도정리’ 부분의 내용은 저에게 재수시절 수학을 가르쳐주신

신성규 선생님께서 전수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최정욱 선생님, 신성규 선생님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단권화란 무엇인가?>

단권화에 대해서 들어보신 분들도 있고, 들어보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단권화란 지금까지 내가 배웠던 교재, 문제집, 모의고사의 내용들을 전부 하나의 교재 안에 통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단권화에 포함되는 내용은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양합니다. 아주 기초적인 개념부터 해서 자주 하는 실수, 개별 문제에 대한 오답 등등... 예시를 나열하자면 정말 한도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을 만큼요.

다만, 단권화 작업에서 (사실상) 필수적으로 넣어야 할 세 가지 내용들을 골라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단원별 문제 접근방식 및 실전개념 구조화

2) 오답 분석 과정에서 나온 오답별 한 줄 요약정리

3) 기출 분석/문제 풀이 과정에서 순간순간 떠올리는 유/무형의 깨달음

<단권화는 왜 해야 하는가?>

사실 이렇게만 설명해놓으면 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을 겁니다.

특히나 수학같은 경우는 '아니 그거 어차피 개념도 얼마 없는데, 그냥 많이 풀어서 경험만 많이 하면 되지 않나?' 같은 생각도 떠오르실 거고요.

하지만 제가 단언컨대 말씀드립니다.

과목별로 핵심 내용들을 단권화해서 정리하는게 별 거 아닌거 같아 보여도,

장기적으로 단권화 작업은 성적 향상에 결정적인 키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단권화의 효과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잠시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현역때 9월 모평에서 수학이 말 그대로 개박살이 났습니다.

나름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쉬운 시험이었음에도 그대로 3등급에 머물러있었죠.

심지어 백분위로만 따지면 6월 모평보다 낮은 점수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엄청난 우울감에 빠져서 좌절해있었고,

'내가 이렇게 했는데 도대체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달라진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며칠동안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학교 교무실에 내려가서 선생님께 현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질문을 드렸고,

선생님께서는 지나가시듯 툭 가볍게 이 한 마디를 건네셨습니다.

'어차피 더 새로운 문제를 푼다고 하더라도 멘탈이 나빠지면 나빠졌지, 더 좋아질 건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지금까지 했던 공부량이 적지는 않던데, 그거라도 잘 정리해서 완전히 네 것으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

여기서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 어차피 여기서 무리하게 새로운 것들을 더 해 봤자 자신감만 떨어지고 좋을 건 없을 거야.

어차피 이판사판인거, 지금까지 했던 것들만 제대로 분석하면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면 성적이 적어도 더 떨어지지는 않겠지.'

그러면서 남들이 신나게 파이널 N제와 모의고사를 풀어제낄 동안, 저는 자습실 한 켠에서 지금까지 풀었던 기출과 n제를 놓고 수학 단권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기한은 딱 한 달 뒤, 10월 학평이 있을 때 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두었습니다.

뉴런 본교재를 다시 펼쳐서 풀었던 모든 문제집과 모의고사를 들춰보며 틀렸던 포인트, 헷갈린 부분, 배웠지만 까먹은 것들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오... 이게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구나', '아 맞아... 이건 이렇게 하면 생각보다 간단한 건데' 하면서 스스로 수학이라는 과목에서 하나의 거대한 체계가 잡히고 틀이 구성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10월 학평을 봤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저는 이 시험에서 인생의 커리어 하이를 찍어버렸습니다.

9월 모평보다 어려웠던 시험이었음에도 미적분 원점수 96점을 받아버린 것이었죠.

그뿐 아니라 전 과목에서 도합 6문제밖에 틀리지 않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저 당시 점수를 가지고 모의지원을 돌려보니 가톨릭대 의대가 최초합으로 떴더랬죠ㄷㄷㄷ)

물론 당일날의 컨디션이 좋았던 점,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되는 10월 학평의 난이도 등 정말 다양한 원인이 추가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이러한 저의 경험은 양적인 확대 후 개념의 단권화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단권화는 머릿속에 체계 없이 무질서하게 떠도는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틀을 잡아놓아 문제별 대처 방식을 일관되게 세팅하도록 해 줍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머릿속에서 정보 처리 속도를 빨라지게 하고, 문제를 읽으면서 동시에 '이 단원의 이 내용은 이렇게 하면 빨리 풀려.', '저 내용은 이런 아이디어를 사용해서 풀어보자.' 와 같은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단권화 방법>

단권화를 할 때는 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개념 교재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면 김성은 선생님의 <불꽃 찍기 파이널>처럼 단권화용 교재나 강의를 활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저의 경우,

국어/영어/물리학 1은 지난 공부법 칼럼에서 나온 책임지기노트를,

수학 1/수학 2/기하는 각각 과목별 뉴런을,

지구과학 1은 박선 선생님의 교재 <마지막에 보는 책>을 활용했습니다.

단권화용 교재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교재를 천천히 넘겨봅시다.

개념 교재를 보시면 출판 시 페이지를 맞추기 위해 넣어놓은 MEMO 페이지가 하나씩은 꼭 있을 겁니다. 저는 단권화 작업을 할 때 이 빈 페이지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물론, 꼭 빈 페이지가 아니더라도 교재 한구석의 여백 등도 괜찮습니다.)

이 페이지에다 단원별로 그동안 배웠던 실전개념, 문제를 풀면서 배운 유/무형의 깨달음과 교훈, 오답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한 줄 요약정리 내용 등을 총 정리해서 적어놓는 겁니다. 이때 다른 기출이나 문제에서 내용을 가져올 때는, 교훈이나 요약정리 내용 정도만 해시태그 형태로 적어놓고 출처를 아래에 표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차식끼리 더하거나 빼도 일차식이다. (240612)

#수열의 합에 시그마를 씌운건 아무런 수학적 의미가 없다. Just 계산! (240921)

#벡터의 절댓값은 그냥 숫자/문자랑 다를게 없다. 복잡해 보인다고 뇌절금지! (250630 기하)

#미지수가 두 개 있으면 뭐다? 닥치고 연립 계산! (250921)

#벡터분해시 선분의 중점을 경유하면 계산이 간단해질 수 있다. (드릴 4 평면벡터 16번)

다음은 제가 실제로 재수하면서 단권화를 진행한 수학 1 뉴런, 기하 뉴런의 사진입니다.

또한, 이러한 단권화 작업은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n제 한 권/모의고사 한 회차를 풀고 나서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난 공부법 칼럼에서 말씀드린 방식을 활용해, 틀렸던 문제를 훑어보면서 왜 틀렸는지, 무엇 때문에 틀렸는지를 간략하게 정리한 다음, 이를 위의 단권화 교재 여백에 차근차근 누적해 두는 겁니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단권화 교재를 훑어보면서도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주의해야 할 점을 명심할 수 있고,

누적되는 문제와 단권화 내용의 양이 점차 늘어가면서 실수하는 부분에서 또 실수를 하는 식으로 범위가 점차 겹치게 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해지게 되고 과목별/단원별/유형별 학습의 강약조절도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레 공부 효율이 올라가게 되죠.

여기까지가 단권화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 및 설명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태도정리에 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태도정리란 무엇인가?>

이 ‘태도정리’ 라는 것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흔히들 행동강령, 행동영역으로 부르는 것과 거의 유사한 내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가 어떤 과목에서 어떤 유형/단원/내용의 문제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 시나리오를 미리 세워두고 행동의 루틴과 태도를 잡아놓는 것은 과목을 불문하고 시험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수능처럼 소위 '인생 한방' 식으로 모든게 결단나는 시험의 경우,

그 상황의 압박감과 부담감을 이기기 위해서는 '평소에 행동하던 대로'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때 평소에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마땅히 해야 하는지를 명시화해놓은것이

바로 이 '태도정리' 입니다.

이 태도정리를 통해 불확실한 '직관'과 '감'의 영역을 명시지화해서

명확한 '행동'과 '태도', '루틴'의 영역으로 옮겨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태도정리노트 만들기 + 활용법>

태도정리노트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앞뒤 전부 비어있는 A4용지 몇 장을 준비하고 그 위에 과목별로 내용을 적어내려가면 됩니다.

이때 적어야 할 내용들을 크게 분류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단원별/유형별/내용별로 어떤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2) 시험지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3) 가능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어떤 보험을 사용할 것인가?

4) 극한의 상황에서도 무조건 해야 할 행동들,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이처럼 수많은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구상하고, 그 내용들을 최종적으로 A4용지 한 장 안에 다 들어갈 정도로 정리해 놓는 과정을 통해, 여러분은 스스로의 일년을 단 몇 장의 백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평가원 모의평가/수능/주요 월례고사 등을 앞두고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 시험장에 이 노트를 가져가시면 됩니다. 다른거 다 필요없고, 오직 이것만 읽으면 되도록 말이에요.

시험장에서는 이 노트에 적힌 내용들을 곱씹으면서, 속으로 계속

'아 이러면 안 되지',

'아 맞아 무조건 이렇게 행동해야 돼'

하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되뇌이세요.

이 과정을 거치고 나서 문제를 마주하면 부담감도 훨씬 덜하고, 평소 하던 것처럼 문제들을 비교적 수월하게 기계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겁니다.

시험이 다 끝났다면, 태도정리노트에 기반해서 스스로의 시험 운영이 잘 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돌아보세요.

그리고 나서 이런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은 추가하고,

이런 건 굳이 필요 없겠다 싶은 것들은 빼고 하면서 디테일한 조정을 해나가면 됩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로 수능 시험장에 가져갔던 과목별 태도정리 노트들입니다.

이번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이것을 끝으로 공부법 칼럼 총론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번 공부법 칼럼부터는 과목별로 공부법 칼럼 각론편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공부랑 별 상관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자랑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서 가지고 와 봤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는 메가스터디 플래너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우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부터 2~3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 플래너만을 오래 써 왔다보니,

지금도 일상 생활에서 계획을 세우거나 할 때 메가스터디 플래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e북으로요.)

근데... 이 플래너에는 기수별 목달장 멘토들의 학습 조언이

이스터에그로 들어가있는거 알고 계신가요?

네 맞습니다. 저도 메가스터디 플래너에 나와버렸습니다... 

살다살다 플래너에서 내가 나한테 훈수를 들을 일이 다 생기네요 허허

그럼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전 이만 칸예 내한 예매하러 가 보겠읍니다. 엉엉

많은 추천과 댓글로 화답해주신다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한 번이라도 추천수 2000이 넘으면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를 할 지도 모릅니다...ㅎㅎ)

<오늘의 추천곡>

A Tribe Called Quest - Excursions

재즈 힙합의 시초격인 크루,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2집 수록곡입니다.

그루브가 느껴지는 어쿠스틱 베이스 위로 드럼과 랩이 박자를 오가며 얹히는 게 매우 인상적인 트랙으로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선합니다.

Interpol - Say Hello To Angels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 장르를 대표하는 밴드인 인터폴의 1집 수록곡입니다.

묵직하고 강렬하게 내달리는 기타와 베이스, 드럼과 시적인 분위기의 보컬이 신나게 내달리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 근처를 달릴 때 마다 항상 듣는 곡입니다.

The Beach Boys - Sloop John B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비치 보이스의 불후의 명작 Pet Sounds의 수록곡으로,

동명의 미국 민요를 커버한 노래입니다.

원곡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감싸는 아름다운 곡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죠.

얼마 전 비치 보이스의 리더였던 브라이언 윌슨 선생님께서 작고하셨기에 선정해 보았습니다.

Aphex Twin - We Are the Music Makers 

전자음악계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에이펙스 트윈의 첫 앨범인

Selected Ambient Works 85-92의 수록곡입니다.

앰비언트 성향의 전자음악 앨범이지만, 우주적인 전자음 사이사이로 드럼비트와 변주가 심심치 않게 깔려서

공부하거나 집중할 때 자주 틀어놓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앨범 중에서도 Xtal, Tha, Ptolemy 등의 수록곡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