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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영상/칼럼(QCC)

[학습법] 마지막 (下) 수학+영어 학습법
부산대학교 의예과 박재한 마스터
등록일 2024-09-23 | 조회 19331

안녕하세요, 박재한 마스터입니다. 지난번에 작성했던 마지막 (상) 편에 이어서,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들을 이 글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아마 올해 제가 올릴 마지막 QCC가 될 것 같네요. 이 글이 올라갈 시간부터는 1:!을 닫아 둘 계획이라, 궁금한 점이나 저에게 하고 싶으신 말들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조금 늦더라도 하나하나 모두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인 만큼, 정성을 담아서 썼으니 잘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번에 드렸던 국어 파이널 학습 조언에 이어서, 우선 수학과 영어 마무리 학습법들에 대한 조언들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수학은 지금 시점에서, 상위권과 하위권들의 학습 방향이 다소 다릅니다. 상위권의 학습 방법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위권의 학습 방법은 과외 학생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수학 학습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질 것 같습니다. 첫째는 100분의 시간을 정해두고 실전 모의고사를 풀며, 하방을 높이는 공부입니다. 둘째는 시간 제한 없이 고난도의/낯선 문제들을 꾸준히 풀며 낯선 상황에 대한 면역력과 상방을 높이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개념과 기출을 다시 살펴보며, 부족한 점을 메우는 공부입니다.

 상위권의 학생들 (2등급 이상)의 경우에는 지금 시점에서 개념에 크게 구멍이 뚫려있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실전 모의고사 학습과, N제 학습에 집중해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건이 된다면” 하루에 실모 1개 + N제 2~30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학습하면 하루에 유의미한 문제들을 실모에서 13개 + N제에서 20개, 총 30개 가량 접하게 되기에 익숙한 것들은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고, 주기적으로 낯설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다만, 학생마다 다른 과목에 투자해야 할 시간이나 문제를 푸는 속도들이 상이하기에 모든 학생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저 학습량을 이틀에 쪼개서 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절대 적은 양은 아닐 겁니다. 
 
 주의할 것은 한 쪽에 너무 쏠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실모만 풀다 보면 실모에 나옴직한 문제들만 계속 풀게 되기 때문에, 낯선 문제들이나 난이도가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대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N제만 풀다 보면 100분을 운용하는 연습이 충분히 되지 않기에 어려운 문제들을 버리고,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점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요령을 기르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각각의 컨텐츠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실모의 경우에는 문제를 푸는 것도 푸는 것이지만 ‘실전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이전에 작성했던 QCC 중에서 제가 24학년도 수능 수학을 망한 이유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실전 운용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전 운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본인이 시험장에서 모르는 문제들을 건너뛰면서, 13번과 28번을 풀지 못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20분. 이 상황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은, 남은 20분 동안 두 문제를 과감하게 버리고 나머지 28문제를 검토하여, 확실하게 92점을 택하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은 본인의 계산 실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남은 시간을 모두 두 문제에 쏟아버릴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람이 한 문제라도 더 맞추어서 96점을 받으면 완전 럭키비키지만, 반대로 두 문제 다 풀지 못하고 앞에서 푼 문제에서 실수까지 했다면? 집에 가는 길에 눈물을 후회와 슬픔의 눈물을 펑펑 쏟게 되겠죠. 제 경험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에 속합니다. 평소에 계산 실수를 잘 안 하는 친구들도 수능장에선 잘 하지 않던 실수들을 범하고 오더라고요. 이런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모를 통해 계속 맞닥드려 보며 시나리오들을 짜 나가셔야 합니다. 저는 작년에 완벽히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였습니다. 한 문제를 풀지 못한 상황에서, 이성으로는 검토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지만 감정이 계속 그 풀지 못한 문제를 붙잡고 있게 만들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그 문제를 못 풀고, 20번과 26번에서 계산을 잘못하여 받아들이기 힘든 점수를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실전에 대한 고민들을 충분히 많이 하고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한편 실모를 풀다가 100분을 다 쓰지 않고 시간이 남았다면, 검토를 하는 연습도 반드시 하셔야 합니다. 수능장에서는 ‘본인이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최대한 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평소에 검토하는 연습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검토는 그 날 처음 해보는 어색한 행동이 되겠죠. 검토도 하면 할수록 빨라지고 요령이 생깁니다. 이 또한 10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꼭 해보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실모에서 틀린 문제들이 있다면, 그것은 실수를 해서 틀린 문제들이거나 몰라서 틀린 문제들일 것입니다. 몰라서 틀린 문제의 경우에는, 한 번은 다시 풀어보되 지금은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기에 다시 풀어봐도 잘 모르겠는 문제라면 빨리 해설강의를 보며 본인이 놓친 부분을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해셜을 봐도 납득이 안되는 문제라면 지금 시점에서 시간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도 좋습니다. 반면 해설을 보자마자 본인이 무엇을 놓쳤는지 알겠고, 다음에 맞닥들였을 때는 꼭 풀고 싶은 문제라면 그걸 잘라서 보관을 해두든, 기록을 해두든 해서 반드시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한 번 놓쳤던 요스들을 본인디 다시 놓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한편 사소한 실수들도 반복해서 하는 실수가 있다면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각변환과 같이 어렵지 않은 요소들에서 계속 실수가 나온다면 다음에 실모를 풀 때는 그걸 본인이 많이 실수한다는 것을 인지하고서 조금은 더 신경을 써서 풀게 되겠죠. 이런 지점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저는 실수 노트를 하나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패드 메모장에 쓰셔도 되고, 플래너에 쓰셔도 됩니다. 그 주에 했던 실수들을 쭉 적어놓고서 기록된 것을 모아서 보면 분명히 본인이 반복해서 하는 실수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본인의 약점들을 하나하나 메우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때때로 100분 동안 앉아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 후반부로 갈수록 실수가 많아진다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에겐 제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했던 공부 방법도 하나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실모를 200분을 잡고 두 개를 연달아 풀어보세요. 중간에 채점하지 말고, 하나가 끝나는 순간 바로 그 다음 모의고사를 푸는 것입니다. 이걸 처음 할 땐 두 번째 모의고사에서 정말 재밌는 점수들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훈련을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두 번째 모의고사에서 점수가 올라감은 물론이거니와, 첫 번째 모의고사를 푸는 100분의 시간 정도는 무난하게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이 확실히 길러질 것입니다. 다만 이 방법은 다소 실험적인 방법이기에, 지금 이 이야기를 보고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분들께서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실모 이야기가 좀 길었는데, 다음으로는 N제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앞서서도 말씀드렸듯이 실모가 ‘하방’을 높이는 공부라면, N제는 ‘상방’을 높이는 경우입니다. 실모라는 것은 모든 등급대의 학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재화이어야 하기에, 지나치게 어렵거나 상위권들의 사고력을 풍부하게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문항들이 제한적으로 수록되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모 위주로만 학습하게 된다면 낯설거나, 본인에게 약점인 부분을 담고 있는 문항들을 충분히 연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N제를 푼다면 전범위를 모두 돌리기보단 본인에게 약한 부분을 뽑아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푸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치환적분이 많이 약하다 하시는 분이라면 유명한 N제들 중 안 푼 문제들이나, 본인이 상반기에 풀었던 문제들 중 틀렸던 것들을 골라 쭉 모아서 풀어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한 유형을 한 번에 몰아서 풀 때 그 문제들을 보는 눈이 높아지고, 실력이 급격하게 쌓입니다. 앞에서 실모 오답 방법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시점에선 한 문제를 잡고 오랫동안 고민할 시간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본인이 잘 모르겠는 문제가 있다면, 빠르게 해설지나 해설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다음에는 꼭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문제라면 역시나 모아두고 다음에 다시 보셔야겠죠.

 또한 고득점을 바라는 학생이라면 수능이 “~~처럼 나오겠지!” 라는 생각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6모와 9모에 도형이 쉽게 나왔다고 해서 수능에 도형이 어렵게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고, 6모와 9모에서 수열이 22번으로 나왔다고 해서 수능에 수열이 22번으로 나오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한 “~~와 같은 유형은 안 나올거야.”와 같은 생각도 버리셔야 합니다. 때때로 삼도극이나 무등비, 지수/로그 함수의 대소관계에 대한 합답형 문항, 개수 세기 등과 같이 최근에 잘 나오고 있지 않은 문제들을 경시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삼도극이나 무등비는 진짜로 안 나올 것 같긴 하다만..) 본인이 이 문제들이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혹시 그저 이 문제가 두려워서, 안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에 여기서 찔리는 분들이라면 이 파트들 역시나 본인의 약점인 것이니,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그 약점들을 메우는 시간들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한편 하위권의 경우(4등급 이하)에는 지금 시점에서 아는 것을 넓히는 공부가 아닌, 지금 알고 있는 것이라도 제대로 유지하는 공부를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몇 하위권 학생들을 지도해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기본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계산에 대한 지구력이 너무 약합니다. 식이 몇 줄만 넘어가더라도 계산을 이어나가기 벅차하고, 애초에 100분 동안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습니다. 또한 답지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여, 답지의 내용을 읽었을 때 그것이 이해가 되면 그걸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런 태도와 결별하셔야 합니다. 하나를 풀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의 손으로 식을 쓴느 연습을 하십시오. 긴 풀이에 지치지 말고, 지구력을 키워 계산을 끝까지 해내는, 집중력을 기르는 연습을 계속 하십시오. 이 이야기를 듣는 여러분들에게 자존심이 상하는 발언이라면 죄송하지만, 이런 능력을 기르는데 정말 좋은 교재가 쎈 수학입니다. 저는 쎈 수학에 있는 B단계의 문제들을 모두 완벽하게 풀 수 있다면 3등급 이상을 받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이 그렇게 나오지는 않겠지만, 이번 9모처럼 시험이 나온다면 80점대 중반까지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급할수록 더욱 정직하고 느린 길을 따라서 가야합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본인이 그나마 가지고 있는 기본기라도 최대한 살릴 방안을 찾아서 해보시기 바랍니다.

 수학 이야기가 좀 길었는데, 영어에 대해서도 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의 마지막 (상) 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제부턴 영어 학습을 점심을 먹은 직후라는, 그 특수한 시간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학습하시는 것입니다. 이를 실천하기가 너무 어렵기에, 이것만 잘 지켜서 해주시더라도 절반은 성공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시간은 하루에 1시간~2시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장에서 영어를 70분 동안 집중해서 풀어야 하기에, 그 정도의 시간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꼭 공부하셨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영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에 본인의 최저나, 실력이 지나치게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두 시간 이상은 쏟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습법에 대해서는 역시나 성적대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1~2등급의 학생들은 뭘 풀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사실 실모를 푸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에 목표하는 대학을 위해 영어 1등급이 꼭 필요했고, 제 영어 실력은 2말 1초에서 계속 맴도는 상황이였기에 시간 관리 연습과 텍스트를 처리할 수 있는 연습을 함께, 꾸준히 할 수 있는 실모를 거의 매일 풀었습니다. 매일 실모를 푸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실모는 일주일에 2-3번 풀고, 나머지 일수에는 그동안 많이 미뤄두셨을 주간지나 수능특강, 수능 완성 등을 푸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실전에 대한 긴장감은 계속해서 느껴보셔야 하기에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듣기를 포함한’ 풀 모의고사를 계속해서 연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빈칸 완성이나 순서/삽입 등과 같은 고난도 문제 유형에 대한 문제 해결력이 조금 부족하시다면, 시간을 써서라도 이것들은 손을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혼자 끙끙되는 것 보단 강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욱 빠르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강사들 또한 학생들이 영어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기에, 강의 볼륨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아요. 그러니 부족함이 느껴지신다면 아직은 늦지 않았으니 수강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살짝 조심스럽지만 저는 옆동네 대장 선생님의 파이널 강의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한편 3~4등급의 학생들은 실모보단 21-24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풀 수 있는, 문단 독해와 대의 파악 연습들을 꾸준히 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대의 파악까지만 정확하게 하더라도, 빈칸 일부 문제들까지 손을 댈 수 있기 때문에 2등급까진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등급대에 있는 학생들은 높은 확률로 어휘력이 부족할 것입니다. 역시나,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조급해하지 마시고 단어장 하나 꺼내서 암기해주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단어를 잘 모르는 채로 여러 가지 스킬들에 목을 메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한편 본인이 듣기를 할 때 2개 이상 틀린다면, 이 부분도 반드시 해결하셔야 합니다. 듣기는 많이 하면 무조건 늡니다. 아무리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더라도 듣기는 반드시 늡니다. 매일, 듣기 한 세트씩 한 달만 반복해서 해보십시오. 들리는 것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중한 시간을 듣기에 쓰기 아깝다 느껴지신다면, 지하철이나 자가용을 통해 이동하는 중에 하시더라도 좋습니다. 오히려 그런 시간에 듣기를 하시면 생활소음이 더해져서 모래주머니까지 차는 효과가 생기죠.

 탐구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너무 처한 상황이 다를 것이고, 제가 선택한 과목이 너무 소수과목이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댓글에 질문을 남겨주신다면 제가 경험해본 과목들 (물2, 생1, 생2, 지1)에 대해서는 최대한 답변을 남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학습법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제 다 끝났고.. 지금부턴 여러분들의 멘탈에 도움이 될 이야기들과, 제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합니다. 매년 이 시점만 되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열심히 공부를 해온 학생이라면,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죠. 다만, 여러분들이 그 불안 때문에 공부를 해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은 너무나 좋은 활력소가 되지만 지나친 불안은 독이 됩니다. 때때로 잠자리에 들기 전, 또는 멍을 때리는 중에 본인이 망하는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리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내년엔 군대를 가야 하려나.. 3수는 진짜 아닌 것 같은데.. 등등. 차라리 그런 망상에 빠질거면, “내가 너무 잘되면 어떡하지?”라는 망상을 하는게 오히려 나을 것입니다. 살짝 이상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쓸데없는 생각을 하실거면 그런 쪽을 상상하시는 것이 더욱 낫습니다. 저 멀리서 조금씩 보이는 관악의 모습.. 유퀴즈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나의 모습.. 등등. 우리 삶은 어떻게 행복하게 살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짧고 부족한 생각입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지나친 불안함은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N수생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11월부터 2월까지의 그 기간이 참 길고 착잡합니다. 안 좋은 생각은, 정말 안 좋은 상황이 생기고 난 그때 하시더라도 차고 넘칩니다.

 또한 실모를 볼 때 너무 그 점수에 연연하지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 이상한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거기에 연연하여 학습방향을 바꾸는 등의 행동은 정말 해서는 안될 짓입니다. 차라리, 분석도 오답도 하지 마시고 모의고사를 그대로 반으로 쭉 찢어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시험을 못 쳤을 때 거기에 연연하는 것도 문제지만, 시험을 잘 쳤을 때 거기에 자아도취되어 있는 것이 더 위험합니다. 만약 모의고사를 정말 잘 본 날이 있다면, 그날까지만 기분 좋아하시고 다음 날 되면 바로 잊어버려 주세요. 자아도취는 백해무익합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흔들리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제발, 제발 마음 똑바로 잡고 남은 기간들만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공부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다,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들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서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이잖아요. 남들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가고, 더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최소한 남들보다 더 열심히는 못할지라도, 남들이 하는 만큼은 해야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것은 너무 도둑같은 심보죠. 모두가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저 역시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마지막이고, 이 시간은 두 달 뒤에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인생에서 단 두 달 만큼은, 먼 훗날에 딸이나 아들에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모든 것이 지나가고, 시험장에서 나오는 그 순간에 여러분들이 정말 한 점의 후회 없이 최선을 다 했고, 어떤 결과가 주어지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마지막 QCC이니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제 이야기들을 좀 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번의 댓글창을 보니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으신 것 같아서.. 올해 초부터 큐브나 다른 사이트에서 제 글들을 읽어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에게 작년 수능은 정말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한 과목의 성적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성적이였고, 9모가 끝난 후에 상상하던 저의 모습과는 너무 차이가 컸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별 생각없이 치러 갔던 논술에 합격하면서,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더 낮은 대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고서 참 많은 생각들을 했죠. 나는 분명히 최선을 다했고, 과정엔 전혀 후회가 없는데 결과는 원하던 것과 많이 다르니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와 일 년 내내 함께 했던 친구가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며, 옆에서 박수를 쳐주고 웃어주며 축하의 말을 보냈지만 참 우습게도 제 마음까지 그렇지는 못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는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왔기 때문에 주변에 나 아쉽다고, 참 슬프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없더라고요. 이런 일이 있다 보니 제가 지나온 삶들에 대해서 성찰을 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착한 일을 하면 사회에도, 또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칼럼 작성과 문제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제 꿈은 교사였기에, (실제로 제 첫 대학은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입니다.) 쏟아지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것이 참 행복했고, 수능을 공부할 때와는 다른 좋은 감정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제 칼럼을 읽고서 도움이 되었다는 답변이나, 마음이 담긴 답신들을 받을 때는 벅찬 감정들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진행했던 모의고사의 배포가 성공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사하다는,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평가들을 볼 때는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였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저의 무너졌던 자존감들이 참 많이 회복되었고,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신 여러분들게 참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4월에, 불가항력적인 일이 발생하였고 학교를 가지 않게 된 저는 이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두 달 정도는 집 주변의 하천에 산책을 다니고, 교육 봉사 활동과 과외를 계속 하면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이 사회에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너무 맹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의대생이 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지금까지 공부를 해온 것은 아닌지 성찰해보게 되었습니다. 성찰 끝에, 내가 미래에 가지게 될 직업을 의사로 국한시키지 말고, 20대, 30대에는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양산이 아닌 서울이라는 넓은 세상을 향해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 올해도 수능 봅니다. 이는 그저 대학을 한 칸 올리기 위한 목적의 반수가 아닌 아직은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마음 속의 큰 꿈을 위함입니다. 여러분들에겐 당연히 미안한 마음입니다. 다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도 제 나름의 최선은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얼굴을 보고 만나는 것이 아닌, 이렇게 글과 온라인을 통해서 만났지만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저에게 참 값지고 고마운 시간들이였습니다.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젠가는 성공한 모습으로 여러분들과 얼굴을 맞대고 뵙기를 희망합니다. 남은 50일 가량의 시간이 나와 여러분들, 우리의 후회 없는 마지막 수능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본체만채!이자 박재한 마스터였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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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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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한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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