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시+ 수능 시험장에서 멘탈을 관리하는 법 (feat. 불수능)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24학번 윤혜린 마스터입니다.
처음으로 쓰는 글인데요😃
다른 마스터님들 글을 보면서 '맞아..맞아..'하고 공감만 하다가 드디어..! 저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곧 수능이 다가오고 원서 접수도 끝났을테니, 올해 25년도 수능을 치는 여러분들을 위한 저의 입시 생활과 수능 시험장 멘탈 관리법을 가지고 왔습니다.
글을 다 쓰고나니, 제가 고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멘탈’이 가장 컸던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ㅎㅎ
1. 나의 입시 (시간 없으시면 2번만 읽으셔도 무방해요! 하지만 제 입시 이야기는 꽤나 재밌답니다.ㅋㅋㅋ)
우선 저는 수시 학생부종합 전형으로 고려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이곳으로 오는 과정은 굉장히 스펙타클 했는데요..,,
왜냐하면 사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건축학과가 아니라 약대를 지망했기 때문입니다 ㅋㅋ.. (ㄴㅇㄱ)
하지만 이미 생기부는 건축으로 도배되어있었고, 저에게 약대 학교장 추천전형 티켓이 내려오지 않았기(전교8등 내신 약 2.06) 때문에 정시로 약대를 준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담임쌤과 학년 부장쌤은 모두 얌전히 고려대 / 연세대 건축(공)학과로 준비하시길 권유하셨고 학교 추천 전형을 쓰기를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상황 속에서 엄청난 선택(?)을 단행하게 됩니다.
바로, 학교장 추천전형을 포기해버린것이었죠. 저는 학교장 추천서 포기 각서를 작성하여 담임 선생님에 드렸고 선생님은 이 포기각서를 찢어버리겠다고 하셨던..기억이 남아 있네요
제가 이런 미친 선택을 한 이유는 바로, '수시 납치될까봐!!'였습니다. 학교 추천전형은 따로 면접이 없기 때문에 서류 합격하는 순간 무를 수 없기 때문이었죠... (참고로 저는 수시 정시 둘다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저는 약대를 너무너무 가고 싶어서 한양대 성균관대 원서(납치 전형)를 아예 쓰지 않고,
오로지 면접이 있는 전형,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시립대 원서 5장만을 쓰게 됩니다.. (6장 안쓴 이유는 면접 있는 학교가 이 학교들뿐)
그리고 수능전에 시립대 경희대 연세대 1차를 전부 떨어졌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약대를 갈 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간이 부어올랐죠..)
아무 생각 없이 이 상태로 수능날 시험장을 향했습니다.
2024 수능 국어는 다들 알다시피 국어가 불수능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수능에서 모의고사에서는 단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문학지문을 아예 못 읽고 통으로 찍어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해버리고 맙니다..ㅋㅋㅋㅋㅋㅋ
OMR을 찍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건 꼼짝없이 재수다.. 아무리 불수능이어도 약대는 절대 안된다.'였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종이 울린 순간 멍해지면서 눈물조차 안나오더라구요.
그간 고생했던 3년이 이렇게 날아가고 수시도 절반 이상을 다 떨어졌는데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가득이었죠. 멘탈이 붕괴된 상태였습니다.
다음 수학 시험까지 쉬는 시간은 20분.. 이 20분동안 저는 어떻게든 멘탈을 가다듬어야했습니다.
2. 멘탈 관리
제일 먼저 했던 것은 교실 밖으로 나가서 상태 정비하기였습니다.
국어가 너무 어려웠기에 시험장 안 분위기는 처참했는데요.. 계속 교실에 있다가는 이 분위기에 침전 될것만 같아 제가 챙겨온 초콜릿을 몇개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초콜릿을 입에 쑤셔넣으면서 저는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어. 너가 해온게 얼마인데 멘탈 잡아. 할수 있어'를 수 없이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올 틈을 주지를 않았어요.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불안한 생각은 아주 간단한 것을 씨앗으로 점점 크게 제 몸집을 불립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걷잡을 수 없기에 시작을 내어주어서는 안됩니다.
절대 틈을 내어주지 마세요. 절대로요. 이 악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셔야합니다.
그 다음으로 저만의 페이스를 회복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저는 모의고사나 내신 시험 치기 전에 가볍게 명상(생각비우기)를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를 똑같이 실행하여 평소 루틴 / 리듬을 잡았습니다.
이처럼 본인의 집중력을 끌어 올리기 좋은 루틴하나쯤은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너무나도 일상적인 습관을 통해 수능이라는 '특별한 이벤트'라는 인식을 상쇄시키기 위함)
+유독 수능장에서 모의고사때는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이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들린 뒤, 종 치기 3분 전 다시 교실로 들어가 수학을 준비하고
'평소 하던대로! 풀던 순서대로!' 문제를 풀어나가 수학 시험은 떨지 않은채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학 1등급을 받았습니다.
요약하자면,
1.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기 않도록 환경 조정
2. 당을 올리기 위해 초콜릿 챙겨가기 (페레로 로쉐 강추.)
3. 자기 세뇌 (불안 철저히 차단)
4. 본인만의 루틴
5. (불수능이라면) 나말고 다른 사람도 비슷할거야 그니까 걱정하지 말자 생각
너무 뻔하디 뻔한 조언일 수도 있지만 3번 만큼은 꼭 지키시길 바랍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채로 불안에 잠식당할 수도 있어요. 여기서 빠져나오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건강 멘탈 잘 관리하시고, 힘들때마다 제 경우를 떠올려 '저런 사람도 결국 대학에 갔지..'를 생각하시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