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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영상/칼럼(QCC)

[학습법] 9. 슬슬 시작해봅시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계열 김재서 마스터
등록일 2024-04-15 | 조회 13871

안녕하십니까? |수리논술| 9번째 칼럼.

시작하겠습니다.


수험생 여러분께서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실까요?

누군가는 수시를 챙기기 위해 중간고사를 대비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수능을 위해,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며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날씨가 좋은 만큼 놀러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리논술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아직은 수리논술이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저는 이제 수리논술을 시작할 시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서 여러 반론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본인이 시작해도 좋을지, 조금만 늦게 시작해도 되는 것은 아닐지…

이런 것들에 대해 제가 수리논술을 대비하면서 알았던 것들을 근거로 답변해 드리려 합니다.



Q. 어떤 학생이 수리논술을 시작하면 좋을까요?


먼저 자신의 주 전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본인의 주 전형이 교과/종합이면, 그리고 자신의 내신으로 충분히 대학에 갈 수 있다면, 수리논술은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수리논술은 교과/종합보다 훨씬 불안정한 성향을 지닙니다. 굳이 한 두장 쓸 논술을 위해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또한 교과/종합으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면, 미적/확통/기하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했으므로, 일반적인 수리논술 지원자보다 더 우위에 있습니다.

지금은 중간고사를 그대로 대비하고, 수리논술은 수능이 끝난 후 시작해주셔도 됩니다. 비록 수리논술에 떨어질 지라도, 이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자신의 주 전형이 정시라면, 본인의 수학 실력과 선택과목을 보고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선택과목이 확통/기하라면, 아쉽게도 대다수의 상위권 대학에는 지원하기 어렵습니다.

수리논술은 수1, 수2, 미적분을 베이스로 두고, 확통과 기하를 끼워넣는 방식의 대학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적분에 대한 심화 학습 없이는 미적분 선택자를 수리논술에서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하나의 선택지가 고1수학, 수1, 수2만을 보는 성균관대인데, 이 대학 하나를 쓰기 위해서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것은… 본인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본인의 선택과목이 미적분일지라도, 4등급 이하 학생들에게는 아직 시작할 타이밍이 아닙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수리논술 대신 수능과 비슷한 결을 가진 약술형 논술을 대비하는 것이 좋은데,

약술형 논술을 지금부터 대비하기보단 지금은 수능 수학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내신 성적이 좋지 않고, 3모 성적이 3등급 이상인 학생들에게는 수리논술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 수리논술을 하면 어떤 이득이 있나요?


수능 기준으로 상위권/중위권/하위권으로 나누어보죠.


상위권에게는, 수리논술이 수능을 망쳤을 때 본인을 살려줄 수 있는 보험이 될 수 있습니다.

수능은 1년에 1번뿐인 시험입니다. 그리고 하루에 모든 과목들을 다 보는 시험이죠.

상위권에게는 한 문제 한 문제가 치명적이니만큼, 순간의 실수로 수능을 망칠 수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논술이 본인을 살려줄 생명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수리논술을 지금부터 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위권은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권장하진 않습니다.

상위권에게는 이미 탄탄한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수능 직후에 시작하는 것이 어쩌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중위권에게는, 수리논술이 본인의 대학 라인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수능으로 광명상가를 가면 국숭세단을 가고 싶은게 사람의 욕심이고, 국숭세단을 가면 건동홍숙을 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입니다.

이럴 때, 수리논술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수리논술은 수시이기 때문에, 정시보다 상향을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본인이 정시로 갈 수 있는 라인보다 한 두 라인 위를 써서 붙는다면, 이것만큼 가성비있는 투자가 어디있을까요?

또한 중위권일 수록 과목의 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만약 (수학을 제외한) 어떤 과목을 잘 하지 못하여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무리라면 수리논술으로 투자해 보는 것도 권장드리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는 저를 예시로 들 수 있겠군요. 저는 과탐을 잘 하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정시를 그대로 준비하는 것은 큰 리스크가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방향을 틀어 과탐을 과감히 버리고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쪽으로 투자하였고, 그것이 성공하여 올해 수능에서 과탐을 6등급을 맞았음에도 이렇게 당당히 성균관대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위권에게는, 수리논술이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수리논술이라고 해서 모두 어려운 문제만을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하위권에게는 약술형 논술이라는 논술이 존재합니다.

수능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내어 하위권 학생들에게 좀 더 대비하기 쉽도록 만든 논술입니다.

대표적으로 가천대가 그런 논술을 시행합니다. 즉 약술형 논술을 대비하여 합격한다면 가천대와 같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위권으로 갈 수록, 대학 순위가 수능 점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남들보다 낮은 점수일 지라도, 약술형 논술을 대비한다면 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술형 논술은 지금 대비하는데 적절하지 않습니다. 약술형 논술은 수능과 비슷한 결로 출제되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은 수능을 대비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그러므로 하위권 학생들은 약술형 논술에 대해 알아보되, 그것을 대비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수능 공부가 차라리 나아요.



Q. 왜 지금 시작해야 할까요? 나중에 시작하면 안될까요?


앞서 말씀드린 시작하지 않아도 좋은 경우 /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경우 외에는, 지금 시작하셔야 합니다.

6모 이후에… 9모 보고서… 수능 직후면… 이라면서 미루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합니다.

수리논술은 일주일에 3시간~5시간 정도로 수능에 방해되지 않을 만큼만 수업이 진행됩니다. 이 시간으로는 하나의 대학을 대비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5시간을 대비한다고 해도 겨우 한 대학의 1년치를 풀 정도입니다. 대학을 대비하려면 3년치 + 모의논술을 모두 대비해야 하는 특성상, 하나의 대학을 대비하기에 1개월은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수리논술의 기초부터 시작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대학 3~4개를 준비한다고 해도 6개월은 잡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리논술은 10월에 종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1월에 있을 수능의 수능최저를 맞추기 위함이죠.

그래서 4월에 시작한다고 해도, 겨우 6개월을 맞춰서 10월에 끝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시작할 수도 없습니다. 수능이 다가올 수록, 엄청나게 할 일들이 많아집니다.

수능을 이미 겪은 N수생이라면, 100일 이후부터는 시간이 훨씬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시작하려고 해도 시작할 수도 없습니다. 시작해도 진도를 따라가기 버거울 것이고, 포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내신 준비 안 한다고 자습하고 있을 때 놀지 말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수리논술 그거 영재고들이 합격하는 전형 아닌가요?


연세대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세대가 아니라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 또한 흔한 일반고 학생입니다. 저 또한 엄청난 두뇌를 가지고 있지 않고, 아이큐 또한 108이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수리논술 합격자들을 살펴보면 일반고 학생들이 정말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앙대의 2024 논술 가이드북 22페이지에서, 일반고의 합격 비율이 70%로 나타난 것이 그 근거입니다.

즉 자신에 맞는 대학을 지원하신다면 영재고 학생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Q. 확통 / 기하를 대비하는게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내신에서 확통/기하를 대비했다면 기초는 충분히 갖추어 있으며,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확통/기하를 공부하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습니다.

확통/기하는 소위 나오는 것만 나오는 경향이 큽니다. 확통은 경우의 수 / 조건부 확률 / 기댓값이, 기하는 이차곡선 / 벡터의 내적 / 정사영이 빈출되는 소재입니다.

이쪽을 중점적으로 공부한다면 확통/기하를 낸다고 해도 그리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교수님들도 여러분이 확통/기하를 제대로 알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적분처럼 극악의 난이도로 문제를 내기보단, 다른 선택과목들을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출제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의 경쟁자도 확통/기하를 제대로 알지 않기 때문에, 남들과 똑같이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시면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Q. 정시에 올인하고 싶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반론입니다. 그래도, 한 번만 제 말을 들어보시겠습니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절대로 정시를 포기하고 수리논술에 올인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정시를 올인하되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수리논술을 챙겨두자는 것이죠.

왜냐하면, 한 길만 파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위험성은 간과합니다.

수리논술 또한, 아니 수리논술이 정시보다 더 위험한 것은 맞아요. 하지만 정시라고 안전한 시험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수리논술과 정시를 둘 다 병행하여 진행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정시를 올인한다고 하지만 막상 9월 수시지원에서는 수리논술을 쓰고, 수능이 망했을 때 부랴부랴 수리논술을 도전해보지만 6광탈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요?

엄청 많습니다. 진짜 수능 끝난 날 밤에는 수없이 많은 문자와 전화로 학원이 북새통을 이룰 정도이니 말이죠.

그렇다면, 애초에 수리논술을 지원할 것이라면, 차라리 지금 공부를 해 둬서 확실한 기회로 만드는 것이 어떤가요?


그리고 수리논술이 수능과는 전혀 딴판의 시험인 것도 아닙니다.

요즘 수능 고난이도 문제의 트렌드는 정수 조건, 그리고 부정방정식입니다.

작수 14번, 그리고 22번이 수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수 조건을 넣어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문제이죠.

이 정수 조건, 이미 수리논술에서는 빈출된 소재입니다. 상위권 대학을 공부하면 무조건 마주치게 되는 유형이죠.

그러므로 수리논술을 공부한다면 간접적으로, 아니 직접적으로 수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지금 시기에 수리논술을 대비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남들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원하죠.

저 또한 현역 때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내신 챙기고, 수능을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수시 6광탈을 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절망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는 어느 순간 수리논술을 준비했었고, 시립대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는 어느샌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이 길이 맞는지, 다른 길이 없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자신의 길을 직접 만들어가면서 수리논술이라는 다른 길로 결국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현역 때 만약, 누가 물어보았더라면, 그때 자신의 길을 의심했었더라면, 1년을 허비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후회는 곧 결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제 길을, 현역 때 받은 6광탈의 후회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니까요.

그래서 이 칼럼을 쓰게 된 것입니다. 정시 파이터 여러분께 물어보기 위해서요.


정말로 그 길이 맞습니까?



………………………………..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QnA입니다.


그럼 다음 칼럼으로 뵙겠습니다.

제 긴 칼럼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좋은 일이 2가지 있습니다.

1번째는 오늘이 제 생일이라는 것이고,

2번째는 제가 수리논술 독학서의 검토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와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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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논술 #2025수리논술 #수시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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