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25학번 김나영입니다.
일단 6월 평가원을 치르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올해의 첫 평가원 시험이라 많이 긴장들 하셨을텐데, 이 칼럼을 읽으면서 잠시 한 템포 쉬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6월 칼럼은 6평 후에 해야할 일들에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6평 이후 + 6평~9평 공부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6월 : 6평~9평 기간 공부법]
#1. 6평 직후
일단 6평이 끝났으니 저의 작년 6평 성적표를 공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성적에 관해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긴 한데,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마 25수능보다 잘 본 성적표일 겁니다...ㅋㅋ 국어는 화작에서만 2개 틀렸고, 영어는 턱걸이로 2등급을 받아 멘탈이 나갔던 것 치고는 의외였습니다. 화학1은 현역이랑 비슷했습니다. 한 5개? 정도 틀렸던 것 같네요. 지구과학1도 화학1이랑 비슷했고요.
제가 5월 칼럼에서 말한대로 6평은 고점과 저점 둘 다 보인 시험입니다. 뭣보다 고점이 뜬 과목들은 극상위로 올라간 상태라 저도 제 점수를 보고 굉장히 들떴던 기억이 나네요.
다만 여기에서 제가 약간 겁을 먹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 12년을 되돌아보면, 한 번 시험을 잘하면 그 다음은 꼭 말아먹거든요. 무의식적으로 '아 이거 내가 잘하니까 얼마 안 해도 충분히 가능하지'라는 마인드를 품는 습관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6평 치고 그 날 쓴 오답 분석지에서 국어와 수학 기록지의 맨 앞에는 각각 '이번 시험은 없는 셈 치자' 와 '나대지 말자' 가 적혔습니다.
국어는 아무리 봐도 운이 너무 좋았던 시험이었습니다. 문학은 전부 최소 1번은 본 것들이고, 독서마저도 사회/과학 지문은 아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나름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과학 지문을 전부 다 아는 내용이라는 게 컸습니다. 마지막에 에이어를 풀었으니, 아마 앞에서 하나라도 시간을 더 썼다면 제 점수는 훅 떨어졌을 게 분명합니다.
수학은 4월 달부터 시작된 마인드였습니다. 100점이 떴든말든 최고 점수는 92점을 목표로 둔다. 이게 1년 내내 이어졌어요. 6평 역시 그런 마인드로 시험을 쳤었고, 덕분에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아 그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망해버린 영어와 화학/지구과학은 일단 문제점을 짚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시험의 문제만 보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서 내가 어디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는지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완할 학습 방향과 시험 운영 가이드를 수정했었고요.
저의 25학년도 6평 후기를 알려드리는 이유는 '자만하지도, 좌절하지도 말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맘 같아선 모든 점수를 없는 셈 치고 싶었기에 잘 친 과목은 되려 경계했고, 못 본 과목은 구멍을 찾아 메꾸려고 했습니다.
어느 과목이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잘 본 건 정말 내 순수 실력인지부터 분석하시고, 못 본 건 어디에서 잘못된 건지 찾아야합니다. 늘 강조하지만, 성적 자체에 연연하지 마시고 본인의 시험 과정과 학습 상태를 낱낱이 파헤치는 데에 집중하세요.
#2. 6평 이후 공부법
1. 국어
6평부터 9평 전까지는 대부분 문학과 독서 연계 학습에 투자했습니다. 저는 보통 매일 점심/저녁시간처럼 자투리시간에 인강을 듣고, 메인 수업은 하루에 몰려서 들었기 때문에 매일의 국어 공부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수특/수완/주간지/기타N제를 아침시간에 풀어주는 것 정도로 감을 잃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6평 때 발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해결책을 이 때 시행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여전히 문학 선지에 대한 감이 없다' 였습니다. 문학 문제는 기출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해서 한 5년 전 기출부터 다시 풀고 선지 분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비는 시간이 생길 때 가볍게 해주는 식이었어요.
두 번째 문제는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였습니다. 나중에 보면 다 잘 되는 문제들이, 시험장에 들어가서는 꼭 헤매거나 이상한 실수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중력의 향상을 위해 80분짜리 실모에 50분 짜리를 연달아 풀었습니다. 당연히 50분짜리 실모는 틀리는 게 엄청 많았고요. 이건 성적을 올리겠다기보단 긴 시험에서도 어떻게든 버티려는 느낌을 심어주기 위해서 한 거였습니다. 그래서 50분짜리 실모는 주의깊게 분석하지도 않았던 것 같네요.
2. 수학
수학은 딱히 뭐가 없습니다. 여전히 기출이고, 여전히 문풀원칙노트를 쓰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 시기에 기출 분석을 거의 마무리했습니다. 6평 시험지를 선생님께 분석받으면서 '여전히 뭘 많이 쓴다'라는 조언을 듣고 더더욱 풀이과정을 다듬으려고 신경썼어요.
그리고 이 때부터 과제량에 좀 지쳤던 것 같네요. 1:1 수업을 추가적으로 시작하면서 과제가 늘었는데, 꽤 어려운 문제들도 많이 포함되어있어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더군다나 문풀원칙노트를 쓰는 것이 더욱 집중하게 되니 모든 문제들을 허투루 넘어가질 못했어요. 단순 오답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이 문제를 틀린 근본적인 이유와, 그걸 고칠 방법들을 계속 생각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3. 화학1
화학도 정돈 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기출과 N제를 다시 보면서 각 유형별 풀이방식을 터득하고, 주요 풀이방식들은 모아서 정리해뒀습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실모에 신경쓰기 시작했던 것 같네요. 비킬러 실모와 킬러까지 포함된 실모 둘 다 풀어주면서 어떻게 해야 시험 운영을 잘 풀어나갈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실모 관련된 이야기는 두 가지 정도가 있겠네요.
1) 타임어택에 대비하기
현역 때부터 앞에서 한 번 막히면 갑자기 절기 시작해서 그 뒤의 문제들이 다 무너지곤 했습니다. 어떨 땐 18-20번 대의 문제도 풀 수 있었는데, 앞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하는 바람이 못 보는 일도 생겼었어요.
수학과 달리 과탐(특히 화학)은 타임어택이 워낙 심해서 한 번 절어버리는 것 자체가 타격이 컸습니다. 그래서 '절대 절어선 안된다'를 메인으로 세워두고 시험 운영을 계획했습니다.
애석하게도 절지 않기 위해서는 또다시 '막히면 무조건 넘긴다'의 해결책으로 되돌아오게 되었고, 그렇게 '1페이지라도 막히면 그냥 무조건 넘겨라' 라는 원칙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실모 풀면서 3-5번 대에서 막혀 넘긴 적이 많습니다.
2) 과탐은 생각보다 지친다
가장 마지막에 치는 시험이기에 앞에서 시험이 어려웠다면 과탐에서 정신력과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제가 6평에서 그걸 느끼고 이걸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이 시기에 택한 방법은 하루 일과의 맨 마지막에 과탐 실모를 치는 거였습니다. 하루의 마지막이면 어느정도 힘이 빠졌을테니 이 때 체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과탐을 푸는 데에 익숙해지자, 라는 생각이었어요. 이게 나름 도움이 되었는지 실제 시험에서는 체력이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분량이 적게 나왔네요. 사실 뭘 어떻게 한다는 가이드 자체는 달라지는 게 크게 없어서 그동안 하던 공부에 6평 분석을 통한 피드백을 얹어준다는 식으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학 주요 문항과 화학1 풀이를 올려드릴까 생각 중이었는데, 아직 문제를 보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ㅎ 혹시 보고 싶으신 문항들은 이야기해주세요. 특집 칼럼에 반영해보겠습니다.
7월 칼럼은 멘탈 관리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나름 기숙재수를 하면서 멘탈 한 번 안 무너진 것에 자부심이 있어서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ㅎ 그 외에 보고 싶으신 칼럼 주제가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제 칼럼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시험 치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