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5월이 다 되어 가는만큼 실전 모의고사(메대프 등)들이 꽤나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청 모의고사도 있을 것이고 각종 사설 모의고사들이 6평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올텐데요, 이러한 시의성에 맞추어 ‘모의고사 피드백’에 관련한 qcc를 적어보고자 해요.
‘모의고사 피드백’이란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고, 자신이 응시한 모의고사를 통해 학습 방향에 대한 ‘메타인지’를 돕는 매개입니다. 저번에 올렸던 메타인지qcc에서는 메타인지의 개념에 대한 설명 위주였다면, 오늘은 그에 덧붙여 메타인지의 구체적 방법에 대한 소개라고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도입
‘실전 모의고사’를 푸는 의의는 무엇일까요?
학원에서 주니까, 좋은 점수를 받아 정신승리하려고,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하기 위해 등 수많은 생각들이 마음 속에 스쳐 지나가셨을 겁니다. 하지만 실전 모의고사를 그런 단순한 목적과 이유로 응시하셨다면 여태까지 실모를 제대로 활용하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나열한 목적, 이유들로 실전 모의고사를 응시하신 대부분의 학생분들은 모의고사를 다 풀고 난 뒤, 해당 모의고사를 풀었던 과정과 그 전의 학습 방향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거치지 않은 채 그저 간단한 오답만 하고 넘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정확히 이러한 과정만 거치고 모의고사에 대한 피드백을 마치셨다면 사실상 모의고사를 낭비한 셈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실전 모의고사의 의의는 ‘성적이라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함과 동시에 여태까지의 학습 과정과 방향이 적절했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점검을 위해서는 자신이 시험을 치며 했던 생각들을 복기하여 표상하는 ’모의고사 피드백지‘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모의고사 피드백지란?
저의 경우, 실전 모의고사를 풀로 응시한 후 집에 가자마자 시험지를 다시 둘러보며 오답을 마치고 다음 날을 통째로 ’모의고사 피드백지‘를 작성하는 데에 쏟아부었습니다. 하루 공부를 희생하긴 했지만 모의고사 피드백지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모의고사 피드백지는 크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첫째, 문제점(P)입니다. 평소 실력보다 잘 나왔든 못 나왔든, 완벽하게 풀어서 100점이 나오는 시험지는 과목을 불문하고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는 만점을 받은 시험지가 있더라도 제가 ’한치의 오차 없이 완벽히 푼 시험지‘는 없었다고 생각했기에 시험지를 다시 보며 면밀히 제 약점을 분석했습니다.
문제점을 알아내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틀린 문항, 어려웠던 선지 등을 위주로 시험지를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분명 자신의 문제점이 하나쯤은 보일 것입니다. 그렇게 발견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자신이 여태 학습해 온 과정에서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까지 확장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시험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학습 과정과 방향‘의 문제점으로 확장하는 과정이 핵심적입니다.
둘째, 해결책(S)입니다. 앞 단계에서 문제점을 알아낸 만큼, 그에 따른 해결책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틀렸거나, 완전히 말끔하게 풀어내지는 못한 정도의 문제들이 있다면 그 문제들을 살펴보며 ’왜 어려웠을까?‘를 충분히 생각해본 다음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죠.
처음에는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정확한 해결책이라 생각했던 것이 추후에 ’부적절한 해결책‘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문제점을 생각해보고 해결책을 끌어내는 연습을 충분히 거치다보면 이러한 작업에도 익숙해질 것이며, 해결책의 정확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셋째, 시험 운영에 관한 성찰입니다. 앞선 두 개의 단계에서 이전의 학습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마쳤다면, 시험 운영에 대한 성찰도 적어야 합니다. 결국 수험생의 입장에서 ‘학습’의 궁극적 목적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잘 치는 것이기에 시험 자체의 운영(ex. 시간 분배, 문풀 순서 등)에 대한 피드백도 필요합니다.
*참고용-제가 적은 재수 6평 피드백지
아래는 제가 1년동안 적은 피드백지 중 가장 잘 적었던 6평 피드백지를 타이핑한 것입니다. 전 실제로 6평, 9평때 의대에 가지 못하는 성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각 모의평가에 대한 철저한 피드백을 거쳐 수능때는 2개의 의대에 정시로 합격했습니다. 백분위 점수는 각각 300 만점에 288, 287이었습니다. (9평 피드백지는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태도‘ qcc에 사진으로 첨부되어 있음)
<6월 모의평가 분석 및 자가진단>
-국어 :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너무나도 적절한 시험. 현장에서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원인을 분석해보면 아래와 같음
1 평가원 지문치고 비유기적->정보가 산발적으로 제시되었음
2 선택지에 ‘한끗차이로 틀린 선지’나 ‘이면적 추론‘을 요하는 것이 많았음
-> 앞 어절/뒷 어절 중 뒷 어절은 완벽히 맞는데 앞 어절이 틀린 선지 혹은 어휘력에 기반한 약간의 추론을 요하는 문제 (ex) 사상적 공백
3 정보량이 많음-> 특히 과학지문(비타민k)은 연계라고는 하지만 정보가 너무 쏟아져서 당황스러웠음.
이러한 문제들과 현장의 체감 난이도를 극복하기 위한 태도,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성급한 독해 지양하기-> 지문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해서 무분별하게 밑줄을 긋고 동그라미 등의 표시를 하면 더 난해해 보일 뿐, 독해에 도움되지 않음. 오히려 어려울수록 천천히 심호흡하며 다시 읽어보기
2 이해가 잘 안될 때는 거시적으로 보기->영 정리가 안되고 붕 뜨는 것 같을 때는 문단별로 어떤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지 차근차근 생각하는 시간 가지기
3 ’유형별 읽기 방법‘ 체득하기->글의 유형에 따라 ’글을 읽는 방법‘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 이번 모의고사에서는 그러한 연습이 전혀 되지 않았기에 ‘읽고 이해하기’만 생각하다가 고득점에 실패한 것 같다. 기출분석의 과정에서 글의 유형을 분류하고 ‘유형별로 가장 이상적인 독해법’을 익히자.
4 문학 연계 공부를 철저히 하자-> 소현성전 같은 경우 연계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풀면 선지처리 과정이 조금은 애매하게 느껴지도록 설계된 듯함(물론 못 푸는 건 아님).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듯.
5 추론형, 고난도 선지 대비를 위해 리트 기출을 푸는 것이 좋을 듯…
6 어휘에 관한 부분을 경시해서는 안됨-> 국어 문제를 풀 때 조금이라도 애매한 선지가 있다면 표준국어대사전 ㄱㄱ
분량 이슈로 국어까지만 타이핑하였는데, 국어 파트 피드백을 보면 문제점과 해결책이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시험 운영 자체에는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해당 부분은 적지 않았지만 ’문제점‘과 그에 대응하는 ’해결책‘이 모두 적혀 있다는 점에서 꽤 잘 적은 피드백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기준)
*당부
아직 6평이 한 달가량 남아 있지만, 6평 이후부터는 시중에 온갖 모의고사가 쏟아질 겁니다.
모의고사를 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성적에 ’낙담‘하기보다는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자신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용도로 모의고사를 활용하는 편이 생산적인데, 모의고사 피드백지가 ’시험 성적 자체에 대한 부정적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분석’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여러분을 도와줄 것입니다.
실제로 저도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를 망친 이후 기분이 너무 불쾌했지만 다음 날 모의고사 피드백지를 모두 작성한 후에는 시험 성적에 대한 비관보다는 ‘앞으로의 공부 방향‘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실패로 인해 부정적 감정이 든다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멀어지고, 성공으로 인해 긍정적 감정이 든다면 그것을 공부의 기폭제 삼아 성적 향상으로 한 발 더 다가가는 식의 학습을 수능 때까지 이어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열심히 공부하셔서 6월 모의평가에서 좋은 성적 받아오시고, 수능에선 더더욱 좋은 성적 받아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