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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법] [생윤] 환경 윤리 자작 문항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구은빈 마스터
등록일 2024-08-12 | 조회 5490

안녕하세요? 오늘은 환경 윤리 자작 문항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평가원의 최신 출제 경향을 반영하여 심화 개념 없이 기본 개념으로만, 대신 말장난을 심화시켜 최대한 요즘의 평가원 문항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편하게 풀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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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과 해설은 아래에 적어 두겠습니다.






























아래부터는 해설입니다.



ㄱ. A : 어떤 동물도 인간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한 존재가 아니다. 

해당 선지는 칸트의 단독 입장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칸트는 인간 중심주의 사상가로서 당연히 어떤 동물도 인간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고, 오히려 인간이 모든 동물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한 존재라고 보지요.

하지만 레건과 테일러 역시 어떤 동물도 인간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아무리 동물이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인간 역시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기에, 두 사상가 모두의 입장에서 인간과 동물 중 어떤 존재도 다른 존재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생윤 환경 윤리 파트에서 어떤 존재가 다른 존재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지려면, 그 두 존재가 도덕적 고려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만약 두 존재 모두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면 두 존재는 동등한 내재적 가치를 지니므로 어떤 존재도 다른 존재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없게 되고, 반면 한 존재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인 반면 다른 존재는 아니라면, 이 경우에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인 존재가 그렇지 않은 존재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하게 됩니다.

아무튼 해당 선지의 진술은 칸트의 단독 입장에 해당하는 진술이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해당 선지는 적절하지 않은 선지이게 됩니다.



ㄴ. B : 생태계 자체와 달리 모든 유기체는 도덕적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선지는 테일러의 단독 입장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우선 유기체 = 생명체 인 것은 모두 아시지요? 그리고 실제로 테일러는 생태계 그 자체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지만, 모든 생명체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고 봅니다.

반면 칸트와 레건은 애초에 모든 생명체가 도덕적 고려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태계 그 자체의 경우와 모든 생명체의 경우가 다른지 아닌지 고려해 보기도 전에, 칸트와 레건은 모두 해당 선지의 진술을 부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해당 선지는 테일러의 단독 입장으로 들어갈 진술로 적절한 진술의 선지로, 적절한 선지이게 됩니다.



ㄷ. C : 인간에 대한 의무와 동물 학대 금지 의무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해당 선지는 레건과 테일러의 공통 입장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우선 ‘배타적’이라는 표현은 생각보다 생윤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인데요. 배타적이라는 것은 ‘타’, 즉 다른 것을, ‘배’제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컨대 내가 무언가에 대한 배타적인 사용권을 갖는다는 것은, 타인들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내가 그것에 대한 전적이고 독점적인 사용권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두 의무가 상호 배타적인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려면, 한 의무와 다른 의무가 서로를 배제하는 관계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칸트에 따르면 동물 학대 금지 의무는 인간에 대한 의무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즉 동물 학대 금지 의무는 인간에 대한 의무를 위한 의무로서만 성립 가능하게 되며, 따라서 칸트의 입장에서 동물 학대 금지 의무는 필연적으로 인간에 대한 의무로 연결되고, 또한 환원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았을 때 칸트의 입장에서 두 의무가 상호 배타적인, 즉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는 관계에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닌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선 칸트부터가 ‘인간에 대한 의무와 동물 학대 금지 의무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라는 진술에 동의하게 되는데, 지금 해당 선지는 칸트의 입장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선지이게 됩니다.



ㄹ. D :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존재의 도덕적 지위를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해당 선지는 칸트, 레건, 테일러의 공통 입장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세 사상가 모두 어떤 존재가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해서 그 존재가 반드시 도덕적 지위를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세 사상가 모두 도덕적 지위를 가지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인 존재들도,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생명 중심주의 사상가 테일러라고 해서 동물과 식물을 아예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다만 테일러에 따르면, 동물과 식물은 도덕적 지위가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수단으로‘만’ 이용되아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무생물은 도덕적 지위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한낱 수단으로만 이용되어도 됩니다. 바로 이와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해당 선지는 세 사상가 모두의 공통 입장으로 들어갈 진술로 적절한 진술의 선지로, 적절한 선지이게 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정답은 3번이 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본 파트는 환경 윤리 파트인데, 이 환경 윤리 파트는 도통 심화 개념이 출제되지 않는 파트입니다. 대신 말장난으로 승부를 보는 파트이지요. 생윤 킬러 파트들 중 환경 윤리 파트처럼 문항에서 물어보는 내용 자체는 얕고 단순한데, 말장난은 정말 심한 그런 파트가 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다르게 이야기하면, 결국에는 말장난만 잘 궤뚫으면, 환경 윤리 파트는 정말 쉽게 풀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환경 윤리 파트는 심화 개념을 내고 싶어도 낼 것이 거의없는 파트입니다. 그래서 평가원도 최근 들어 부쩍 환경 윤리 문항의 난도를 낮추어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과 1년에서 2년 전만 해도 그래도 칸트의 사상으로 꽤 난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마저 아이디어가 다 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제가 속해 있는 생윤 컨텐츠팀에서도, 다들 환경 윤리 문항만큼은 안 내려고 합니다. 낼 만한 아이디어는 마땅치 않은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쉽게 내면 또 욕을 먹을 수밖에 없거든요. 

물론 그래도 보통 모의고사 한 회당 환경 윤리 문항이 하나씩은 있으니, 누군가는 환경 윤리 문항을 출제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문항 배분을 할 때는 거의 폭탄 돌리기 게임을 하는 것 같고, 환경 윤리 문항이 바로 그 폭탄인 것 같은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ㅎㅎ

평소에 ‘도덕적 고려의 대상’, ‘도덕적 행위의 주체’, ‘도덕적 지위를 보유하는 존재’ 같은 헷갈리는 표현들의 의미만 명확하게 정리해 두시고, 현장에서 선지 대충 흘려 읽다가 오독하지 마세요. 그러면 환경 윤리 문항은 어렵지 않게 맞히실 수 있을 것입니다.

추가로 하나 더, 환경 윤리 파트는 워낙 등장하는 사상가들이 많은 만큼, 보통 세 사상가의 입장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벤다이어그램형 문항으로 많이 출제가 됩니다. 

그런데 벤다이어그램형 문항을 푸실 때는 주의해 주셔야 합니다. 예컨대 한 사상가의 단독 입장으로 들어가 있는 선지의 경우, 해당 사상가가 그 선지의 진술에 동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두 사상가는 그 선지의 진술에 동의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해당 선지가 그 사상가의 ‘단독’ 입장으로 들어갈 선지로 적절한 선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벤다이어그램형 문항을 푸실 때는, 어떠한 선지에 동그라미를 치시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 주셔야 합니다. 생각보다 이 점 때문에 환경 윤리 문항을 틀리시는 학생분들도 정말 많답니다.

혹시 이번 자작 문항과 관련하여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창을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모두 오늘 남은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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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생윤 #생활과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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