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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보통 2등급 후반에서 4등급 초반 학생분들이 수학 공부를 가장 많이 합니다. 그런데 1등급의 벽은 쉽게 뚫리지 않죠. 개념과 기출 학습을 충분히 해서 내용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막상 낯선 문항을 마주하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해합니다. 해설지를 보면 풀이 과정이 완벽하게 이해되는데, 며칠 뒤에 다시 풀어보면 처음 막혔던 부분에서 똑같이 막히곤 합니다. 이 벽에 부딪힐 때 굉장히 고통스러우셨을 겁니다. 분명 해설 강의를 볼 때는 이해가 가는데, 혼자 하려고만 하면 풀리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시중의 N제나 실전 모의고사를 무작정 많이 푸는 이른바 '양치기'를 해결책으로 삼기도 합니다. 저 역시 과거에 돈만 많이 쓰고 결국 양치기가 해결책이 되지 못한 채 3등급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수험 생활을 복기해 보았을 때, 내신 시험처럼 단순 암기나 양치기로만 접근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설 강의를 통해 이해했음에도 혼자서 낯선 문항을 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문제 풀이의 각 과정을 넘어갈 때 '필연성'을 부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풀이 과정이 A -> B -> C로 이어진다고 할 때, 기계적으로 각각의 과정만 따로 분리하여 이해하고 넘어간 것이 패인이었죠. '왜 A 과정을 떠올려야 하는지', '왜 A 과정처럼 풀어야만 하는지', '왜 A에서 B로 넘어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지 않았기에 성적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 풀이에 '필연적인 물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수능 국어와 수학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두 과목 모두 사고력을 묻기 때문에 '필연적인 사고'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국어는 지문 속에 답이 있으므로 읽어나가며 필연적인 물음을 던지다 보면 지문 안에서 답을 찾게 됩니다. 반면, 수학은 문제의 발문과 조건을 독해하면서 필연적인 물음을 던지고, 그동안 공부했던 교과 개념을 도구 삼아 답을 도출해 낸다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작년 수능 14번 도형 문항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던지는 법을 지식적으로 몰라서 볼넷을 내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개념적으로는 분명 알고 있을 것입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수학에서 개념 자체를 아예 모르는 경우는 드뭅니다. 단지 어떻게 적용하고 풀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입니다. 도형 문제에서 닮음 조건을 몰라서 닮음을 발견하지 못할까요? 닮음의 개념을 아무리 잘 알아도, 문제 상황에서 특정한 '행동'을 하지 못해 닮음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문제 풀이 적용의 문제입니다. 이 문항 역시 작년 수능 문제라고 해서 해설 강의만 보고 주구장창 암기만 한다면, 다른 낯선 도형 문제는 절대 풀 수 없습니다. 일단 구해야 할 것은 선분 GH의 길이입니다. 그리고 주어진 조건은 GC의 길이와 각 HCG의 크기입니다. 그렇다면 GH의 길이를 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고가 필연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CH의 길이를 구한다. 큰 원의 지름의 길이를 구한다. 여기서부터 사고가 무조건 시작되어야만 합니다. 그 이유는 사인 법칙과 코사인 법칙을 활용하면 선분 GH의 길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CH의 길이를 안다면 GC의 길이와 각 HCG의 크기를 이미 알고 있으므로 코사인 법칙을 써서 GH의 길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도형 문제에서 사인 법칙과 코사인 법칙을 떠올리는 것은 필연이며, 그 개념적 적용에 따라 'CH의 길이를 구하거나 큰 원의 지름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필연적인 사고입니다. 그런데 막상 CH의 길이를 먼저 구하려고 보니, 이와 관련된 조건이나 인접한 삼각형이 보이지 않습니다. 즉, CH를 당장 구할 수 없으니 이 방법은 배제(OUT)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큰 원의 지름을 구하겠다'는 풀이 과정으로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단순히 '아, 사인 법칙 써야 하는 문제니까 사인 법칙 써야지' 하고 복습하며 암기하는 것과, '왜 여기서 사인 법칙을 써야만 하는지' 스스로 필연성을 부여하며 공부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를 만듭니다. 전자의 방식으로는 해당 수능 문제만 풀 수 있지만, 후자의 방식으로 공부한 학생분들은 문제가 변형되거나 유사한 문항이 출제되어도 충분히 풀어낼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 봅시다. 큰 원의 지름을 구하고 싶고 문제에서 GC의 길이가 주어졌으니, 각 H에 주목하는 것은 필연입니다. 각 H를 알면 사인 법칙을 통해 큰 원의 지름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각 H를 구하기 위해 도형을 관찰해 보면, 선분 GE에 대한 보조선을 긋는 행동이 필연적으로 요구됩니다. 왜 그럴까요? 원에 내접하는 사각형에서 마주 보는 각의 합은 180도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곳에 선을 긋는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보조선이 됩니다. 수학 공부를 할 때 가장 답답한 순간이 언제인가요? 해설지를 보면 갑자기 뜬금없는 위치에 보조선을 그어서 풉니다. 해설을 읽으면 이해는 되지만, 푸는 입장에서는 '저 보조선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 내지?' 하며 미칠 노릇일 겁니다. 그래서 평소에 공부할 때 '왜 이곳에 보조선을 그어야만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다른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필연성을 부여하는 근거는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저는 각 H를 구하기 위해 보조선을 그었지만, '두 원이 교차할 때 공통현을 긋는 것은 필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서 그어도 무방합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도록 왜 이 행동이 필연인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보조선을 그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지만 이 삼각형 안에서는 당장 선분 GE의 길이를 구할 수 없으므로 각 E도 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분 GA에 보조선을 추가로 긋게 됩니다. 왜일까요? 이곳을 이으면 원의 반지름을 이용할 수 있고, 인접한 삼각형과의 관계를 통해 선분 GE의 길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보조선 역시 그을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가집니다. 이 보조선까지 그었다면 문제는 사실상 끝납니다. 코사인 법칙을 통해 필요한 각과 길이를 모두 구할 수 있으니까요. 전체 삼각형 GAC에 대해 코사인 법칙을 써서 각 GAE를 구하고, 그 구한 값을 바탕으로 다시 코사인 법칙을 써서 선분 GE를 구하며, 또 한 번 코사인 법칙으로 각 G를 구한 뒤, 마지막으로 사인 법칙을 써서 큰 원의 지름을 구하면 해결됩니다. 이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시나요? 수학은 반드시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물론 제 풀이가 가장 효율적이거나 화려한 풀이는 아닐 수 있습니다. 더 좋은 풀이도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 풀이는 스스로 완벽하게 납득할 수 있고, 어떤 유사 문항이 나와도 동일한 논리로 풀어낼 수 있는 단단한 풀이입니다. 각 과정마다 '왜 그렇게 풀어야만 하는지' 필연성을 철저하게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수학을 단순 암기과목처럼 공부하는 친구들은 이렇게 풉니다. 반면에 필연성을 중심으로 공부한 학생은 이렇게 사고합니다. 저 역시 뼈저리게 경험했지만, 3등급 이하 학생분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처음 보는 낯선 문항 앞에서 지나치게 위축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자체를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가장 크죠. 그러다 해설 강의를 보면 또 완벽하게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며칠 뒤 혼자 풀려고 하면 다시 백지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항상 뭔가 열심히 많이 하는데도 등급은 제자리걸음인 것입니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문제 풀이의 매 순간 '필연적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최대한 치열하게 고민하여 그 답을 내린 후 넘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국어든 수학이든 학생 본인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조건 '나는 알고 있고,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해 보면 분명 그 길이 보일 것입니다. 단순히 이전의 풀이 과정만 달달 암기한 학생과, '왜 그렇게 풀어야만 하는지' 필연성을 부여하며 납득하고 충분한 반복을 통해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학생. 실전 현장에서 낯선 문항을 풀어낼 가능성이 더 높은 쪽은 단연코 후자일 것입니다. 사고력을 묻는다는 본질 자체는 같기 때문에 국어와 수학의 학습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항상 국어 칼럼에서 강조하는 핵심도 '왜 이렇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지문을 읽으라는 것입니다. 수학 역시 '왜 이렇게 풀어야 하지?'를 스스로에게 되묻으며 공부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정을 넘어갈 때마다 필연성을 부여해 보세요. 물론 선천적인 수학적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은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훨씬 더 훌륭하고 기발한 풀이를 떠올릴 수 있겠죠. 하지만 평범한 우리가 스스로 풀이에 필연성을 부여하지 못한 채 기발한 방법만 좇는다면, 실전에서 그 풀이를 떠올릴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오직 그 특정 문항에서만 쓸 수 있는 단발성 풀이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죠. 반면, 각 과정에 필연성을 부여하며 고민하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학적 실력이 오르게 되고, 완전히 낯선 문항을 마주했을 때도 배운 논리를 뚝심 있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 그 고민을 해결해 주는 유일한 열쇠는 바로 '교과 개념'과 철저한 '관찰'뿐입니다. 심규선/나의 색깔 이라는 곡에서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이미 번진 이 마음을 다시 돌이켜 지울 수는 없어도 되돌릴 순 없어도
이번에는 제가 등급을 올린 방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둘째, 원의 지름(2R)을 안다면 사인 법칙(GH / sin(각HCG) = 2R)을 이용하여 GH를 구할 수 있습니다.
"아, 여기 보조선 2개 긋는 문제였지. 이렇게 각을 구해서 사인 법칙 쓰면 답 나오네."
이것은 사고의 순서가 완전히 뒤바뀐 방식이며, 왜 그렇게 풀어야 하는지 전혀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딱 작년 수능 14번만 풀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선분 GH를 물어보니까 일단 사인이나 코사인 법칙을 쓸 수 있겠네? 그런데 주변 도형을 관찰해 보니 당장 CH의 길이를 구할 방법이 보이지 않아. 그럼 사인 법칙으로 방향을 틀어볼까? 그러려면 각 H가 필요한데... 아, 내접원 조건이 있으니 여기에 보조선을 그으면 내접사각형의 성질을 이용해서 구할 수 있겠구나. 그럼 GE의 길이가 필요한 상황이네. 아, 반지름의 길이를 알고 있으니까 이쪽에 보조선을 마저 그으면 전체 삼각형과의 관계를 통해 GE 길이를 구할 수 있겠어."
이렇게 사고의 흐름을 훈련해 두면, 유사 문항이 출제되었을 때 흔들림 없이 풀어낼 수 있습니다.

작년 수능 22번과 22학년도 수능 13번의 사례도 비슷합니다. 두 문항은 '확대, 축소와 닮음'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22학년도 13번은 수식으로도 풀 수 있지만, 확대 및 축소 관계를 바탕으로 도형의 닮음을 발견해 내면 가장 쉬운 풀이로 직결됩니다. 만약 여기서 앞서 말한 '필연성을 도입하는 공부'를 했다면, 작년 수능 22번에서도 '한 직선 위에 있는 점이라는 조건을 통해 두 도형이 닮음 관계를 가지고 모종의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사고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식을 조작하여 확대, 축소 관계를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문제를 유연하게 풀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전 기출에서는 확대와 축소 관계를 통해 닮음을 생각하는 논리였다면, 작년 수능에서는 닮음을 통해 확대와 축소 관계를 의심하는 역발상이 중요했습니다.

25학년도 수능 21번과 19학년도 수능 나형 21번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문항은 분모 함수의 연속성과 판별식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25학년도 수능 21번은 여기에 '특정한 수를 대입해서 관찰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만 추가되었을 뿐, 결코 지나치게 발상적이거나 어려운 과정이 아닙니다. 수열 단원에서 잘 모르는 식이 나왔을 때 1부터 차례대로 대입하며 규칙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필연적인 사고에 기반한 행동입니다. 이 문항 역시 관찰을 통해 1을 넣고, 3을 넣고, 7을 넣다 보면 '무한히 많은 삼차함수가 근을 가져야 한다'는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매우 특수하게 근이 같아야 한다'는 사실만 발견해 내면, 나머지 풀이 과정은 19학년도 나형 21번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물론 예전 기출문제를 완벽히 풀었다고 해서 앞으로 나올 모든 기출문제를 무조건 맞힐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답을 찾아낼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는 있습니다.
제가 국어와 수학 칼럼을 통해 일관되게 강조하고 싶은 바는, 여러분이 겪고 있는 막막함을 단숨에 해결해 줄 마법 같은 '특별한 방법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칙과 본질에 충실하게 고민하다 보면, 생각보다 정말 별것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제 국어 칼럼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냥 묵묵히 읽고 풉니다. 특별한 기교 없이, 텍스트가 막히는 부분에서 마땅히 던져야 할 질문들을 던지고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해서 뚫어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수학에서도 최상위권 고수분들과 달리 저는 아주 평범하고 정직한 풀이밖에 하지 못합니다. 저 역시 남들의 풀이를 볼 때면 어떻게 저런 기발한 발상으로 빠르게 풀어내는지 경이로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출에서 배운 정석적인 방법 그대로, 마땅히 던져야 할 물음을 던지고 도형과 식을 관찰하며 개념을 통해 우직하게 해결할 뿐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스스로의 '고민'을 통해 완성됩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수능 끝날 때까지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이제 슬슬 퍼지는 시기입니다. 보통 4월이 따뜻해지면서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퍼지게 되는 시기죠.
그럴수록 자신이 왜 수능 공부를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