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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영상/칼럼(QCC)

[학습법] 2027 6평 생윤 심화 분석1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구은빈 마스터
등록일 2026-07-31 | 조회 5916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6평 생윤 심화 분석을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 
목표는 9월 모의평가 전까지 끝내기 🥲 입니다. 🙆🏻‍♀️

모든 문항에 대해, 현장에서 각 선지의 정오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실전적 풀이의 과정이 아니라,
(이는 이미 문제 풀이 칼럼들에서 모두 보여 드렸죠?)

더 살펴볼 만한 내용이 있는 일부 문항들의 일부 선지들만 선별하여, 교육과정상의 자료와 원전에 근거하여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칼럼과 다음 칼럼에서는, 다들 정말 많이 헷갈려 하시는, 국제도덕, 세계 여론, 그리고 국제법에 대한 현실주의 사상가 모겐소의 관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제가 생각하기에 여러분이 이 부분을 헷갈려 하시는 이유는 모겐소의 입장이 확실하게 정리가 안 되시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정리가 확실하게 안 될까?

그 이유는 아마 여러분은 무언가 단정적이고 확실한 서술을 원하실 텐데, 정작 모겐소가 국제법에 대해 취하는 관점이 본인도 인정하듯 별로 단정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모겐소가 국제법에 대해 논하는 챕터를 열면 가장 먼저 이러한 문장이 등장합니다. 



국제도덕세계 여론에 대해 논의하면서 극단적으로 흐르지 말 것을 경고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국제법에 관한 논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니까 국제법에 대한 모겐소의 입장을 무언가 한 문장으로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미리 버리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데 잠깐, 국제도덕과 세계 여론? 

이 두 키워드가 익숙하시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6월 모의평가 모겐소 제시문에, 국제법과 국제도덕과 세계 여론, 이렇게 해서 총 세 가지 키워드가 함께 등장했으니까요. 



image

갑 : 권력을 향한 주권 국가들의 열망에 의해 작동되는 세계에서 평화는 다음과 같은 장치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 하나는 세력 균형이고, 나머지는 국제법, 국제도덕, 세계 여론 등이다.



이 문장은 사실 모겐소가 자신의 원전에서, 이미 논의를 다 끝내 놓고 내용을 요약하는 맥락에서 서술한 문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제법, 국제도덕, 세계 여론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즉 일종의 ‘서론’에서 이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꺼낸 일종의 화두 같은 문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전의 정확한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권 국가들의 권력을 향한 열망이 주요 동력이 되는 세계에서 평화는 다음 두 가지 장치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을 뿐이다. 하나는 국제 무대의 권력 투쟁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회 세력의 자기 조절 장치, 즉 세력 균형이다. 나머지 하나는 권력 투쟁에 대한 규범적 제한인데 국제법, 국제 도덕, 세계 여론 등의 형태를 띤다. 오늘날 그것들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 이들 장치 가운데 어느 것도 권력 투쟁을 평화로운 범주 내에서 수행되도록 할 것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다음 세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이어지는 세 가지 문제란 우리가 오늘 살펴볼 내용에서는 불필요해서 생략했습니다만, 결국 모겐소가 던지고 싶었던 핵심 질문은, 현재 국가들은 국제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는 국제 사회의 분쟁과 갈등 등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 제시문 하나만 놓고는 국제도덕과 세계 여론, 그리고 국제법에 대해 모겐소가 어떤 관점을 취하는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즉, 저 제시문 하나만 보고, “아하! 모겐소는 국제법, 국제도덕, 세계 여론이 모두 국제 평화에 필요하다고 보았구나! (또는) 국제법, 국제도덕, 세계 여론이 모두 존재하고, 지금도 국제 사회에서 활발하게 기능하고 있다고 보았구나!” 하는 결론을 단정적으로 내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후에 이어지는 모겐소의 자세한 논의를 살펴보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뒤이어 모겐소는 다른 이야기들을 하다가, 차례대로 국제도덕, 세계 여론, 그리고 국제법에 대한 본인의 사상을, 각각 하나의 챕터씩 정도의 분량을 소요하여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그 내용을 교육과정의 경계를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쉽고 컴팩트하게 살펴봅시다. 여러분도 이제는 아시겠지만, 어쨌거나 이렇게 6월 모의평가에서 갑자기 평가원이 ‘국제도덕’과 ‘세계 여론’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다는 것은, 이제 이러한 개념들이 교육과정에 편입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알아 두셔야겠습니다. 










1. 국제도덕

모겐소의 현실주의적 관점의 기본 토대를 잊지 않으면서, 국제도덕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봅시다. 
국제도덕에 대한 논의는 결국, 모든 국가가 합의하고 따를 수 있는 보편적인 국제도덕 (규범)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또한 지금 국제 사회에 그러한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가? 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모겐소가 보기에 우선, “국제도덕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도덕은 물론 존재하며, 오직 국제도덕 하나만으로도 세계 평화를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위에서 예고하였듯이, 모겐소는 무엇에 대해서든 극단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현실에 극단적인 현상이란 거의 없습니다. 일반적인 경향성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한쪽으로 가능성을 밀어붙이고 다른 가능성은 배제하는 극단적인 접근은 보통 현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모겐소도 아마 비슷한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모겐소는 우선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국제도덕에 관한 논의는 윤리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정치가와 외교관이 물리적 힘만을 위해 행동할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윤리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두 가지 극단적인 태도를 배제해야 한다. 

많은 저술가가 정치가와 외교관이 국제 관계를 더 평화스럽고 덜 무질서하게 만들기 위해 명심하고 국가 정책의 수단으로 삼아야 할 도덕 수칙들을 제시해왔다. 즉 약속을 지킬 것,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신뢰할 것, 공정한 거래를 할 것, 국제법을 준수할 것, 소수 민족을 보호할 것, 전쟁을 부인할 것 등이다. 그러나 이런 수칙들이 그 자체로서 바람직하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미친다면 어느 정도까지인지를 생각해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욱이 정치가와 외교관은 진정한 동기와는 무관하게 그들의 행위와 목표를 도덕적인 것으로 정당화하는 데 익숙하므로 그들의 주장, 즉 이타적이며 평화적인 의도와 인본주의적인 목적 및 국제적 이상에 따른 행위라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것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큰 실수가 될 것이다. 그들의 얘기가 자기 행동의 진정한 동기를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한지, 또는 국제적 정책이 윤리적 기준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나타내는지를 식별해내는 일은 의미가 있다.



모겐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많은 저술가들이 국제도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국제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지켜야 하는 수칙들을 제시하고 그랬지만, 정말 국제도덕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또한 존재한다면 그것이 국가의 정치가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제대로 분석해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이제 그 일을 하겠다, 라는 것이겠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권력 정치에 대한 일반적인 경시 및 도덕적인 비난과 관련된 그릇된 생각이 있다. 즉 국제정치란 너무나 철두철미 사악하기 때문에 국제정치 무대에서 권력욕에 대한 어떤 도덕적 제한을 강구한다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라는 잘못된 생각이다. 하지만 정치가와 외교관이 자기 나라의 권력 목표를 증진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그들이 옛날 같으면 할 수 있었을 것보다, 또 옛날의 정치가와 외교관이 실제로 행하던 일보다 훨씬 적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어떤 목표 수립, 또는 목표를 위한 어떤 수단 사용을 무조건 혹은 특정 조건하에서 거절하곤 하는데, 이는 그 정책과 수단이 실현 불가능하거나 현명치 못해서가 아니라 어떤 도덕규범들이 불가항력적으로 그것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에서 도덕적 제한은 일절 존재할 수 없다는 그런 극단적인 생각은 잘못되었다.
분명히 정치가들은 일부 어떤 정책에 대해서는 그것이 실현 불가능하거나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도덕규범들이 불가항력적으로 그것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 : 분명히, 국제도덕은 국제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국제도덕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로 모겐소는 ‘인명의 소중함’을 듭니다. 아무리 국가들이 이기적이고, 또한 최우선적인 목표로 국익을 추구하고, 자국의 정치 철학을 내세우고 하더라도, 인명의 소중함만큼은 모든 인류와 국가가, 대체로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는 것이지요. 



살펴본 것처럼 국제정치는 자국의 국력을 유지하고 증강하며 타국의 국력을 견제하거나 감소시키려는 계속적인 노력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또한 이미 지적한 것처럼, 여러 국가 간의 상대적 국력은 사람들의 양과 질에 달려 있는데 이는 인구의 양과 질, 군대의 양과 질 그리고 정부의 질 특히 외교의 질이란 측면에서 파악될 수 있다. 도덕적 고려가 배제되는 순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해 보면 국제정치는 경쟁국의 대폭적인 인구 감소와 심지어는 그 국가 인구의 전체적 소멸, 군사적 · 정치적으로 유능한 지도자와 탁월한 외교관을 제거하는 일을 정당한 목표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막말로, 미국 대통령은 왜 자꾸 다른 나라들과 싸웁니까? 그런 나라들 몇 개 날려버리는 게 그에게는 일도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미국 사정을 제가 어찌 잘 알겠냐마는.) 네? 그러면 그 나라의 무고한 시민들이 죽는다고요? 
미국 정부가 그런 것을 왜 고려해야 하지요? 그냥 미국의 국익만 증가되면 끝, 아닌가요?

그러게요.

왜 고려할까요?



예컨대 어떤 강대국의 대통령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적국의 민간인들을 마구 살상하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리 그래도 그 국가의 국민들이 그것이 자국의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대통령의 그러한 행동에 찬성하고 환호할까요?

네? 충분히 그럴 것 같다고요?

자, 여러분, 현실적으로 판단합시다. 알겠죠? ‘현실’과 ‘극단’은 다릅니다. 뉴스에 나오는 비극적인 소식들이 현실의 전부는 아니에요. 그렇죠?

분명히 그처럼 미국의 국익을 위해 다른 국가들의 민간인들을 대량 살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 국민들도 반대할 것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도 아주 강력하게 반대를 할 것이고요. 
그 이유는 물론, 모겐소가 보았을 때는,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아주 근본적인 국제 도덕 이념, 바로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도덕적 의식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대편 국가의 우두머리를 폭력적 방법으로 권좌에서 축출해버리는 일이 오늘날에 들어서 더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 그런 제거 공작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국익의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며 가능한 일이다. 다만 바뀐 것이라면 문명의 영향인데, 그 영향으로 몇 가지 바람직하고 가능한 정책이 도덕적 측면에서 비난받을 만한 일이 되었고 따라서 통상적으로 실행 불가능해졌다.

도덕적 제약의 존재와 효과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살해 음모에 대한 반작용으로 분명해졌다. 미국 여론이 압도적으로 반대한 이유는 그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도덕적 제약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중략)… 이와 같은 도덕적 제약은 평시 저명인사뿐만 아니라 대규모 집단의 생명을 보호하며, 심지어는 국가 전체를 몰살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바람직하고 또 가능하다 판단되었을 경우라 할지라도 이를 보호한다. 

외교정책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대규모 살상을 허용치 않는 국가가 이런 제한을 스스로 부과하는 것은 정치적 편의를 고려해서가 아니다! 반대로 편의성은 오히려 철저하고도 효과적인 행동을 촉구할 수 있다. 이를 제한하는 것은 국가 이익에 상관없이 무조건 복종해야 할 절대적 도덕규범에서 생긴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외교정책은 국가 이익을 현실적으로 희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국가 이익을 고집스럽게 계속 추구하다가는 평시 대규모 살상을 금지하는 것과 같은 도덕 원칙을 부득이 위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마지막 문단의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모겐소에 따르면, 정치의 윤리(정치의 영역에 적용되는 윤리)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신중함prudence입니다. 모든 국가에게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자국의 이익을 증강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정책을 펼칠 때는 신중해야 하고, 따라서 모든 정책의 옳고 그름은 그 정치적 결과로 평가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겐소는 지금 마지막 문단에서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도덕적 의식이 오히려 국익에 대한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명의 소중함 따위는 내팽개치고 언제나 국익만 생각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의식에 사로잡히다 보면 오히려 자국민이 희생되거나 국익을 잃는 그런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알려 주고 있는 것입니다. 
모겐소에 따르면, 정치가들은 언제나 신중해야 합니다. 눈앞의 국익에 눈이 멀어 자칫하면 국제 사회에서 크게 비난받을 수 있는 대학살을 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지나친 의식에 사로잡혀 자국의 이익을 과하게 상실하고 마는 그런 결과를 맞이하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정치가들은 언제나 신중해야 합니다.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에도,
일부 국가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도덕적으로 비난을 가할 때, 거의 본능적으로, 그것을 도덕적인 차원에서 변명하고 정당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즉, 우리의 잘못이 아니야! 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 또는, 우리는 몰랐어! 우리도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 이런 식으로.

이것만 보아도 국제 사회에는 ‘국제도덕’에 대한 의식과 관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아니냐? 막말로 국제도덕이 일절 존재하지 않거나 아니면 국가들의 행위에 1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렇게 도덕적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국가들이 왜 자국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변명을 시도하겠는가?



그러나 어쨌든 국제 무대에서 그런 금지 사항이 위반될 때, 최소한 몇 가지만이라도 위반될 때 이를 불쾌히 여기는 도덕 의식이 존재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런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은 각국의 행위를 국제 협정을 통해 도덕원칙과 조화를 이루게 하려는 노력들로 증명된다. 그런 국제 협정을 어겼다고 비난하는 다른 국가의 주장에 대해 각국이 일반적으로 자기 행위를 도덕적 측면에서 정당화하고 변명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이런 종류의 법적 협정에 찬동하고 최소한 어느 정도만이라도 그것을 좇아 행동하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국가가 비난의 대상이 되면 예외 없이 그런 원칙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변명을 늘어놓거나 자기 행동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려 하는데 이는 국제도덕이 단순한 이데올로기의 차원을 넘어선 원칙임을 의미한다. 그런 행동은 때때로 국가가 완전히 무시해버리거나 위반하기도 하는 어떤 도덕적 제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다. 



(1)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개별 국가들의 공통된 의식
(2) 외부에서 들어오는 도덕적 비난에 대해 본능적으로 방어하려는 국가들의 태세

이 두 가지만 보아도, 국제 사회에 ‘국제도덕’의 관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국제도덕 하나만 믿고 국제 평화를 추진하기에는 역시나 모든 국가의 이기적 본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모겐소의 입장입니다. 
즉,
국제도덕에 대한 의식이 일정 부분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국가들의 이기적 본성에 비하면 구속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국제도덕 하나에 의거하여 국제 평화를 실현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요즘은 국제도덕이 갈수록 더 퇴보하고 있고, 국제도덕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의식마저 점점 흐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모겐소는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전쟁의 양상에 있어서의 변화가 되겠습니다.

옛날에 서로가 전쟁터에서 직접 서로의 눈을 보며 죽이고 또 죽임을 피하고자 했을 때는, 그 사이에 인간적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있었으나, 요즘 현대전은 대부분 누름단추식 전쟁push-button war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가 버튼을 눌렀을 때 누가 어떤 표정으로 죽었는지 알기조차 어려워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쟁에서) 상대방을 죽이는 것이 상당히 쉽고 간편해진 시대인 셈이죠. 그만큼 인간적 감정이 개입될 여지는 줄어들었고요.



또한 옛날에는 전쟁의 실행 여부와 그 결과에 대해서(도덕적이든, 정치적이든) 모두 국가의 지도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도 많았지만, 민주주의의 정착으로 이제는 도덕적 책임의 소재가 분산되었고, 흔히 국가의 정치인에 속한다는 사람들도 국가의 행동에 대해 어떤 전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게 되었죠. (예컨대 전쟁으로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인 한 명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경우는 없지 않습니까!) 

심지어 다원주의적 사회인 만큼, 국민 개인들의 개별적인 의사와 가치관은 또 어떻게 그렇게 다른지!... 전쟁 결정의 신중함, 엄중함, 그리고 책임 소재까지, 그 모든 것이 흩어져 있고, 또 그런 만큼 흔적도 없이 조용히 사라지기 쉬운 현대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또한 요즘은 다른 것이 아니라 국제도덕, 즉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관념이, 조금씩 개별 국가의 정치 철학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사람들은 점차 모든 인류가 마땅히 보장 받을 수 있어야 하는 보편적 가치와 권리보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국가에서 내세우는 정치적, 사상적 이념을 추구하는 것을 더욱 상위의 선으로 삼고 그것을 믿으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발달한 기술을 통해 국가가 국민의 여론을 조작하고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더 발달하게 되었다. 둘째,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개인들로 하여금 보편적인 도덕적 행위 규칙을 어느 정도 무시하도록 만든다. 셋째, 앞의 두 가지 이유로, 보편적인 국제 도덕 윤리와 국가 윤리(해당 국가에서 추구하는 정치적 · 경제적 이념)가 충돌할 때, 전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줄어들었다. 
바야흐로, 국가 이념의 시대이다.
모겐소에 따르면, 결코 한 국가의 특수한 도덕적 이념과 열망을, 모든 인류를 지배하는 보편적 도덕 법칙과 혼동하여서는 안 됩니다.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니까요.



이렇게 되니 국제도덕은 갈수록 더욱 흐려지고 약화되고 퇴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모겐소의 주장입니다. 





국제도덕에 대한 모겐소의 관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제 사회에 어떠한 도덕적 의식이나 관념도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국가의 모든 정치적 행위가 도덕적 기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공통된 의식, 또한 모든 국가는 자국의 행동에 대해 도덕적 비난이 가해졌을 때 그것을 도덕적으로 변론하고자 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대표적으로, 국제도덕의 자리를 국가적 이념에 대한 맹신이 대체하기 시작한 등의 이유로, 국제도덕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도덕에 의거하여 국제 평화를 실현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짓이다.

(결국에는,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 결론입니다.)










2. 세계 여론

세계 여론에 대해서는 모겐소가 의외로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데, 그것은 바로 ‘세계의 공통된 여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세계 여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는 것입니다. 

우선 모겐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세계 여론이라고 부르는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며, 20세기 중반의 도덕적 · 사회적 조건하에서 그것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세계 여론이란 분명 국경을 넘어 최소한 어떤 근본적 국제 문제에 관해 여러 나라 국민의 합의를 형성할 수 있도록 결합해주는 여론이다. 이 합의는 국제정치라는 장기판 위에서 어떤 국가가 취하는 행동에 각국이 만장일치로 거부할 경우 전 세계적인 자발적 반응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국가의 어떤 행동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랄까요? 그것을 세계 여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국내 사회에도 여론이 형성되고 작용할 수 있듯이, 국제 사회에도 그러한 여론이 형성되고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죠. 

물론, 그 수많은 주권 국가들이 다 이해관계가 일치해야, 세계의 공통된 여론이라는 것도 성립할 수 있겠죠? 😅 일단 이론적으로는 세계 여론을 그렇게 정의定義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계 여론이라는 것이 만약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것은 국제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모겐소는 이론적으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즉 세계 여론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것이 국가들의 행위에 영향을 충분히 끼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떤 국가의 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인류의 의사에 역행하는 어떤 정책이나 행동을 취할 때 언제나 사람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분연히 일어나 그 말썽 많은 정부에 대한 자발적 제재 조치를 통해 자기 의지를 관철하고자 할 것이다. 이 경우 말썽꾸러기 정부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국가 사회 또는 그 하부 조직의 관습을 어겼을 때와 비슷한 처지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국내 사회에서, 그 사회 내부의 여론에 위반되는 방향으로 행동했을 때의 압박감을, 국제 사회에서 세계 여론에 위반되는 행동을 한 정부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모겐소는 여기에서 갑자기, 논의를 꺾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세계 여론이 존재하는가? 에 대해, 모겐소는,
아니다. 세계 여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할 수도 없다.

이런 식으로 가 버립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이 세계 여론의 일반적인 설명이라면, 그런 세계 여론은 오늘날 존재하고 있는가, 또 각국의 외교정책에 규제력을 발휘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근대 역사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어느 나라의 외교정책이 초국가적 여론의 자발적 반응 때문에 저지되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비교적 최근 역사를 살펴보면 어떤 국가의 외교정책에 대항하여 세계 여론을 동원하려던 노력은 여러 번 있었다. …(중략)… 하지만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까지는 성공적이었으며 세계 여론도 조성되었노라고 논의를 위해 가정할 수야 있겠지만, 세계 여론은 반대하던 정책에 규제력을 전혀 미치지 못했다. 



만약 세계 여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이 국제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겠으나, 지금 국제 사회를 보았을 때는 사실상 세계 여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고 또한 앞으로도 존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것이 모겐소의 입장입니다.



세계 여론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
그 이유를 모겐소는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1) 기술적 과정의 문제
: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각 국가의 여론 통제가 심해졌고, 또한 정보와 이념의 세계적 교류에 대한 통제도 오히려 더 심해졌다. 따라서 개별 국가 간에 공통된 여론을 형성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 내용의 전달과 해석의 문제
: 똑같은 뉴스를 보아도 각자 다른 의미로 해석할 정도로 각국 국민들의 생활 양상과 조건은 제각기 다르다.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기본적인 생존 욕구를 뛰어넘어 인류를 하나로 결합해주는 동일한 경험은 존재할 수 없다. 

(3) 국가 이념 강화의 문제
서로 다른 이념에 대한 국가마다의 제각기 다른 관점과 서로 간의 소통 불화가 오히려 국적을 기준으로 타국 간의 환멸을 강화하고, 각자의 배타적 주장을 키워 가며 공통된 세게 여론의 형성을 방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겐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진짜로 존재하는 것은 각국의 정치 철학, 윤리, 그리고 열망 속에서 만들어지는 국가 여론뿐이다. 각국 정부의 국제정치를 규제하는 세계 여론이란 한낱 가정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 문제의 실상을 살펴보면 세계 여론 같은 것은 아직 그림자도 찾을 길이 없다.



또한, 모겐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이 생길 경우, 전쟁은 일반적인 세계 여론 때문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고 그 전쟁으로 자국의 이익이 위협받는 국가의 여론에 의해 반대된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의 사정이 그러하듯 전쟁의 위협을 방지할 수 있는 행동의 근거로서가 아니라 일반적 감정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세계 여론에 근거하여 세계 평화를 보존하려고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잘못된 일이다.



결국에는 국민들을 지배하는 각 국가마다의 개별 여론이 존재할 뿐, 모든 국가가 함께 합의하는 공통된 세계 여론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컨대 어떤 강대국의 전쟁 행위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반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그러한 반대가 세계의 공통된 여론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죠. 
그 국가들도 결국에는 전쟁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에 반대할 따름이다.










오늘은 국제도덕과 세계 여론에 대한 모겐소의 관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교육과정 내의 자료들로, 우리가 내용을 잘 학습하였는지 점검해 봅시다. 모겐소와 관련한 내용들 중에서 오직 국제도덕과 세계 여론에 연관된 내용들만 긁어 왔습니다. (사실 세계 여론에 대한 내용은 이번 6월 모의평가 제시문 말고는 없습니다...)



우선 평가원 & 교육청 기출을 보겠습니다.
‘현실주의’의 입장으로 출제된 것 말고, 오직 ‘모겐소’의 입장으로 확실하게 출제된 기출 선지들만 모았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비슷합니다. 교육과정상, 모겐소가 현실주의 일반을 대표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2407-12]
ㄹ. 갑(칸트)과 을(모겐소) : 국제 정치의 영역은 도덕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X)
모겐소의 입장에서 확실하게 틀렸다고 보시면 되겠죠. (칸트의 입장은 굳이 판단하지 마세요.)

[2206-17]
② 갑(모겐소) : 국제적인 도덕적 합의를 통해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 (X)
개별 국가 간의 국제적인 도덕적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할 뿐더러(잘 생각해 보면, 인명의 소중함에 대한 공통된 의식도 사실 어떤 합의의 결과는 아니었죠, 무엇보다 세계의 공통된 여론이 존재할 수 없다고 보는 모겐소의 관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사실은 국제적인 합의 자체가 어려운 면모가 있죠), 
모겐소에 따르면 국제도덕을 통해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습니다.



올해 연계 교재를 보겠습니다.

[26015-0241]
ㄷ. 을(모겐소) : 국제 정치에서 국가의 생존 그 자체를 대체할 보편적 도덕 원칙은 없다. (O)
국가의 생존, 이익, 권력보다 국제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없죠.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보편적 도덕 원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생존, 이익, 권력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모겐소의 생각일 뿐더러, 무엇보다 모겐소 본인도 정치의 영역에서는 정치가들이 단순히 도덕의 관념 같은 것에 매몰되지 말고 늘 자국의 이익을 생각하며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자국의 생존을 대체할 보편적 도덕 원칙 같은 것은, 모겐소의 입장에서 존재할 수 없겠죠.










제가 이번 칼럼에서, 국제도덕이 존재한다는 증거, 퇴보하는 이유, 세계 여론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 같은 것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드렸지만, 이 내용들을 모두 암기하실 필요는 없으세요. 
다만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 요약하여(이게 나름 요약한다고 한 것 😊 이번에 느낀 것이, 모겐소도 정말 엄청난 저술가였네요), 또한 교육과정상의 포인트와 전혀 충돌하는 부분도 없고 흐름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차적으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냥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넘어가시면 되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늘 마지막에 나왔던 결론, 결국 국제도덕이든 세계 여론이든, 모겐소가 보기에 이것들에 의거하여 평화를 실현하려는 시도는 어리석다것입니다. (국제도덕 : 너무 약함. 세계 여론 : 애초에 존재할 수 없음.)



무엇보다...
이곳저곳에서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많은 친구들이 모겐소의 사상에 대해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일정 부분 일종의 오해를 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러한 오해를 바로잡고 모겐소의 사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세 가지 키워드, 국제도덕, 세계 여론, 그리고 국제법에 대한 모겐소의 관점을 살펴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바로 다음 칼럼에서는 모겐소와 관련된 내용 중에 학생분들이 가장 어려워하시는, 국제법에 대한 모겐소의 관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월요일에 만나요. 모두 이번 남은 한 주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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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생윤 #생활과윤리 #6평 #6평분석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구은빈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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