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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고민이 많을 고3 친구들을 위해 수시 원서 칼럼을 가져 왔습니다. 벌써 주변 학교들이 개학을 했더라고요?
저는 아직 2주 더 놀 수 있는데ㅎ
아마 다들 생기부 최종 점검을 하고 수시 상담을 시작했거나 곧 하게 되실 겁니다. 알차고 유의미한 상담과 지원을 하기 위한 별거 아니지만 중요한 팁들이니 잘 읽어주세요. (바쁜 친구들은 글머리만 보세요)
1. 본인이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를 미리 정해놔라
일단 자기가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가 있어야 그걸 토대로 학교 라인을 좁혀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유도 함께 생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어요", "학교 풍경이 예뻐요", "거리가 가까워요", "등록금이 싸요", 등등 소소한 이유라도 왜 여기여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상담할 때 원만한 조정이 가능합니다.
학과 또한 학교를 낮추더라도 이 학과를 꼭 가고 싶은지, 그냥 취업이 잘 될 것 같아서인지, 어느 정도 라인까지는 학교를 포기할 수 있으나 그 밑은 가고 싶지 않다든지 이런 것들을 먼저 고민해보시고 내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과 양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대략적으로라도 정해두시면 좋겠습니다.
2. 자신의 선호를 분명하게 밝히되, 선생님의 말도 듣자
보통 담임 선생님이나 진로진학 담당 선생님과 주로 상담을 하시게 될 텐데요, 자신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거나 죽어도 싫은 요소가 있다면 말씀드려야 합니다.
저는 거의 진학 담당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고대 화학과를 쓰기엔 성적이 부족하니 보건 뭐시기나 환경 뭐시기 학과로(정확한 학과명은 기억이 안 나네요... 죄송합니다) 틀어 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중3 때부터 생물과 척을 진 사람이고, 생명과학2도 안 들었기 때문에 생명 관련 학과에 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붙더라도 그쪽 계열 공부를 할 생각이 없고, 생2를 안 들었기 때문에 학종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말씀드려 제 소신대로 화학과로 썼습니다. (솔직히 다른 학과들도 어차피 성적은 안 됐던 것 같은데 왜 추천하신 건지는 모르겠어요. 영과고나 자사고 피하려고...?)
떨어지긴 했지만, 그 학과들 모두 경쟁률은 비슷했고 붙었어도 안 가거나 엄청 고생했을 것 같아서 후회는 없습니다. 물론 서울대를 붙어서 아무 미련 없는 게 제일 크겠지만요.
그리고 상담을 신청했으면 선생님의 의견도 경청하세요. 여러분 마음대로만 쓸 거면 상담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최종적인 선택은 당연히 여러분들의 몫이지만, 여러분이 고려하지 못하고 있던 걸 알려주시거나 경험에서 비롯된 지식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싸워봤자 어차피 원서를 쓰는 건 여러분이니 굳이 에너지 쓰지 마시고, 면전에 대고 싫은데요만 반복하는 예의없는 짓도 하지 맙시다.
아무튼 저는 서울대, 고대, 이대 3장은 꼭 쓰고 싶고, 과도 바꿀 생각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대신 나머지 3장은 선생님의 의견을 수용하여 최종적으로 원서를 확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2장은 자기가 원하는 상향(후회방지용), 2장은 보험, 2장은 그 사이로 쓰는 게 제일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다들 어지간하면 보험 2장은 붙을 거라 했고, 이대만 붙어도 만족할 것 같아서 그 위로 4장을 질렀습니다.
3. 다양한 의견을 참고하자
저는 담임샘, 진학샘, 다른 3학년 담임샘들, 전 년도 3학년 담임샘들, 친한 샘들 등 여러 분께 의견을 여쭈었습니다. 기본 틀은 진학샘과 정했지만, 세부 사항들은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을 들으며 공통적으로 나오는 의견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특히 제 최애샘이자 전공자인 화학샘께 많이 여쭸는데, 다른반 담임이셔서 상담은 못하고 ㅇㅇ대 ㅇㅇ학과 vs ㅁㅁ대 ㅁㅁ학과, 화학과 vs 변주학과 이런 식으로 틈날 때 여쭤봤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 의견은 안 들어도 이 선생님 의견은 따르는 편인데, 고대는 다른 학과로 쓰고 싶지 않다는 걸 느끼고 그냥 화학과로 확정했습니다.
다만 이건 사바사입니다. 자기가 사공이 많으면 더 머리가 아프거나 팔랑귀 타입이면 그냥 가장 믿음이 가는 사람 한 두 명에게만 묻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저는 반대당할 때 반발심이 드는지, 안 드는지로 제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는 타입이라서 여기저기 묻고 다녔습니다.
4. 경쟁률에 쫄지 마라
경쟁률은 말그대로 경쟁률입니다. 물론 몇 개 학교나 학과 중에 고민이 되면 경쟁률이 선택 기준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끝까지 비교하면서 써야 하는 것도 맞고요. 근데 너무 불안해서 경쟁률이 적은 것만 골라 쓸 필요는 없습니다. 경쟁률이 높아도 여러분이 위쪽이라면 붙을 가능성이 높고, 경쟁률이 낮던 게 막판에 치솟을 수도 있습니다.
경쟁률이 아무리 높아도 누군가는 붙고, 아무리 낮아도 누군가는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미 확정된 것들은 과감하게 쓰시고, 고민 중인 것들만 신중하게 쓰세요. 그리고 하루종일 경쟁률만 붙잡고 계시지 마시고, 정각 외에는 수능 공부 하세요.
저는 참고로 6장이 확정이었고, 다른 곳 쓸 생각도 없고, 계속 불안해하면서 경쟁률만 보고 있는 건 성격에 안 맞아서 전부 첫날에 지원했습니다. 지원 후에 경쟁률이 치솟는 걸 보며 좀 쫄리긴 했지만, 어차피 다른 선택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고 이제와서 취소할 수도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어요. 진학 선생님도 처음엔 뭐라 하시다가 후회 안 하면 됐다하고 가시더라고요ㅎ 그래도 이런 미친 짓은 하지 마세요...
5. 참고) 원서 쓸 때 제발
자기가 쓸 생각이 있는 학교들은 원서 기간 정확히 확인하시고, 지원할 때 학교, 학과, 전형 꼼꼼히 확인하세요. 지원할 때 이것저것 물어볼텐데, 질문은 읽고 대답하세요. 특히 학교폭력 여부 물어볼 때 어떤 학교는 했냐고 물어보고, 어떤 학교는 안 했냐고 물어보기 때문에 네/아니오 체크 잘못해서 억울해지는 일은 만들지 맙시다.
매일매일 생각이 바뀌고, 9모 이후에는 더 불안해지실 겁니다. 결과가 완전히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없겠죠.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지금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